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호치민 여행 중이에요.
호치민만 일곱 번째니,베트남 초보는 아니죠.
어젯밤,호텔에서 50m 정도 떨어진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어요.
야외 테이블인데,베트남 스타일로 길을 보고 정면으로 앉는 게 아니라 옆으로 앉는 스타일이에요.
전 여행 다닐 때 안쓰는 폰 하나 더 가져와서 거기에 유심 넣어서 원래 쓰는 폰과 데이타 연동해서 쓰거든요.
그러니 세컨폰은 항상 가방 안에 있어요.
야외 테이블 바깥쪽 의자에 앉고,안쪽 의자에 가방 올려놨어요.
작은 크로스백인데 각 진 사각형 딱딱한 가죽이에요.
폰 꺼내고 지퍼 열어놓은 상태였고요.
제가 앉아서 보는 방향 기준으로 뒤쪽에 테이블이 하나 더 있는데,중간에 주방 창문이 있아서 두 테이블 사이가 3-4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어요.
1.젊은 남자 하나가 제 옆을 스쳐지나가는데 기분이 이상해서 쳐다보니 그 뒷 테이블에 가서 앉더라고요.
옆 의자에 있는 가방이 등받이 쪽에 있었는데 찝찝해서 앞쪽으로 (테이블 밑으로 살짝 가려지게) 옮겼어요.
2.데이터를 쓰는데,테이블 위에 있던 메뉴 표지에 와이파이 주소,비번이 적혀있길래 데이터 끄고 와이파이 연결했어요.
3.음식이 딱딱해서 숟가락,젓가락으로 다 조각조각 낸다고 집중해서 접시만 보고 있었어요.
4.먹고 계산하려고 카운터 앞에 서있는데,뒷 테이블 남자도 계산하려고 가게 안으로 들어오다 저랑 눈이 마주쳤는데,기분 나쁘더라고요.
5.계산하고 돌아오면서 뒷 테이블을 봤는데,
(2명이었음) 음식을 급하게 먹다가 남기고 뛰어나간 것 처럼 보였어요.
호텔로 돌아와서 보니 세컨폰이 없네요.
방에서 나가기 직전에 호텔 와이파이 끄고,데이터 연동하고 가방에 넣었고,
식당에서도 폰 계속 보다가 와이파이로 바꾼 거니 가방에 계속 있었고요.
안에 아무 것도 없는 빈 폰이라 쓸 일이 없어요.
길에서 흘렸으면 소리가 났을거고요.
생각해보니 뒷 테이블 놈이 몰래 와서 꺼내 간 것 같아요.
제가 폰을 보공 있었으니,폰 두 개일 거라고는 생각 못하고 지갑 훔치려고 했는데 폰이 보이니 그거 가져 간 것 같아요.
안쓰는 오래 된 폰이니 그 자체로는 아깝지 않은데,지갑 잃어버렸으면 어떻게 됐을까? 바로 옆에 있는 가방이 털려도 몰랐을까?
트래블로그 카드 쓰면서 20만원 씩 이체하는데,메인 폰 털렸으면 국제거지 됐을까?
가방 지퍼는 왜 열어놨을까?
데이터 계속 쓰지 왜 와이파이로 바꿨을까?
이런 생각 계속 하니까 힘드네요.
지갑,메인 폰 대신 낡은 폰 털린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요?
아직 일정이 5일 남았는데,밖에 나가기 싫고,다 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