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도쯤
서울이모네 가면 이종사촌언니들이
대학생이었는데
학교갈때 꼭 정장 투피스나 원피스에
힐신고 풀메에 바람머리하고
핸드백에 책두세권은 들고
택시불러가더라구요
그래봐야 20~23세 일텐데
저한테 구두에 신문지 동그랗게 말아 넣는거
같이하자그래서 신발장 열면 온통 구두
용산구 원효로 1가라는 주소가 생각나는데
거긴 버스가 안다니고
언덕을 쭈욱 내려가야 버스정류장이 있었으니
86년도쯤
서울이모네 가면 이종사촌언니들이
대학생이었는데
학교갈때 꼭 정장 투피스나 원피스에
힐신고 풀메에 바람머리하고
핸드백에 책두세권은 들고
택시불러가더라구요
그래봐야 20~23세 일텐데
저한테 구두에 신문지 동그랗게 말아 넣는거
같이하자그래서 신발장 열면 온통 구두
용산구 원효로 1가라는 주소가 생각나는데
거긴 버스가 안다니고
언덕을 쭈욱 내려가야 버스정류장이 있었으니
예전엔 도로명주소가 아니었을텐데여
이상하게 용산구 원효로 이게 생각나오ㅡ
학교갈때 꼭 정장 투피스나 원피스에
힐신고 풀메에 바람머리하고
핸드백에 책두세권은 들고...:
89학번인데 가끔씩 그렇게 학교 갔어요.
예능쪽이라 평소엔 재료, 도구들로 한짐씩
지고 다니다가...교양수업만 몰아 놓은 특정요일에
풀메이크업에 힐까지 신고....젊었잖아요?
원효로 1가
라는 명칭은 6.25전에도 사용했습니다
거기 구두공장있었나보죠
서울역근처도 수제화파는 밀집지역이 있더라구요
여대생은 구두에 파일박스끼고 다니는게 멋쟁이 이던 시절이 있었어요
아닌 친구도 있었지만
글쵸 엄마가 편지쓰라고 그럼
원효로 1가 몇번지 이렇게 썼었어요
언니친구들이 놀러올때도 있었는데
기타치면서 이문세
나항상그대 곁에 머물겠어요~ 노래부르고
커다란 꽃바구니에 온갖 카페성냥갑이 가득
그거하나하나 보는게 넘 재밌었던 기억도 나요
원효로는 오래 전부터 있던 지명이에요
도로명주소 생기기전부터 쓰이던 도로명이 있어요
종로1가 2가 3가
을지로1가 2가 3가
충무로 원효로 퇴계로... 등등
그거 모르는 사람은 뭐죠?
매일은 아니나 멋낼때 그렇게 정장도 입고, 핸드백에 학교 화일들고 구두 신고 갔어요.
그 언덕을 그 높은 힐을 신고...
저는 그때 충북 청주에 살았고 방학때 놀러갔었는데
서울만 다녀오면 친구들이나 동네사람들이 놀라더라구요
얼굴이 뽀얘지고 머리는 윤기가 좔좔 흐른다고
서울물이 좋고 밖을 안나가니 해를 볼일이 없어서 그랬을수도
원호로는 예전에도 원효로였었어요. 저희 친척들도 그 동네 살았었어요. 리라 국민학교 다니고 스케이팅 하던 사촌들. 그 때는 교복도 양장점에서 맞추고 여대생들 투피스 입고 미니스커트도 입고 머리 완벽한 셋팅 머리.
저희 엄마도 60대 70년대 사진 보면, 화양연화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머리 위로 쌓아올린 혀어스타일 하셨어요. 고모들 이모들 전부.
맞아요 스케이트도
그거 들고 어디론가 타러 다니더라구요
그리고 무슨 서점을 데리고 갔었는데
너무 휘양찬란해서 뭘 고를지 몰라하니
보물섬 소년동아 이런 만화책을 사줬어요
휴대폰 있었다면
책을 낱권으로 절대 못들고다녔을텐데
손 못움직이고 얼마나 불편했을지~
저 지금 원효로에 있어요ㅎㅎ
언니친구들이 놀러와서 저한테
너 커서 서강대와라 그럼 다른친구가
무슨 이대와야지 이랬는데
그친구가 서강대 다녔었나
서강대도 그때 첨 들음
그이후로 그 어린애가 서울병 걸려서 ㅎㅎㅎ
방학때 되면 서울 보내달라고
저 95학번인데 학교 오르막길인데 힐신고 핸드백매고 원서 후까시로 들고 다녔어요
이종사촌언니들이 저의 선망의 대상이었죠
뭔가 세련되고 똑똑하고 약간 깍쟁이 같은데 멋있고
커피 마실때 쟁반에 프링 설탕 받쳐들고
따라오라는 심부름도 고깝지 않게 했으니
도로명 주소 운운하신 분은 서울 출신 아니신가봐요..ㅎㅎㅎ
80년대에 그렇개 멋내고 대학 다녔으면 부자였나봐요
청주도 시골도 아닌데 서울에 갔다오면 뽀얘지고 머릿결까지 좋아진건 왜 그런걸까요
먹는 음식이 달라서인지 옛날 서울수돗물이 좋아서였을까요..
최소 86학번 언니들이었겠네요 ㅎㅎㅎ
그당시 그렇게 트렌디하고 돈 좀 있던 집 여대생들이
지금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네요 ㅋㅋ
그 때 드물게 택시 불러타고, 자차 있던 선후배.
안정적 직업 있는 남편 만나 아이 둘 낳고 전업으로 살림 교육에 매진하고..잘 살아요.
아이들은 복불복이고요.
부모님 돌아가시고, 아이들 결혼하고..한참 일 많아요.
다들 잘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