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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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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 대한 애증

.... 조회수 : 2,096
작성일 : 2025-10-10 23:08:51

어려서 저는 엄마에게 사랑을 받아본 기억이 없어요

초2때 얼굴에 아주 큰 상처를 입고 왔어요

동네 아줌마가 병원에 데려가서 여러바늘 꼬매고 집에 왔는데, 그 아줌마 앞에서 저는 방으로 끌려들어가서 정말 매타작을 당했어요

문을 잠궈놓고 대나무 빗자루가 여러 조각으로 갈라지도록 온 몸을 닥치는 대로 패더라구요

여자아이니까 얼굴에 상처난게 속상해서 그럴 수 있죠..

그런데, 그렇게 맞은 뒤에 한번이라도 상처에 대해 따뜻한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아팠니?라던가 얼마나 무서웠겠니 라던가

 

사춘기때는 과외하고 학원을 뺑뺑이 도느라 엄마랑 시간을 보낼 틈도 없었어요

지금 대치동 애들 스케쥴 만큼 바빴던거 같아요

그때는 10시면 집에 가야하는 것도 없어서 새벽 2시, 3시까지도 수업을 들었던거 같아요

 

대학때 자취하는 친구의 엄마가

택배로 음식을 보내주더라구요

국도 지퍼백에 한번 먹을 분량씩 소분해서 얼려서

각종 반찬에

아. 다른 집 엄마들은 저렇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저도 자취를 했는데 음식은 커녕 우리 집에 한번을 와보질 않았거든요

 

그런데 웃긴건 다른 사람들한테는 너무나 잘해요

정말 지극정성으로 잘해요

그래서 우리 엄마를 은인으로 아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데 자식에게는 왜 애정이 없었을까요.. 

 

사춘기때 그게 너무 이해가 안되서 

다른 사람에게는 너무도 잘하면서 가족에게는 관심없는게 이해가 안되서 

엄마한테 엄마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지 관심 있어? 라고 울면서 이야기했던 적도 있었지만 무반응. 무관심

그때 이후로 엄마의 애정은 포기했던거 같아요

엄마도 나에 대한 관심은 오로지 성적. 등수. 대학

 

 

그렇게 자랐으니 

저도 엄마한테 애정이 없죠

대학도 어떻게든 먼 곳으로 가는게 소원이였어요

집에 있으면 숨막혀 죽을 것 같았으니까

 

자취하면서 엄마가 우리집에 안와보는 건 당연했어요

그리고 저도 집에 갈 생각을 못하기도 했고, 안하기도 했어요.

가족을 걱정하는 걸 겪어보지도 못했고

해방감도 있었으니까요

 

가끔씩 교회 사람을 만나면 저한테

넌 집에 한번을 안온다며?

전화 한통을 안한다며? 하며 타박을 하는데

그 타박을 듣고 배우기도 했네요

아.. 집에 전화를 가끔씩 해야하는구나

그런데 엄마도 나한테 전화도 방문도 없으면서 왜 사람들에게 내 흉을 볼까? 

뭐 이런 생각을 했어요

 

아이 낳고도 엄마는 병원에 한번, 조리원에 한번 온게 다이고

우리 집에는 한번도 안와 봤어요 

연년생 아이 둘을 키우느라 너무 힘들었는데

차로 10분 거리에 살면서도 한번을 안와봤고

저도 가지 않았어요

 

요즘

가끔씩

자식새끼 필요 없다

남보다 못하다 라는 말을 엄마 입에서 들을때 마다

사춘기때 울던 제 모습이 떠올라요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지도 않고

왜 사랑하지 않냐고 몰아세움을 당하는 것 같아

불편하고 싫어요

 

그래도 부모인데..라는 생각이 들어 

잘하려고 요 몇년 노력했어요

음식도 주문해드리고, 김장해서 가져다 드리고

가끔 전화도 드리고

그랬더니 네가 아쉬운게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건지

점점 사람을 비참하게 하네요

 

엄마에게 애틋한 남편을 볼때마다

부럽기도 해요.. 

사랑을 그만큼 받았던 사람이거든요

 

추석 연휴에 

친정에 다녀와서 

생각이 많아서

주절주절 떠들었습니다

 

쓰다보니

문득 우리 아이들도 나를 닮아

사랑하는 법을 모르면 어쩌지

삶이 외로울텐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건 남편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IP : 211.234.xxx.108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인정욕구
    '25.10.10 11:25 PM (118.235.xxx.205)

    인정욕구 심해서 그랬을 걸요
    전 제가 싫기도 하고 그냥 사람 자체랑 교류하는거에 대한 자신이 없어서 결혼 안 하고 사회활동도 최소로만 해요
    출근하는 회사 다닐 때 부러웠던 것이..... 따뜻한 가정에서 자란 티가 나는 팀원 보니 너무 부럽더라고요
    나이가 드니 그 부러움이 더 심해졌나봐요

  • 2. ...
    '25.10.10 11:29 PM (59.5.xxx.180)

