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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여행중

아내 조회수 : 3,857
작성일 : 2025-11-14 11:50:38

몇달전 퇴직한 남편과 둘이서 여행중입니다.

저렴한 동남아국가입니다. 현재 한달 좀 넘었어요.

남편은 영어가 편하고 이나라 언어도 약간 할 줄 압니다. 여행오기전에 속성으로 공부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여행하기가 참 수월하고 예상치못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5성급이라고는 하지만 그닥 럭셔리하지않은 보통호텔들에 머무는 중인데, 남편이 자꾸만 직원들과 친해지네요. 이얘기 저얘기하고 농담도 하고 호구조사도 하고 남자들끼리 애환도 나누고..

지난번 호텔에서는 평민방 내내 투숙중이었는데 마지막 이틀을 단독풀빌라에서 자고 가라고.

매니져가 "너의 퇴직을 쎌리브래잇하는데 이정도는 내가 해주고 싶다고. 나도 2년 남았어. 하하"

 

여기는 또다른 호텔인데, 아침먹으러 가면 내가 주문할 예정인 커피를 알아서 가져다주고, 남편이 늘 마시는 잉글리쉬브랙퍼스트를 티팟에 담아 가져다 줍니다. 오늘은 수박이랑 용과랑 파인애플이 과일메뉴로 나와있던데, 제가 어제 맛있게 먹는걸 보았다며 패션프루트를 한접시 저만을 위해 담아다 줍니다.... 이런 경험이요.

 

눈 마주칠때마다 환하게 웃어주는 직원들이 너무 예쁩니다.

 

지난번 호텔은 꽤 규모가 큰 리조트였었어요. 한국인 신혼부부들도 많이 오는. 마침 가을 결혼시즌이라서 꽤 많았어요. 며칠동안 친해진 직원들이랑 놀다가, 직원 중에서도 매니져급들은 특별한 셔츠를 입고있는데, 아주 멋지더라구요. 디자인이 참 멋지다고, 구찌씨가 만든거냐고, 칭찬을 했더니 아주 기뻐하더라구요. 자부심이 엄청나서 보기 좋았어요. 그날 칵테일 몇잔에 남편이 우리 와이프가 평생 나때문에 고생을 얼마나 했는지...저 고운 손이 저모양이 됐다며, 원래 피아노도 잘 치고 말야...어쩌고..

 

그랬더니 저기 혼자 있는 그랜드피아노가 불쌍하지않냐며 한곡 연주해달라고 막....

아놔, 너무 당황했지만 저도 모히또 한잔해서 기분도 좋고, 저어기 알콩달콩 한국신혼부부들도 너무 귀엽고 그래서 드라마 도깨비에 나왔던 맬랑꼴랑한 곡 하나를 쳤네요.

하...왜 그랬는지...

 

다들 너무 기뻐해서는 앵콜곡 두곡 더 쳤는데

조명 끄고 막 분위기가 너무나 로맨틱...

그리고 체크아웃하던날, 매니져님이 그 멋진 셔츠를 포장해서는 남편에게 선물함.

브라더, 내년에 꼭 다시와라 하면서. 너 주려고 본사에 전화해서 퀵받았다.

 

어제 패션프루츠에 이어 오늘 아침 산더미처럼 쌓아가져온 망고접시를 받고 흐뭇해서 써봅니다.

익명이니까.

IP : 147.50.xxx.5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11.14 11:56 AM (211.208.xxx.199)

    와아~ 멋진 부군이십니다.
    원글이가 그 분에 걸맞는 아내분이신건 말모말모.

  • 2.
    '25.11.14 11:57 AM (116.42.xxx.47)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게 확실함
    여행중 티격태격 싸우는 내용 기대하고 들어왔는데
    참기름 냄새가 솔솔~
    부럽습니다ㅎ

  • 3. ..
    '25.11.14 11:57 AM (106.101.xxx.198)

    영화같은 한장면같아요 ㅎㅎㅎ

  • 4. 남편분 성격이...
    '25.11.14 11:58 AM (223.38.xxx.163)

    남편분 성격이 엄청 좋으신가봐요
    친화력도 좋으시구요
    호텔 업그레이드까지 받으셨네요^^

  • 5. 멋집니다
    '25.11.14 11:58 AM (175.192.xxx.228)

    너무 너무 멋진 부부입니다.

