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오르면 오를 수록 사러오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하는데 이때 내다 파는 사람이 접니다.
철없던 젊은 시절, 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그걸 액세서리 사는데 다써버렸어요.
그것도 14금이나 18금으로요. 핑계는 알러지가 있다는 거였죠.
그리고 그건 두고두고 대를 물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아이들 아무도 탐내지 않아요.
누가 훔쳐가면 속상할 것 같지만 막상 집에 있으니 보관에 신경쓰이고요.
제일 안쓰는 것만 골라서 들고나가서 팔았어요. 순금없이 맨 14금 18금이니까 얼마나 되랴했는데 2천3백만원 받았어요. 사는 분도 그러더라고요. 얼마 안되는것 같은데 많이 나왔다며 계산을 두번씩 해보네요.
오만원권 만원권 섞어서 받으니 핸드백 안이 묵직합니다.
버스타고 돌아오면서 두손으로 가방을 움켜쥐고 왔어요.
상자에 담아서 장롱 깊숙한 곳에 쳐박아두고나서 생각하니 남들은 요새 금을 산다는데 금값이 백만원까지 간다는데 나는 팔고있구나 씁쓸하게 웃었어요.
그래도 후회는 안합니다. 워낙 제가 대표적인 마이너스의 손이거든요. 제가 사면 떨어지고 제가 팔면 오르고.
금도 어차피 시세를 내다볼 능력이 안되니 그냥 짐 정리하는 셈 치고 보관에 신경 안쓰는 것이 남는 것이다 하는 생각으로 털어버렸어요.
2천만원 넘는 돈으로 뭐할까 생각도 안해봤는데 뭘 하면 좋을까, 은행에 넣을까 금시세 떨어지면 골드바로 살까 생각은 많은데 이 마이너스의 손, 그냥 쳐다만 볼까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