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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라마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한 인물 등장!!!

... 조회수 : 2,006
작성일 : 2025-11-15 10:32:47

요즘 딱히 맘에 드는 드라마가 없어서 방황 중인 전 드라마 광인 아줌마입니다

워낙 취향이 대중적인 인기척도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는 대부분 시청률 바닥, 동시간 꼴찌인 경우가 많아서 제 취향 드라마가 점점 사라지는게 슬프기도 하지만 취향이 아니어도 별 생각없이 틀어놓고 보는 경우도 많은데 요즘은 그나마도 별로 없어서 드라마시간부터 일찍 잠들기도 할 정도...

 

그러다 어제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 3회를 보는데 눈이 번쩍 뜨이는 캐릭터 등장!

그저 그냥저냥한 로맨틱 코미디 퓨전 사극인 줄 알았더니, 생각지도 못한 관계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해줄 인물 등장!!!

바로 주인공 세자 이강의 정략혼인 상대인 좌상의 딸 김우희!

그저 성깔 좀 있는 대갓집 여식인 줄만 알았더니, 왕실도 아버지도 정치판도 다 뒤집어 엎어버릴 욕망과 용기, 과감한 도발을 감추고 있던 이 드라마의 숨은 핵심 인물이라고 해야할까...

 

정인이 나를 포기하지 않고, 이 흘러가는 상황에 순응하지 않고 조금 더 적극적이었다면 이 여인이 이렇게 과격하게 판을 들어엎어 버릴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순정파 인물이 아버지의 야욕에 반항하고 그에 이용당하고 끌려가지 않겠다고 선을 긋고 살다가 정인을 위협하는 아버지로부터 정인과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아버지와 똑같은 방법으로 맞서다니, 정말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똑닮은 사람 둘이 정면으로 대결하는 장면을 보다니, 갑자기 후끈 달아오르는 느낌이었습니다

절대 악의 표상같은 아버지와 달리, 악인과 선인, 아니 선악을 오락가락하는 범인을 대표하면서 선과 악, 정의와 불의, 대의 명분과 개인의 이익 사이에서 내리는 판단과 행동양식을 보여주는, 보통사람이라면 가장 공감하면서 감정이 이입되는 인물이 아닌가 싶어서 김우희라는 인물에 한순간에 매혹당해 버렸습니다

심지어 이 연기를 하는 배우가 장면마다 바뀌는 분위기로 그 엄청난 온도차의 연기를 적절하게 소화해서 저는 처음 보는 배우인데도 눈길을 사로잡더군요. 그냥 이쁘고 단순히 연기를 잘한다가 아니라...

 

저는 아직도 세익스피어의 명작들이 왜 걸작이라고 칭송받는지를 잘 이해를 못합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만고의 로맨스인지, 다들 그렇다니까 그런가보다 할 뿐이고 '햄릿'도 그렇고...

작품을 읽어도 해설, 평론을 읽어도 그런가 할 뿐 실제로 저한테 와 닿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유일하게 이래서 명작 소리를 하나보다 알게 된 작품은 '맥베스'

영국에서는 세익스피어의 작품으로 원작 말고도 다양하게 각색해서 굉장히 많은 작품들이 계속 만들어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맥베스'에 눈에 뜨게된 작품은 마이클 패스벤더, 마리옹 꼬띠아르 주연의 영화 '맥베스'였고 가장 인상깊게 본 작품은 제임스 맥어보이가 출연한 미슐렝 3스타 레스토랑으로 변형한 '맥베스'였습니다

'맥베스'라는 작품이 인간 군상의 심리와 행동 양식을 면밀히 잡아내었기 때문에 걸작이라는 평판을 듣는구나 하고 무릎을 치게 된 작품들이었습니다

어제 책을 읽다가 '에피파니'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신적인 존재의 등장이나 갑작스러운 깨달음을 뜻하는 말이라더군요. 특히 문학에서는 갑작스러운 깨달음이나 통찰을 얻는 순간을 뜻하는 용어로 통용된다고 하더군요.

저에게 맥베스는 어떤 의미에서는 이 '에피파니'가 뭔지를 알게해준 작품이라고 해야하나... 뭐 그렇습니다

이 작품들을 보면서 저는 '맥베스'의 실제 핵심 주인공은 맥베스가 아니라 레이디 맥베스, 맥베스의 부인이 아닌가 하면서 그 인물이 가장 인상에 남고 어떤 맥베스의 변형 작품을 보더라도 레이디 맥베스를 위주로 보게되는 습관이 생길 정도로 소설, 영화, 드라마 전체를 통틀어서 제가 가장 인상깊은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의 좌상의 딸은 순간적으로 레이디 맥베스를 연상시키더군요

여자라서 드러내놓고 욕망을 실현할 수 없던 시기와 상황에서 주변을 움직여 본인의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독립적이고 과감한 시도를 하는 여인이라니, 레이디 맥베스가 아닐 수가 없다는 ㅎㅎㅎ

처음에는 총쏘는 여주인공이라니 좀 어이가 없다 싶었으나, 그 총이 이렇게 쓰여서 그녀의 의지를 보여주는 매개가 될 줄이야...

그러나 레이디 맥베스와 달리, 단순히 권력의 야욕이 아닌, 살인조차 우스운 무자비한 적으로부터 자신과 정인, 그리고 자신의 대의를 지키기 위한 순정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정은 다소 만화같지만, 드라마의 낭만성을 지키고 드라마가 너무 무거워지지 않도록 만든 작가와 연출의 의도인 것 같아서 그 정도는 이해해 줄만하더군요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되고 마감될지 모르겠으나, 저는 이강과 달이보다 제운대군과 김우희를 중심으로 보게될 것 같고, 제발 끝까지 실망스럽지 않게 전개되었으면 하고 기대하면서 보렵니다. 특히 우희 캐릭터 제대로 유지해주길...

