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캄보디아 두 재벌과 태국에서 시도한 범죄소탕 전쟁

정리 조회수 : 2,085
작성일 : 2025-10-16 07:01:15
Hojai Jung
3시간 ·
 
#캄보디아_두_재벌_전쟁을_촉발하다_(ft.포이펫 카지노)
0.
올해 7월 초, 태국 싸께오(Sa Kaeo)와 캄보디아 반테이멘체이(Banteay Meanchey) 국경이 다시 불타기 시작했다. 포이펫(Poipet) 검문소 근처에서 양국 군이 대치했고, 곳곳에 총성이 들렸다.
그러나 이곳은 애초에 애국심보다 카지노와 밀수로 유명한 도시였다. 한동안 잠잠하던 국경은 다시 ‘연기와 돈’ 냄새로 가득 찼다 — 동남아시아에서 경제와 정치가 따로 놀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하듯이.
이번 위기의 중심에는 장성도, 외교관도 아니었다. 정장을 입은 두 재벌 — 리융팟(Ly Yong Phat) 과 코크 안(Kok An)이 주인공이었다. 이 둘은 2020년대 이후 훈센(Hun Sen) 체제 말기의 대표적 재벌이자 상원의원들이 있었다.
둘 모두 캄보디아에서 ‘국가공로자’에게 수여되는 오크냐(Oknha) 칭호를 받은 인물로, 수십 년간 법과 이익의 경계선 위에서 자신들만의 제국을 세웠다. 이 국경선의 세계에서는 카지노가 은행을 대신했고, 정치적 충성이 법보다 강력한 보호막이 되었다
 
1. 태국의 급습
7월 초, 태국 경찰은 코크 안 일가의 방콕 및 싸께오 지역 자산 약 20곳을 급습했다. 공식 명분은 “온라인 사기 및 마약 자금 세탁 단속.” 이 뉴스는 프놈펜 권력층에게 폭탄과도 같았다.
코크 안은 단순한 사업가가 아니었다. 그는 훈센 체제의 경제적 심장부를 담당한 인물이었다. 그가 운영하는 포이펫의 크라운 카지노(Crown Casino)는 단순한 유흥시설이 아니라 국경의 비공식 경제 네트워크의 본부였다.
그의 동맹이자 또 다른 상원의원인 리융팟 역시 리조트, 설탕 플랜테이션, 호텔, 부동산, 인프라 등 모든 분야를 장악한 거물로, 최근에는 강제노동·온라인 사기 관련 혐의로 미국 재무부 제재 명단에 올랐다. 태국의 이번 단속은 단순한 수사 조치가 아니었다. 그것은 훈센 체제를 지탱해온 재정 네트워크의 심장을 찌른 일이었다.
 
2. 훈센의 분노
훈센은 곧바로 반격했다. 그는 공개 연설에서 태국 정부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태국은 자기 발등을 찍었다(drop a rock on its own foot).” 그의 분노는 외교적 수사로 포장됐지만, 그 안에는 깊은 정치적 분노가 깔려 있었다. 태국이 코크 안과 리융팟을 공격한다는 것은, 사실상 훈센 자신이 만든 정치·경제 생태계에 대한 도전이었다.
훈센의 반응은 신속하고 계산적이었다. 그는 국경 위기를 민족주의적 서사로 전환했고, 국내 여론을 결집시키는 동시에, 태국의 젊은 총리 패텅탄 신왓라(Paetongtarn Shinawatra) 에게 화살을 돌렸다.
훈센은 6월 중순 패텅탄과 통화를 했고, 패텅탄은 그에게 “훈삼촌(uncle Hun)”이라 부르며 “걱정 마세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외교적 완화를 시도했지만, 훈센은 통화 녹취를 공개하며 오히려 그녀를 정치적으로 파멸시켰다. 태국 국민들은 “총리가 캄보디아에 굴복했다”고 분노했고, 연합정당이 이탈하면서 그녀의 정부는 결국 붕괴됐다.
훈센에게 이 통화는 단순한 외교 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건드리면 다친다’는 경고의 메시지였다.
 
3. 상원의원이라는 방패
리융팟과 코크 안은 단순한 사업가가 아니다. 그들은 캄보디아의 상원의원(senator) 신분을 가진 ‘특권층’이다. 그들의 기업은 수천 명의 고용을 만들지만, 동시에 카지노·사기·밀수·노동착취의 통로로도 작동해 왔다.
리융팟은 코콩(Koh Kong) 지역을 사실상 자신의 영지처럼 통제하며 다리, 항만, 발전소, 호텔을 운영했다. 코크 안은 포이펫의 물·전기·통관 시스템까지 장악한 인물로, 사람들은 그를 “국경의 대부(The Godfather of the Gateway)”라고 불렀다.
그들의 사업은 ‘합법’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국제기구들은 오래전부터 이 지역의 카지노들이 돈세탁과 인신매매, 사이버사기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그럼에도 이들은 훈센 체제의 정치적 충성을 바탕으로 상원 의석과 법적 면책권을 확보했다. 상원은 이들에게 ‘면죄부’이자 ‘보험’이었다.
 