  • 6. ㅇㅇ
    '25.11.14 12:00 PM (223.38.xxx.40)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남편분 시트콤 주인공 같아요 친화력 만렙인

  • 7. ...
    '25.11.14 12:03 PM (222.237.xxx.194)

    어머 어디 나라인가요?
    남은 여행도 즐거운 여행 되세요^^

  • 8. 인생무념
    '25.11.14 12:03 PM (211.215.xxx.235)

    와 영화의 한장면같아요!!!

  • 9. ㅋㅋ 저도
    '25.11.14 12:09 PM (121.66.xxx.66)

    싸우는거 예상하고 들어왔는데 ㅋㅋㅋ
    우리 남편아 좀 잘해라~
    이런 제목에 상상되는게 싸움밖에 없다 서글프다

  • 10. 우와~~~
    '25.11.14 12:15 PM (1.235.xxx.214)

    너무 멋지세요.
    친화력 좋은 남편분도 피아노 잘치시는 원글님도요.
    남은 여행도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오세요.^^

  • 11. 건강
    '25.11.14 12:28 PM (223.38.xxx.99)

    그냥 읽기만해도
    재미있어요
    근데 살짝 아내분은 힘들수도^^

  • 12. ㄴㄴ
    '25.11.14 12:29 PM (58.233.xxx.69)

    멋진 여행 경험이시네요
    담엔 크루즈여행도 한번 해보세요 그정도 친화력에 소통실력이시면 배로 즐기실 듯
    저희는 남편이 뒤로 숨고 저더러 영어 하라고 내세워요 ㅋㅋ 저도 한 내성적인데 별수없이 나대게 된다는요..
    어느정도 회화 좀 할줄 알면 얼마나 좋을까 싶단요
    하지만 다 잘할 순 없으니 길 잘 찾고 예약 잘하는 걸로다 감사 ㅎ

  • 13. 우와~
    '25.11.14 12:29 PM (106.101.xxx.41)

    그런 남편분 두신 원글님 너무 부럽네요..

  • 14. 이런분이
    '25.11.14 12:30 PM (211.234.xxx.6)

    여행유투버 해야 재밌음.친화력도 좋고 마음도 넓은 사람들이 해야 볼게있더라고요.퇴직 축하드리고 건강하세요.

  • 15. ...
    '25.11.14 12:35 PM (211.51.xxx.3)

    이런글 좋아요

  • 16. ...
    '25.11.14 12:37 PM (116.35.xxx.111)

    멋지다..

    내가 꿈꾸는.... 소소한 여유있는 삶..

  • 17. 어머
    '25.11.14 12:37 PM (106.101.xxx.218)

    진짜 영화 같은데요

  • 18. ..
    '25.11.14 12:43 PM (146.88.xxx.6)

    어머~~ 너무 멋지고 영화같아요.

  • 19. 와~~
    '25.11.14 1:01 PM (211.46.xxx.113)

    혹시 꿈 얘기 하신거 아니죠? ㅎㅎㅎ
    남편분 능력자시네요
    원글님도 피아노 치는 우아한 분이실것 같구요
    두분이 정말 행복한 경험을 하셨네요 부러워요~~
    남은 여행 잘 마무리 하시고 조심해서 귀국하세요^^

  • 20. 오오
    '25.11.14 1:04 PM (211.201.xxx.28)

    게시판에 맨날 막돼먹은 남편 얘기만 읽다가 이런 프레쉬한
    이야기를 보네요.
    그 멋진 셔츠가 궁금합니다 ㅎ

  • 21. 부럽
    '25.11.14 1:07 PM (222.106.xxx.184)

    진짜
    영화의 한 장면 같아요.
    두분다 멋지시네요!!

  • 22. ..
    '25.11.14 1:08 PM (121.135.xxx.217)

    오늘은 원글님이 참 부러운 날입니다.

  • 23. 와우
    '25.11.14 1:12 PM (211.219.xxx.121)

    너무너무너무 행복한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24. akadl
    '25.11.14 1:18 PM (210.180.xxx.253)

    멋진 부부시네요 ^^

  • 25. ...
    '25.11.14 1:45 PM (121.140.xxx.149)

    건강하고 즐거운 여행 마무리 하세요~ 덕분에 글에서 행복감이 전염?되어 미소 짓었네요.

  • 26. 와...
    '25.11.14 2:53 PM (119.69.xxx.167)

    로망같은 이야기네요
    이 글 읽으니 저도 피아노 한곡쯤은 연습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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