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용과 김건희를 연결하는 또 하나의 고리는 조계종 성파 종정과 통도사다. 취재 과정에서 이배용이 통도사에 자주 나타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성파 종정은 대한불교 조계종의 정신적 지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런데 이 성파 스님의 자문변호사가 극우 정치인 출신의 정준길 변호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준길은 전광훈 목사를 변호했던 인물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대변인을 지내는 등 보수 진영에서 활동해온 정치인이다.
성파 스님의 침묵도 의미심장하다. 불교계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인물이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고, 극우 성향의 정준길 변호사를 통해 기자의 신원을 파악하려 한 것은 뭔가 감추고 싶은 것이 있다는 방증이다. 만약 이배용과 무관하다면, 혹은 떳떳하다면 인터뷰에 응해 해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종교 지도자는 정치인만 만날 필요가 없다. 일개 기자에게도 문을 열어줄 수 있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