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거실창앞에 앉아
돋보기를 걸쳐쓰고
1센티짜리 나무단추를 15개 달았다.
채도 낮은 보라색 린넨 블라우스
여기다가 왜 하얀단추를 빨간실로
달았을까?
입으면 단추밖에 안보인다.
다른 디테일이 더 예쁜 옷인데
단추가 아주 조르륵 촘촘히 달린
디자인이라 무려 13개다
게다가 소매에 두개 더
가진 단추는 15개짜리가 없으므로
단추값보다 비싼 배송비를 내고
초코렛색 나무단추 스무개를 주문했다.
쵸코렛색단추를
블라우스와 같은 보라색실로 달아줬다.
이제 단추는 없는듯이 조용한 예쁨을 뽐낸다
자세히 보면 실이 보라색이잖아!
정말 멋지다
단추를 다는동안
80년대 올드팝을 들었다
무엇이든 될 수 있을것 같고
어떤 일이든 해낼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던
20대의 내가 좋아했던 음악들을...
참 건강하고 예뻤던 그 때의 내가 문득 그리웠다
내일은 발목위까지 찰랑한 검정 민소매원피스에 이 블라우스를 걸치고 나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