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30대까지는 참 잘났다 생각했어요.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낳으며 직장 안그만두고 유지만 하는 것도 잘한다고 생각해서, 솔직히 업무 경력에 매진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보니 40대 중후반, 오래 회사는 버텼지만 실력은 그저그런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좀 더 빡센 회사에서 더 수준 높은 피어그룹과 일했다면 실력이 많이 늘었을텐데, 지금 다니는 곳은 규모가 작았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곳이었거든요.
회사가 커지고 경영진이 많이 바뀌면서 저같이 오래 다닌 사람들은 (23년차에요) 뭔가 새로운 혁신을 못하는 사람처럼 보이고 (상대적으로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더 뭔가를 개혁, 개선하잖아요)
저도 하느라고 하는데, 회사의 기대치에는 못미치는 느낌이에요.
나를 위에서는 김부장, 허과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누구나 사실 임원, 리더가 될 수는 없잖아요..
그만두고 다른 일 새로 배워서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 다른 일을 하려고 조금씩 준비중이에요. 언젠가 회사가 나를 버려도,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게요..
마음은 지금 그만두고 싶은데, 제가 집 대출금이랑 관리비 생활비 일부를 부담하고 있어서, 그만두면 남편의 어깨가 너무 무거을 것 같아서, 희망퇴직이나, 혹시 제가 권고사직 제의를 받아도 조금의 위로금은 더 주지 않을까 해서 버티다가 그때 그만두려고 하고 있습니다.
남편도 휴일인데 일하러 갔어요. 애 어릴때도 그만두고 싶고, 지금도 회사 리더급에서 밀려나니 그만두고 싶은데, 그만두는 것도 쉽지 않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