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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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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심술

조회수 : 980
작성일 : 2025-10-22 12:35:46

저희 시어머니 좋은 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혈연의 친소관계를 긍정하고 인정합니다. 

그래서 어지간 해서는 별로 서운하지않고 짜증 안납니다. 

그럼에도 때때로 심술이 날 때가 있는데...

 

제가 전업이었을 때, 지방 사는 시어머니 서울 병원 수발 제가 했어요. 뭐 간병을 하는 정도는 아니었고

터미널에서 픽업해 하루 주무시고

대학병원모시고가 진료보고 터미널 배웅하기까지. 

대학병원 진료라는게 한번에 끝나지 않고(검사 해 두고 이주 뒤 한달 뒤... 다시 결과...) 병원에서 여기가라 저기가라 대기시간... 아시죠?

그래도 뭐 어쩝니까. 그냥 무념무상 머리도 비우고 마음도 비우고 하는 거죠. 

 

그러다 제가 직장을 가진지 올해로 3년차 입니다. 

시간이 되면 병원 수발 제가 하는 거고 아니면 휴가 내기가 저보단 쉬운 남편이 병원 수발을 하는 거죠. 

여기까지도 저는 별 생각이 없었어요. 하면 하는 거죠 뭘. 거기에 감정이 끼어들기 시작하면 서로 힘드니까요. 저 시모 남편 모두가 다. 안되는 걸 억지로 할 생각도 없구요. 모든 억지스런 일은 꼭 사달이 나는 법. 울 엄마면 억지로라도 하지먼 남의 엄마 잖아요. 억지로 무리를 하고도 감정적으로 가벼울 수 있는 건 내 피붙이 한정이죠. 핏줄의 인력과 척력은 세상 그 무엇보다 강렬합니다. 

 

제가 일을 시작하고, 

병원을 가야하면 제가 갈 수도 아들이 갈 수도 있는데, 아들이 갈 확률이 더 높습니다. 휴가 때문에. 했더니

저희 시어머니 꼬박꼬박 가던 정기검진을 미루기 시작했어요. 안아프시답니다. 뭐 상태확인만 하는 거고 의사도 굳이 올 필요는 없다고 했던 지라 그러시냐. 알겠다. 하고 병원 일정을 조절해 드렸죠. 매번 근데 너는 언제 쉰다고?? 확인하시는 거도 괜찮았어요. (제가 일을 좀 징검다리로, 4개월 하고 2주-한달 쉬었다가 6개월 하고 3개월 쉬고 이런, 약간 들쑥날쑥입니다. 근데 그 쉬는 시기도 완전히 쉬는 건 아니고 주 1-2회 출근. 이런식이긴 해요. 한마디로 대중없죠.) 뭐 제가 시간있을 때 병원 모시고 가면 좋죠. 근데 이래저래 날자를 맞추니 의사 스케줄이 안되고(주 2일만 진료를 하는 교수님인데 매번 제가 출근하는 날과 겹친다거나) 날자 맞춰놓으니 본인이 오기 싫다고 안아프다고 또 병원 미루고(이 맘도 이해 합니다. 귀찮을 수 있죠) 그래서 다시 제 쉬는 타이밍을 놓치고. 

 

뭐 그렇게 미루다 미루다 이제는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했는데, 본인이 착각하셨던가 봐요. 

그때 제가 쉬는 시기인 걸로. 

근데 전 안쉬거든요. 그래서 아범이 병원 모시고 갈거다 했더니 급 당황 하면서... 그 뒤 아시죠?

 

아들이 아까워 본인 통증까지 참아가며 며느리 부릴날만 기다렸는데 그 계산이 안맞은 겁니다. 아유 네, 그럴수 있죠. 내 아들은 아깝고 남의 딸은 안아깝고 원래 사람이 다 그렇죠. 저도 울 엄마면 출근이고 나발이고 사무실에 아쉬운 소리 하고 눈치를 보는 한이 있어도 엄마 스케줄 맞췄을테니까요. 그러니 이번엔 남편이 제 엄마 스케줄 맞출 차례고 우리 부부는 아주 스무스하게 이 일들에 대한 합의가 끝난 상태인데(시간 되면 내가, 안되면 남편이. 전 그때 그때 상황을 좀 봐야하는 업무거든요)

시어머니 그 귀한 아들 부려먹게 될까봐 안절부절 하면서 병원 일정과 제 일정을 말씀하시는 게

 

으아...