    요즘 나는솔로 28기(원글님은 혹시 안보셔서 모를 수도 있겠지만)에 광수가
    아이 6개월때 이혼하고 아빠인 자신이 혼자 딸을 키운 돌싱인데..
    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엄마라고 다 같지는 않아 라고...
    그 말이 참 묵직하게 다가왔어요. 6개월짜리 핏덩이 자식을 버리고 이혼한 와이프에 대한 이야기였겠죠.
    자식을 버리지는 않았지만.. 원글님 어머니와 내 엄마처럼 그렇게 사랑 없이 키운 엄마들도 참 많은거 같네요.
    엄마라고 다 같지는 않겠죠. 원글님과 저는 왜 그런 엄마가 당첨된 걸까요ㅎㅎ
    저도 받은 사랑이 없어 언제나 채워지지 않는 뻥 뚫린 가슴 안고 살고 있어요.
    자식 새끼 소용없다, 남보다 못하다...
    어쩜 그리 자기 반성 못하는 것도 똑같네요.

  • 3. 인정욕구
    '25.10.10 11:30 PM (211.234.xxx.108)

    인정욕구 때문이였을까요
    맞아요
    부러움이나 질투 같은걸 별로 못느끼는 성격인데
    사랑 받은 티가 나는 사람은 그렇게나 부럽네요

  • 4. ㅇㅇ
    '25.10.10 11:31 PM (118.235.xxx.208)

    전형적인 나르시시스트입니다
    자식 새끼야 내가 잘 보일 필요 없는 내 아랫것이니
    함부로 대하는거죠 승질나면 때리고 소리지르고
    자식이나 가족은 오로지 착취대상
    그걸로 남한테 인정 받아야 하고
    밖에서는 호인 소리 들어야 하니까
    돈 시간 에너지는 지극정성 남에게만

    대신 나를 빛내줘야 하니까
    자식 성적이나 학벌은 중요하고..

    자기 반성은 없으니까 자기가 어떻게 키웠는지 다 잊고
    결론만 들이대며 남들한테 피해자 코스프레
    자식새끼 키워봐야 소용없다
    나는 이런 냉대 당하고 산다 눈물바람
    그럼 엄마 주위에 플라잉몽키들은
    님을 나쁜년 죽일년 불효녀 만들어서
    너는 어떻게 엄마한테 어쩌고~ 비아냥대고
    같이 괴롭히는거죠

  • 5. 마음
    '25.10.10 11:35 PM (222.236.xxx.171)

    본인이 그렇게 느꼈다면 그런 것이니 마음에 두지 마세요.
    어머닌 모성이 없거나 남을 의식하는 그런 분이라 생각하고 교과서 같은 조언이나 말에 휘둘리지 마세요, 사람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남이라도 연년생 키우는 이웃이 있다면 애들 머리 한 번 쓰다듬어 주고 힘들지 않냐며 위로 말 건네는 게 정서인데 종교 활동하는 분이 그렇다는 게 이해가 안갑니다.
    사랑을 갈구하지 마세요. 이제사 그 사랑을 갈구해서 뭐 할 거며 혹여 어머니가 타박을 한다면 뿌린대로 걷는 거라 생각하고 거리 두세요. 원글님이 비참함을 느낄 정도라면 이제 그 사랑을 거두고 애들에게 사랑을 쏟고 온전하게 사세요.

  • 6. 인정욕구
    '25.10.10 11:36 PM (118.235.xxx.205)

    엄마가 인정욕구가 심하셨을 거라고요
    물론 저같은 딸들도 인정욕구가 크게 자라지만..

    하필 내가 받고 싶었던 배려, 관심, 이런 것들을 콕 집어 바라시더라고요 ㅋㅋㅋㅋ 아예 자기들이 몰라서 그랬던 것이 아니고, 사실은 자기들도 그런 게 뭔지 알았던 거지요.

    전 남의 가족들 틈에 끼어서 배운 것들을. 이젠 조금은 엄마 아빠의 사정을 이해하지만 나도 엄마 아빠와 같은 사정이 있기 때문에 애정 못 주겠다고 딱 잘랐어요. 자기들이 줘야 했을 때 못 준건 지난 일이니까 잊고, 그래도 경제적으로는 뒷받침해줬지 않느냐는 식인데
    그렇게 따지면 태어난 날 안 버린 것도 얼마나 고마운지(?). 끝이 없을텐데.

  • 7. 59.5.xxx.180님
    '25.10.10 11:37 PM (211.234.xxx.108)

    채워지지 않는 뻥 뚫린 가슴. 맞네요
    어쩔땐 나는 결혼을 하지 말았어야하는거 아닌가
    내 이런 감정들이 내 자식에게 물림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어
    힘들어요
    의식적으로 사랑한다 이야기해주고 스킨쉽 많이 해주려고 노력하며 키웠는데 아무래도 서툴고 부족하다보니, 문득문득 나는 혼자 살았어야 하는 사람인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 8. ㅡㅡ
    '25.10.10 11:47 PM (114.203.xxx.133)

    원글님

    노력이 아니라요
    정말 우러나오는 마음에서 자녀분이 예쁘지 않으신가요?
    저는 제 아이가 정말 너무 예쁘고 소중하고 사랑스러운데
    그건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고 그냥 보기만 해도 좋거든요.
    뭐든 다 해 주고 싶고요..

