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가짜 승진’ 만들어 인건비 6000억 나눠 챙겼다
김경필 기자
수정2025.11.06. 오후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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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이 공공기관 예산 편성에 관한 정부 지침을 어기고 8년간 약 6000억원의 보수를 더 챙긴 것으로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났다. 건보공단의 주 수입원은 건강보험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와 정부의 지원금인데, 여기서 인건비로 가져갔어야 할 몫보다 많은 금액을 직원들이 챙긴 것이다. 건보공단은 매년 보험료 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이를 정부 지원금과 적립금 운용 수익으로 메우고 있다.
6일 권익위에 따르면, 건보공단에는 1~6급의 직급이 있는데, 이 가운데 4~6급은 2023년 기준 정원이 각각 9008명, 2062명, 2697명이다. 그러나 실제로 있는 4급 직원은 정원의 약 45.1%인 4066명에 불과하다. 반면 5급과 6급은 각각 정원의 약 188.5%, 약 128.5%인 3887명, 3466명이다.
그런데 건보공단은 보수가 많은 4급부터 순서대로 정원이 꽉 차 있는 것처럼 꾸며 거짓으로 인건비 예산을 편성해 왔다. 4급 9008명 자리가 다 차 있고, 5급은 실제보다 적지만 정원대로 2062명 자리가 차 있고, 나머지 몇백 명만이 6급에 있는 것처럼 계산한 것이다.이렇게 인건비 예산을 부풀려 편성한 상태에서 직원들에게 제 직급대로 보수를 지급하고 나면, 연말에는 인건비 예산이 1000억원 넘게 남았다. 건보공단은 이를 ‘정규직 임금 인상’이라는 명목으로 직원들끼리 나눠 가졌다. 이런 식으로 건보공단 직원들이 부당하게 나눠 가진 인건비 예산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8년간 5995억원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