IP : 58.145.xxx.130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5.11.15 10:44 AM (221.149.xxx.157)

    글을 참 잘쓰시네요.
    그 드라마 몹시 궁금해집니다.
    잘 보겠습니다

  • 2. manocalli
    '25.11.15 10:48 AM (58.78.xxx.26)

    캐릭터는 흥마로운데 배우가 연기를….

  • 3. ..
    '25.11.15 10:54 AM (211.44.xxx.155)

    배우가 안끌려서리 ..

  • 4. ...
    '25.11.15 10:55 AM (221.157.xxx.136)

    연기도 어색하고
    얼굴도 어색해서

  • 5. ㅇㅇ
    '25.11.15 10:55 AM (122.153.xxx.250)

    저는 세자와 그 측근을 다 죽이는게 살짝 무리가 아닌가 싶었어요.
    뭐 워낙 무늬만 세자긴해도.

    차리리 아버지를 죽이면 아주 간단할텐데,
    결국 사랑보다는 권력욕인가 싶고.

    자신의 아버지가 결국은 정인의 원수인건데,
    운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다음 보위를 갖게된들,
    부모의 원수의 딸이자, 형제를 죽인 우희를
    온전히 빈궁으로 사랑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저도 캐릭터와 상관없이 배우 연기력이.ㅜㅜ
    사극 발성도 심각하지만,
    특히 끊어읽기를 잘 못하더군요..

  • 6. 에피파니
    '25.11.15 10:56 AM (1.237.xxx.125)

    저 아직 맥베스를 못읽었는데 어디 출판사로 사면 될지 추천 좀 해주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 7. ...
    '25.11.15 11:24 AM (14.42.xxx.34)

    서브 여주인공이고 멋진 캐릭터고 요즘에 맞는 미인이기는하던데 사극에 화장이 너무 진하고 연기력이 일단 심하게 안되던데. 어떻게 캐스팅되었는지.
    이 칭송은 원글님이 지인이거나 기획사 아닌가 의심될 정도입니다. 아,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8. ㅇㅇ
    '25.11.15 11:27 AM (106.101.xxx.211)

    연기어색 화장어색 ㅠ
    이강 너무 재밌는데 이분나오면 돌닌게되던데

  • 9. 저도
    '25.11.15 11:27 AM (112.171.xxx.38)

    어제 처음 봤는데 좌상딸 캐릭터가 눈에 뛰어서 극이 흥미진진 해지 더군요 다만 연기하는 배우가 외모는 역활에어울리는데 연기가 어색해서 흐름에 방해 되네요 저 중요한 역활을 검증 안된 배우를 쓴것은 연출진둘의 패착 같아서 좀 아쉬워요
    레이디 맥베스에 대한 견해 멋지네요 맥베스 보다는 레이디가 인상적 이었어요 근데 왜 자살을 했을까요? 끝까지 설아남거나 욕망을 놓치지 않았으면 어때쓸까요

  • 10. ...
    '25.11.15 11:29 AM (58.145.xxx.130)

    아, 이정도가 지인이나 기획사 의심을 받을 수준인가요?
    제발 나 기획사에 좀 뽑아주면 좋겠네...
    이정도가 홍보빨이라니, 좀 시시한데요?

    아니 이 글이 배우 칭송으로 읽힌다니, 글을 제대로 이해한 건가 싶네요
    마음에 캐릭터를 발견했다는 기쁨으로 쓴 글이 고작 기획사 의심이라니, 그 단순함에 경악을 금치못하겠습니다

  • 11. ㅇㅇ
    '25.11.15 12:35 PM (122.153.xxx.250) - 삭제된댓글

    홍보빨이라고 할 정도로 노골적인 칭송글이 아니고,

    분명히 나쁜 부분은 싹 빼고 언급안하는 게
    홍보로 안보이게 쓰는 고도의 마케팅인가 싶다는거죠.

    프로필 나올때마다 뽕 넣은 이마가 너무 거슬려요.
    또한 한껏 올린 속눈썹..
    요새 말나오고 있는 짱구이마.

    아무리 처음으로 큰 타이틀 롤 맡았던들,
    튀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가 가지만,
    그것도 적당히 해야겠죠.

  • 12. ㅇㅇ
    '25.11.15 12:42 PM (122.153.xxx.250)

    홍보빨이라고 할 정도로 노골적인 칭송글이 아니고,

    분명히 나쁜 부분은 싹 빼고 언급안하는 게
    홍보로 안보이게 쓰는 고도의 마케팅인가 싶다는거죠.

    프로필 나올때마다 뽕 넣은 이마가 너무 거슬려요.
    또한 한껏 올린 속눈썹..
    요새 말나오고 있는 짱구눈썹.

    아무리 처음으로 큰 타이틀 롤 맡았던들,
    튀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가 가지만,
    그것도 적당히 해야겠죠.

    원글님은 캐릭터에 집중하셨겠지만,
    저 포함 다른 사람들은 배우의 외모, 연기력 때문에
    캐릭터까지도 가기 힘들다는 얘기구요.

    그래도 원글님 글 읽고서,
    우희 캐릭이 그런 캐릭인가? 싶은 생각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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