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차냈어요.
동네병원에서 진단을 잘 못해서
대학병원 진료 예약한 날인데
일단 무서운 병명으로 진단 나올까봐 걱정하고 간건데
그건 아닌거 같다고 해요.
어떤어떤 이유로 그 병명이면 이래이래야 하는데 그런게 없으니 그 병은 아닌거 같다.
아픈게 없어진것도 아니고 진단이 나온것도 아니지만
걱정하던 병명이 아니라고 하니 너무 마음이 놓이고 홀가분해지네요.
오늘 날씨는 또 얼마나 좋았게요.
바람은 시원하고 습도는 낮아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구나 느끼면서
파란 하늘, 햇빛 아래를 걸어서 병원을 나왔어요.
제가 판단을 잘못해서 무주택자가 되었고 투자는 실패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는데
그동안 집값이 폭등해서...
정말 심적으로 힘들었거든요.
수입은 좋은편인데 상대적으로 주변인들에 비해 경제적으로 너무 처지게 되어
자격지심이 크고 항상 불안 우울했는데...
(심지어는 엊그제 주택정책 나온거 인터넷에서는 별로 좋은 평이 안나와서 스트레스도 받았어요)
그런데 오늘 병원을 나서며
건강만큼 소중한게 없다는거 다시한번 깨달았고
오늘 하루 남하고 비교하지 않고 내 자신만의 행복에 집중하는게 답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마음에도 살랑이는거 같았어요.
병원근처 맛집에서 맛있는 점심 혼밥 하고
유명한 커피집에서 라떼 한잔 테이크 아웃해서
병원 근처 큰 공원에서 산책하고 벤치에 앉아 커피 마시는데
너무 행복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나머지 반일은 또 동네 병원 가요 ㅎㅎㅎ
나이 50대 초반이 되니까
진짜 돌아가면서 다 고장이 나네요.
병원 갈 일이 없던 40대가 좋았구나 싶고
그동안 실비보험 내기만 하고 한번도 받아본적 없어서 아깝다 싶었는데
이제 드디어 보험금 수령할 일이 자꾸자꾸 생기네요 ㅎㅎㅎㅎ
자꾸 아픈것도 짜증나고
아픈데도 이 나이에 일을 쉬지 못하고 계속 일해야 하는것도 짜증나고
모든게 요새 짜증스러웠는데
오늘 하루 갑자기 모든게 감사하게 느껴지네요.
이 마음 유지하고 살아가야겠다고
어쩌면 얄팍할지도 모르는 다짐을 해봅니다.^^
다들 행복한 오후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