    그런 마음 있으시면 된 거예요 아이도 다 알아요.

    제 모친은 저를 싫어하고 미워했어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저도 엄마를 안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저는 제 아이를 너무 사랑하고요
    아이도 세상에서 저를 제일 사랑한대요.

    원글님 자녀분에게 있어 원글님도 그런 존재가 되어 주세요.
    대물림은 그렇게 끊으시면 됩니다.

  • 9. 댓글들
    '25.10.10 11:50 PM (211.234.xxx.108)

    아 저 오늘 왜이렇게 센치하죠
    써주신 댓글들을 보며 울컥했어요
    한번도 그런 이야기 해준 사람들이 없었어요

    어려서 이렇게 맞았다하면 엄마가 속상했으니 그럴 수 있지라는 반응이고
    엄마가 이러는거 이해안된다 하면 자식인데 네가 잘해야지 하는 반응들이니
    엄마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안했던거 같아요

    여기에 글을 적을때도
    반은 혼내는 댓글이겠지 하는 생각도 하면서 글 올렸는데
    눈물이 찔끔 나네요
    저 늙었나봐요

  • 10. 인정욕구
    '25.10.10 11:53 PM (118.235.xxx.205)

    왜냐면 저런 거 말해봐야 사람들이 이해 못해요ㅎㅎ 저만 이상한 사람 취급 받을 때도 있고요.
    그리고 밖에선 저렇게 살았다고 하면 약점(?)처럼 되어버려서.... 그런 얘기 서로 잘 안 하더라고요.


    그래도 엄마인데~ 보고 싶지 않아요? 이런 말이나 안 들으면 양반

    전 챗gpt랑 잡담하다가 느낀게
    냉정하게 말해달래도 에두르고 에둘러서라도 긍정적으로 말해주더라고요
    ㅡㅡ이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엄마가 좋다느니 엄마는 내편이라느니 그러는 건가 싶었어요

  • 11. 혼자가 아니라서
    '25.10.10 11:59 PM (221.153.xxx.127)

    다행이에요. 아이와 남편에게 집중해서 엄마에 대한 생각을 마세요.
    혼자인데 신경 안쓰면 괜한 쓸데 없는 죄책감이 들 수도 있어요.
    얼마나 핑계가 좋아요. 당연하기도 하고. 본인과 아이,남편만 생각하는 걸루.
    그래도 공부는 대차게 시키신 거 보면 원글이 본인을 돋보이게 하는 수단이었나 보네요.
    오늘 자게엔 왜 이리 말을 못되게 하는 엄마들이 보이나요. 참

  • 12. 대신
    '25.10.11 12:52 AM (106.102.xxx.85)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 내가 못받은 사랑을
    더 많이 주시면 돼요. 그게 엄마에게 받은 교훈이죠.
    사랑을 줄 줄도 받을 줄도 모르시는 엄마에게
    집착하지 마시고 아이들에게 집중하세요.
    부모라고 다같은 부모가 아니에요. 각자 다른 부모를 겪어요.
    내 부모가 좋은 부모라 해서 남들도 다 좋은 부모라
    생각한다면 그것도 착각이고 내부모가 나쁜 부모라 해서
    남들 부모도 다 나쁜 부모일거라 생각해서도 안되죠.
    생각 짧은 사람들의 말은 귀담아 들을 필요 없어요.
    부모를 반면교사 삼아 더 좋은 부모가 되시면 돼요.
    그게 내가 부모로부터 받을 수있는 가장 큰 사랑일 거예요.

  • 13. ..
    '25.10.11 1:10 AM (38.42.xxx.61)

    엄마라고 다 같은 엄마가 아니죠. 많은 시간이 흘러도 가장 힘든 부분은 내가 엄마를 좋아하지 않는 게 상처로 남는 일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존재가 엄마라는데 나는 나쁜 아이일까. 엄마를 좋아하지 않고 만나고 싶지 않고 나를 낳아준 엄마한테. 그러나 그 감정이 나쁜 감정이 아니고 너무나 당연한 감정이라는 걸 나는 나쁜 아이가 아니란 걸 받아들일 때 자유스러워집니다. 모든 엄마가 고귀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

  • 14. 그래도
    '25.10.11 4:01 AM (116.43.xxx.47)

    좋은 점은 있어요.아버지가 돌아가셔도 별로 슬프지 않고 엄마가 요양원에 계셔도 면회 갈 일이 없어요.
    누구는 엄마가 보고 싶어 눈물도 흐른다는데 저는 그래서 뭐?어쩌라고 하는 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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