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3이니까 3년전에 고3이었죠.
대학은 정시 합격해서 갔고요.
저희가 대학 시험본 게 30년전이니 워낙 제도도 많이 바뀌긴했지만 저나 남편이나 일단 영향이 있든 없든 기록 남는 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생각인데
큰애가 마지막 기말고사를 안 풀고 다 찍겠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저나 남편은 그러지 말고 끝까지 열심히 풀라고 했고요.
삶의 태도로서도 그게 맞다 생각했고 만에 하나 재수를 생각하게 되면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또 입시 제도가 자주 바뀌니 어디까지 반영되고 영향을 미칠지 모르니까 점수야 얼마를 받든 아는만큼은 열심히 풀어야한다는 생각이었어요.
대학은 상향 수시 쓴 건 안됐고 안정으로 쓴 수시는 됐지만 면접에 안 갔고 수능 점수가 괜찮아서 정시로 잘 갔습니다.
근데 이제 3년이 돼가도록 자기 고3학년 기말고사에 대충 하지 못하게 했다고 잘못을 인정하라나 하면서 시비를 걸어요. 마치 저희가 자기 인생에 큰 오점을 남기게 한듯이요.
제가, 그렇게나 대충하고 싶었으면 엄마가 그러든 말든 니가 하나로 찍든 백지로 내든 하면 됐지 않냐고 해도 뭐 그건 아무 소용도 없고요.
동생이 고3인데 혹시 수시에서 합격하면(수능최저 없는 과) 수능은 안 봐도 되지 않냐는 얘기에 그래도 어떤 과정을 끝까지 최선 다해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한 경험이다 얘기했더니 대학생 큰 애가 또 자기 고3때 기말고사 얘기를 하면서 엄마아빠는 걱정이 너무 많고 자기 맘대로 못하게 했다며 집안 분위길 싸하게 만드네요.
제가 그렇게 원망들을 짓을 한 건가요?
기말고사 시험공부를 하라고 닦달한 적은 없어요. 집에서 폰을 보든 컴을 하든 잔소리 한 적 없어요.
그냥 풀지도 않고 주루룩 찍어내지는 말라고 한 거고요.
주루룩 찍어내면 내가 뭘 어떻게 하겠다 위협한 적도 없어요.
제가 정말 잘못했단 생각을 하면 아이에게 사과를 하겠지만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사과도 못 하겠네요.
혹시 이런 문제로 오랜시간 물고 늘어지는 아이 겪어보신 적 있나요?
동생 학원 때문에 학교 빠지는 거 미인정 결석이나 조퇴 만들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 보고도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하는 지 시비에요. 대학만 들어가면 누가 고등학교 성적이나 출석 신경이나 쓰냐는 식인데
저나 남편은 그게 어디 점수에 들어가지 않아도 삶의 태도를 나타내주는 지표라 생각해서 아이가 저런 일로 몇년간이나 적개심을 갖는 걸 납득하기가 어려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