나 착한 사람인데

왜 이렇게 심술나서

시간이 되어도 안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시나요

에혀....;;;;;;;;;

남의 딸이라 안아까우면

나도 남의 엄마라는 생각을 왜 안하는지 못하는지. 

바보같아요. 

IP : 128.134.xxx.1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금
    '25.10.22 12:39 PM (58.29.xxx.96)

    처럼 잘하시길요
    친정엄마 밥 먹고 크셨죠?

    저는 제가 해먹여서
    노후는 안돌봐도 되요^^;

  • 2. 아오짜증나
    '25.10.22 12:40 PM (115.86.xxx.7)

    님 현명하신 분 같은데
    시아머니가 잔머리 쓰셨네요.
    원글님 그런 생각 당연한겁니다.
    한번 표시를 내셔야 할듯.

  • 3. .....
    '25.10.22 12:45 PM (115.22.xxx.102)

    사람이 잘해주면 고마워 해야하는데 그걸 이용하려 드니 그게 문제네요..내 딸 아닌데 왜 내아들보다 더 부리려 하시는지 참 아이러니해요

  • 4. 우리
    '25.10.22 12:48 PM (220.126.xxx.16)

    참 좋은 며느님 이십니다.
    어머니가 그걸 아실테니 어쩌면 당신이 낳은 자식보다 며느님이 편해서 그러실수도 있겠다 싶어요. 남자들이 좀 세심하지 못한 구석이 있다보니 같은 여자인 며느님이 편하셨을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좀 심술이 나지요?
    한번 웃으면서 농처럼 던지셔요
    "아들 아까워 그러시냐고"
    뭐라 말씀이 있으시겠지요..
    암튼 그댁 시어머니는 참 부럽습니다.

  • 5.
    '25.10.22 12:56 PM (59.16.xxx.198)

    원글님 글 읽으며 지혜롭다는
    생각을 하네요
    누구라도 생각의 전개가
    저렇게 될겁니다
    저기서 못나서 더 심술?나면
    절대 나는 안해
    이 할마시 짜증난다 으이구...
    등등 가는거죠
    암튼 팔이 안으로 굽고 저리
    지혜롭지 못하게 행동하심
    정 떨어지고 기본만 해야겠다 생각들죠

  • 6. 음...
    '25.10.22 1:10 PM (128.134.xxx.18)

    저는 아주 대단히 착한 사람도 아니고요, 어떤 면으로는 참 냉정한 면이 있기도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 엄마는 사실 제가 내 엄마, 네 엄마 딱 선을 긋고 남의 엄마라 화도 안나는 제가 못됐다고 막 야단치시거든요. 옛날 어른들이 다 그렇지 않겠어요. 출가외인이니 뭐니.

