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던 사람이 있어요
30대 후반이고 저랑 잘 맞았어요 유머코드도 대화도 성격도
요즘 테토남이라고 하죠 그런 운동 잘하고 성격도 거침없이 시원하고 그리고 때론 나름 자상하기도 해요
친구들이랑 여행갔다가 내 생각난다고 그 지역 유명한 빵을 많이 사오기도 하고
차 탈때 문을 열어주고 닫아주기도 하고
그러다 감정적으로 부딪히면 이걸 잘 해결을 못하더라구요 어떤어떤 이유로 싸우거나 혹은 제가 서운함을 느껴 기분이 싸해지면 이걸 기다려주거나 좋게 해결하거나 받아주질 못해서 본인이 더 분위기나 관계를 안좋게 만들고 헤어지자는 말을 욱해서 쉽게 하고
저는 이게 감정적으로 나온 말인지 아니까 달래서 잡으면 또 금방 아까 그렇게 말해서 미안해
하지만 저는 그 과정에서 또 상처받았죠 그 전 문제보다 이렇게 싸우면서 감정적으로 받아주지못하고 오히려 욱 하면서 헤어지자는 말을 무기로 써버린 그 남자에게 신뢰를 잃게되죠 그럼 또 분위기가 전 같지 화기애애하지 못하고 그걸 감지한 남자는 또 힘들어하구요
그래서 헤어졌는데 두달만애 다시 연락이 왔더라구요 답장도 안하고 씹고 있었는데 전화가 계속 와서 한번 받았어요. 나는 다시 만날 생각이 없다고 했구요. 그는 너무 힘들었다고 자기가 한번 다녀오는 한이 있어도 저랑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데요 지금 만나는 사람 있으면 기다리겠다고 암튼 애절하게 얘기했고 당시에 진짜 저는 썸타는 사람이 생겼고 그것과 상관없이 정리했기때문에 다시 만날생각이 없었어요 이제 연락하지 말라고 하고 끊었구요
근데 당시 썸타던 남자와 잘 안되는거 같아서 좀 마음이 그러던 와중에 그가 다시 연락이 와서 또 받게 되었고 그러다 다시 만나게 됐어요 다시 사기게 됐어요
다시 만나면서 좀 달라졌더라구요 더 다정해지고
저는 매일 운동하는 사람인데 그도 운동 좋아하고 그런점도 잘 맞았지만 제가 발목이 고질적인 부상땜에 안좋아서 그가 하는 클라이밍같은거 같이 하기 힘들었는데
저랑 헤어진 동안에 수영을 끊어 배우고 있더라구요 나중에 저 만나서 같이 할 운동으로 발목에 무리없는 수영을 같이 해야겠다 싶었데요
그래서 보통 주말 하루 데이트 하는데 주말에 만나면 같이 수영장가고 그런게 참 잘 맞고 좋았어요 같이 있으면 끊임없이 웃고 즐겁고
근데 이 남자가 과거가 우울하거든요
엄마는 누군지 모르고 새엄마와 아빠와 컸는데 아빠는 알콜중독에 폭력적이였데요 근데 또 아빠가 대만사람이라 한국의 화교학교를 다녔는데 집에가면 맞으니까 학교 밴드부 같은걸 했는데 거기서 또 맞으며 했고
암튼 그런 부정이나 모정을 못느끼며 컸고 그 아빠도 암으로 일찍 돌아가셨더라구요 그래서 현재 가족 없이 강아지랑 둘이 살아요 살아있는 가족이 아무도 없어요
저는 오히려 그런건 괜찮거든요 그 속에서 꾿꾿히 잘 살았고 지금도 국적이 대만이라 외국인인데 한국사회에서 직장생활 잘하고 누울 집도 있고 차도 끌고 다니니까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근데 걱정은 그가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본적이 없어서 그 부분에서 좀 약하더라구요
노력해서 잘하는거랑 본성으로 사랑이 가득한 사람이랑 다르니까...
암튼 잘 만나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감정적으로 부딪히니 갑자기 사람이 달라지더라구요 싸우면서 소리높아지며 화도 내고 그러다가 자기 화에 못이겨 더이상 너 안만날테니까 헤어지자고 하며 끊어버리던데
저는 소리한번 안높이고 차분한 스타일이거든요
너무 황당해서 다시 전화했더니 화가 안풀렸는지 너한테 정이 떨어졌다고 널 더 만날 생각이 없다며 또 팩 거리면서 끊길래
다시 전화해서 이거 마지막이고 이 전화 끊기면 더이상 전화 안할거고 모든 연락 다 차단할거라고 하니까 안끊고 대화하긴 했는데 그러다 또 화가 풀리니까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다시 전화해줘서 고맙다고 하고
저는 너무 급발진으로 헤어지자 하고 끊어버리니 당황하고 얘가 나중에 후회할거 같아 일단 다시 전화해서 달랜거긴 한데 저도 그 과정에서 들은 말들 다 상처잖아요
평소엔 금이야 옥이야 하던 사람이 화가나면 평소엔 하지도 못할 소리하며 상처주고
밤새 생각하니 아니더라구요 화가나면 남보다 더 못되게 구는거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너한테 조언해도 될까 그러길래 하지말라고 했는데 이것도 너무 전형적인 하남자 같았고 이게 본성이 아닌가 싶었어요 부모로 부터 받은 본성 그리고 양육되며 형성된 본성
자기는 본성과 운명을 거스를려고 술도 안마시고 책도 많이 읽고 마음을 다스리고 그럴려고 노력 많이 한다고 했는데 평소엔 진짜 그렇거든요 성격도 좋고 인사도 잘하고 인간성도 좋아요 사회적으로 평이 좋은 사람이에요 어려운 사람 있으면 돕고 학창시절에도 따 당하는 애들 있으면 돕고 같이 다니고 그랬데요 연말이면 작게나마 기부도 하고
운전할때도 화를 안내요 저는 운전할때 욱 하는데 이상한차가 앞에 있어 사고날뻔해도 화를 안내더라구요. 신호같은거 사람이 보던 안보던 다 지키는 편이고
근데 뭔가 화가 날때 욱하고 돌변하는거 그게 본성인거잖아요
다음날 제가 그만하자고 해서 헤어졌고 이제 모든 연락을 다 차단했어요
잘 맞았고 사랑 주고받는 느낌 행복했어요 경제적으로 엄청 좋은 사람은 아니였지만 불안정하진 않으니까 그런건 저에게 큰 조건은 아니였던거 같아요 그에게 말은 안했지만 제가 경제적으로 훨씬 좋긴 하거든요.
평생 가장 좋은 친구처럼 지낼수 있을거 같았어요
근데 본성이 저런거면 결혼하면 안좋은거 맞죠?
무던하고 해야하는데 식성이나 그런건 무던하지만 감정적으로 부딪힐때 무던하지 않고 날이 서있고 방어적이고 꼭 이겨야하고 자기 마음데로 안되면 헤어지자고 하고 화내고 갑자기 성숙하지 못한 애같은 모습
그도 본능적으로 알거에요 나만큼 잘 맞고 좋은 사람 만나기 힘들다는거. 그러니까 헤어지자 욱해서 말하며 끊고 카톡 프사에 제 사진은 바로 다 내리고선 전화 차단은 못하고 전화오면 받고 그런거 보면 참 애 같다...
근데 얘랑은 결혼은 못하겠다..결혼하면 싸울때마다 상추 받고 이혼할꺼 같다..싶었어요
결혼하신 선배님들 알려주세요 저런 성격은 아무리 좋을따 좋은 관계라도 아닌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