4. “범죄 단속” vs “경제 전쟁”
태국 정부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것이 법 집행이었다. 하지만 훈센에게는 그것이 경제 주권에 대한 공격이었다. 태국 수사당국은 포이펫 카지노 자금이 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사기 조직으로 흘러들어 간다고 확신했다. 그래서 코크 안 일가의 자산을 압류하고 계좌를 동결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캄보디아 정부 격분했고, 자신보다 수십배나 강한 태국을 상대로 군사 작전에 돌입했다. 캄보디아군이 국경 근처로 이동해, 반농이안(Ban Nong Ian) 부근에서 실탄 교전이 발생했다. 훈센은 방송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우리 국민을 범죄자라 부른다. 하지만 캄보디아는 절대 무릎 꿇지 않는다.”
당시 국경 긴장의 본질은 영토 분쟁이 아니라 경제 전쟁이라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정설이다. 태국의 단속이 겨냥한 것은 바로 훈센 체제의 돈줄, 즉 마약·도박·사기 산업으로 얽힌 비공식 금융 시스템이었다.
훈센에게 리융팟과 코크 안을 지키는 일은 곧 정권의 재정 기반을 지키는 일이었다. 패텅탄에게 그들을 제압하는 일은 국민 여론과 도덕성을 지키는 일이었다. 둘 다 물러설 수 없었다. 그 결과, 국경은 외교가 아닌 자본의 충돌선으로 변했다.
 
5. 불안한 평화 이후
9월, 아세안 중재로 간신히 휴전 합의가 이루어졌다. 포이펫의 총성은 멈췄지만, 신뢰는 돌아오지 않았다. 태국 검찰은 여전히 '코크 안'의 국제수배를 추진 중이고, 리융팟은 여전히 훈센 곁에서 미소 짓고 있다.
이번 사건은 캄보디아 상원이 단순한 입법기관이 아니라 재벌과 권력을 보호하는 방패막임을 드러냈다. 그리고 동남아의 카지노가 단순한 오락 시설이 아니라, 정치적 지렛대이자, 외교적 무기이며, 때로는 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PS.
1. 캄보디아가 이 정도로 핫한 나라가 되었다니.
2. 훈센 체제 자체가 아세안과 동아시아에 큰 짐이 되고 있음.
3. 다시 살펴보니, 총리에서 쫓겨난 패텅탄이 억울하겠네.
4. 리융팟과 코크안은, 중국과 태국 캄보디아 정체성을 모두 갖고 있는 전형적인 아세안 국경 인물.
IP : 218.159.xxx.2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64687 최태원 완전승인가요?? 원래 2심은 잘 안바뀍다는데 12 ㅅㄷㅈㅌ 2025/10/17 4,787
1764686 24기 25기 옥순들 옷 진짜 못입네요 5 옥순 2025/10/16 2,782
1764685 친정이 시집보자 부자인분 어떠세요? 10 ㅇㅇ 2025/10/16 3,622
1764684 이번 랑데뷰 미용실(이수지)은 한 편의 짠한 다큐네요. 5 다큐 2025/10/16 2,755
1764683 집 살까말까 조언 좀 해주세요..ㅜㅜ (규제관련) 12 사말어 2025/10/16 2,727
1764682 저는 주식을 안해요 80 AAAAA 2025/10/16 13,436
1764681 와....이혼숙려 남편 최악이네요 8 2025/10/16 5,884
1764680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 말은 진짜 명언이네요 ... 2025/10/16 1,211
1764679 나솔 28기 영숙. 안타까워요. 13 ... 2025/10/16 5,702
1764678 직각어깨는 넣입이 어울리나요? 2 2025/10/16 1,293
1764677 사뭇 다른 옛날 사람들 외모 ........ 2025/10/16 1,498
1764676 무빈소 이야기가 나온김에 연명치료 거부? 6 부자되다 2025/10/16 2,107
1764675 중3 핸드폰 관리 안하시나요? 12 ... 2025/10/16 1,141
1764674 이불을 새거로 바꿨더니 다들 모이네요 4 ㅋㅋ 2025/10/16 5,952
1764673 24옥순 11영숙 18 ㅁㅁ 2025/10/16 3,990
1764672 사회성 떨어지는 말투 사람이요. 5 ㅌㅌ 2025/10/16 4,667
1764671 냄비 태웠어요 건망증 어찌하나요~ 8 2025/10/16 965
1764670 "죽어야 사랑받는" 넷플릭스 태국 영화 추천 4 .. 2025/10/16 2,689
1764669 남,녀 쌍방 폭행 어찌 할까요? 21 라라 2025/10/16 4,691
1764668 층간소음 4cm 폴더매트 깔았는데도 다 들린데요. 2cm PVC.. 13 ㅇㅇ 2025/10/16 3,233
1764667 기억력이라는게 신기해요 10 .. 2025/10/16 2,995
1764666 표창장 날짜 지난 거 줄때 1 Hu 2025/10/16 623
1764665 코스피 3748 !!! 3 ㅎㅎ 2025/10/16 2,459
1764664 유병호 특활비 2800만원 감사원장 2배, 증빙은 ‘0원’ 7 도둑놈들 2025/10/16 923
1764663 일요일 쓸 전 보관? 7 .. 2025/10/16 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