    저라고 뭐 처음부터 이렇게 선 딱 긋고 응, 맞아, 시어머니는 남편 엄마지 내 엄마가 아니지. 했겠어요. 저도 순진했던 때에는 선 안그었어요. 그러니 상처받더라고요. 아하하하하하하... 음식 층하 아주 많이 하는 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음식 층하도 있고, 울 엄마는 공진단을 사서 사위 먹이는데(사실 이건 남녀차별적 생각의 소산임.ㅋ) 저한테 홍삼을 보낼때도 남편꺼랑 함께 보내시는데 시어머니는 어디서 얻은 홍삼진액을 보내면서 얘 이건 아범만 먹여라, 너한테는 미안하지만, 하는 순간에 아. 했죠. 그래도 '너한테는 미안하지만' 이라는 말을 붙일 줄 아는 사람인게 어딘가, 하는 생각도 했고, 그해에 저는 남편몫의 공진단까지 제가 아귀아귀 다 먹고 남편에게는 시어머니가 보낸 그 귀한 3만원짜리 홍삼진액만 주는 걸로 화풀이도 했지요. 그 뒤로 그냥 마음이 되게 심플해지더라고요. 시어머니가 보내는 건 남편만 먹여요. 아들이 얼마나 귀하겠어요. 흑마늘, 손이 얼마나 많이 가나요. 그걸 만들어서 아들 먹으라 보내십니다. 남편에게 그 흑마늘이 얼마나 필요하고, 몸에 좋고 블라블라블라... 그리고 끝에 마지못해 붙이는 말(남편이 한번 지랄지랄 한걸로 알아요) 얘, 너도 먹고.
    웃지요 뭘 어째요. 사람은 어쩔수 없는 겁니다. 내 핏줄만 좋은거예요. 그걸로 화를 낸다고 한들, 아니 본능을 가지고, 사람이 잔다고 화를 내고 똥싼다고 화내고 먹는다고 화낼수 있나요. 본능이잖아요. 그래도 '미안하지만' 이라는 말을 붙인다거나, 억지로라도 '너도 먹어라' 라는 말을 할 줄 아는 분이니 그게 어딥니까. 그걸로 된거죠. 자꾸만 비꼬는 걸로 읽힐까 걱정되는데, 진짜로 비꼬는 거 아닙니다. 나에게 엄마와 시어머니가 전혀 다른 의미인데 시어머니에게 아들과 며느리를 똑같이 대하기를 기대하는 그게 도둑심보죠, 뭐 별다른게 있을 라고요.

    착하고 성품 좋고 능력좋은 아들 키웠으니 그걸로 됐습니다. 좋은 분이세요.

    다만, 왜 당신이 낳은 아들 두고 남의 딸한테 이러시는지. 솔직히 딱히 부려먹겠다는 심리보단 위에 '우리'님 말씀대로 당신이 낳은 자식보다 동성인 며느리가 편할수도 있다는 건 알겠는데, 아니 사랑은 아들에게 주고 편의는 며느리에게서 찾으시면 안되죠.

    아아... 저 지금 갱장히!! 갱!장!히!!! 시니컬해져 있습니다... ;;;;

  • 7. .....
    '25.10.22 1:22 PM (115.22.xxx.102)

    원글님 답글 보니 원글님 마음 많이 약하신 분이구나 싶네요...또 이렇게 화났다가도 으이구 저 노친네 하면서 조금이라도 젊은 내가 참자 하는 마음으로 잘하실것 뻔히 보이네요 아들은 어려워하면서 남의딸을 편해하는 시어머니 한편으론 짠하면서도 밉상이죠 그래도 이번에는 꼭 남편만 보내세요 그래야 시어머니도 님을 어려워하고 아쉬워합니다.

  • 8.
    '25.10.22 2:13 PM (121.167.xxx.120)

    당분간은 1년 동안 원글님이 쉬어도 시어머니 병원 수발은 남편이 드는걸로 하세요
    만약 윈글님이 쉬는 날 병원 가시게 되면 해주던가 아니면 남편에게 미루세요
    아들이 며느리보다 덜 친절하거나 수발 드는게 마음에 안드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 9. ..
    '25.10.22 2:23 PM (118.44.xxx.51) - 삭제된댓글

    제가 느끼기에는 아들하고 가면 불편함이 있어서 며느리랑 가고 싶으신걸 거예요. 아들하고 가면 이런 불편함이 있어 싫다는 소리는 며느리한테 하기 싫으신거죠 ㅎ
    제 시어머니는 아들의 뚝뚝함이 싫어서 둘이 있기 싫어했어요. 남편의 지방근무로 어머니댁 근처로 가게되어 어머니 자주 찾아뵐 수 있다고 하니..
    바로 너(며느리)랑 같이 올때 오는거지.. 아범 혼자 보내지마라..
    하시더라고요.
    아들이 하루 어머니댁에 가서 저녁먹겠다고 전화하니
    바로 "오지마라 나가려던 참이다." ㅎ

    모르는 척하세요. 절대 아니라는 변명만 듣게 될거예요.
    시어머니들 며느리하고 친하다고 생각하고 더 더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세요.
    연로해지시면서 뭐든지 며느리 찾으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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