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이 넘은 후에야 객관적으로 부모자식관계를 바라보게 됐어요.
제가 친정엄마 성격(단점)을 많이 닮아 있더라구요. 그래서 애써 고칠려고 노력도 했고,,
최근에 결혼지옥에 나온 부부를 우연히 보다가 아내가 어릴때 고모로부터 학대와 가스라이팅 당한거를 본인이 그대로 남편에게 하는걸 인지하면서 자기가 바뀔 수 있냐고 되묻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친정엄마를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평생을 아버지한테 가스라이팅 당했고 그 불안으로 미리미리 일을 끝낼려고 하는 조급함, 세제를 사서 쌓아둬야하는 불안증 등 엄마가 안타까웠죠.
그러면서 엄마와 통화할때마다 최대한 부드럽게 대답하고 엄마도 나아지더라구요.
엄마와 저는 5시간 넘는 거리에 살아요. 그래서 일년에 3~4번 봐야 많이 보더라구요.
지난 주말에 시골집에 일이 있어 언니랑 조카랑 저랑 셋이 내려갔다가 엄마한테 맛있는 밥 사드리고 싶어하니 좋다하고 제가 옆마을 이모도 같이 가자해서 그렇게 약속을 잡았거든요.
예약을 하려하니 점심시간이 다 마감돼서 저녁 5시로 예약을 하고 이모 픽업후 주변 관광지 돌아보다가 한정식 집에 시간 맞춰 가서 먹기 시작했는데 처음에 열심히 먹던 엄마가 갑자기 속도가 느려지면서 표정도 그렇고 가만히 계시더라구요.
다음날 올라올려고 준비중인데 거실에서 언니랑 엄마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요. 엄마가 어제 밥먹은 식당이 뭐가 어째서 별로고 어디가 더 낫고 그렇게 비하를 하더라구요.
인당 밥값 5만원짜리고 다섯명이니 25만원, 그 밥값 제가 다 계산했거든요.
서울 올라와서 엄마한테 전화오길래 제가 울면서 소리지르며 얘기했어요.
엄만 어떻게 자식이 밥을 사는데 그렇게 얘기할 수가 있냐, 두 번 다시 밥 살 일 없다. 나한테 전화도 하지 마시라 하면서 전화번호 다 차단해버렸어요.
엄만 저한테 자식한테 끊임없이 저런식으로 가스라이팅 해왔어요. 잘한다 소리를 한 번도 안했죠.
나르시시스트 엄마인것도 아는데..그래도 내가 부드럽게 대하면 나아지겠지..이모 모시고 비싼 밥 사주니 엄마가 좋아하시겠지..다 제 오산이었네요.
내 마음을 꼭 내가 모르는 곳에 두고 와서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씁쓸한 마음이 들어서 갈피를 못잡겠어요.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