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오늘 꽃게 사와서 해먹는데

에헤라이 조회수 : 3,546
작성일 : 2025-09-04 01:27:33

 

두 시간 걸렸어요.

꽃게탕을 좋아해요.

그래서 오늘 놀고 있는 남편까지 끌고 가서 꽃게를 한박스 사왔는데

집에 와서 상자를 열어보니 톱밥 안에 감춰져 있던 꽃게들이 

움직이더라구요.

이제까지 죽은 꽃게만 사서 먹었는데

처음으로 살아 있는 걸 사오긴 했는데 정말 저 게를 처리하는 일이 일이겠다 싶더라구요.

그래도 맛있게 먹겠다는 일념으로 가위로 집게발을 잘랐는데 

오나전히 자른 건 아니고 끝부분만 날렸거든요.

그러고 나서 다시 게딱지 떼고 솔질 좀 하려고 잡았더니

그 잘린 집게발로도 날 얼마나 강하게 잡는지

아픈 거 반 놀란 거 반해서 소리를 꽥 지르니 남편이 뛰어나와서

결국 남편이 집게발은 다 잘라주었죠.

그러고도 게들이 얼마나 강한지 계속 움직이고 그런 게를 저는 붙잡고 다른 발도 끝부분은 날리고

그랬는데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보아오고 먹어온 게라 그런지

저는 그냥 익숙한 식재료일뿐 아무 감정도 안 들더라구요.

근데 남편은 계속 미안하다고 내가 먹을려니 어쩔 수 없다는둥 

저는 뭔 소리야, 자연의 질서가 그런거지 무슨 미안이라느니 그만해 그러고도

다듬는데 무려 한시간 걸렸어요.

그 이후로 또 같이 넣을 다른 식재료 다듬고  해서 꽃게찌개 끓여서 먹기까지

또 한 시간이 소요됐지만 맛있는 식사였어요.

그거 안 한다고 내가 특별히 더 할 일을 더 할 거 같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을 때 

먹고 같이 먹을 사람이 있을 때 먹고 

제철에 먹는 게 남는거지 라는 마음으로 먹었는데

글 쓰면서 내려다 보니 손에는 여전히 아까 처음에 찝었던 그 꽃게집게발의 흔적이 남아있네요.

다음에는 냉동 꽃게를 살까 싶기도 하네요.

IP : 49.164.xxx.11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9.4 3:17 AM (219.254.xxx.170)

    전 그 살아 있는거 죽이는거 못하겠더라구요.
    냉동해서 기절 시키라던데..그것도 번거롭죠.
    그냥 손질해서 냉동된거 한번 사다가 양념게장이나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 2. ..
    '25.9.4 6:31 AM (61.43.xxx.11)

    대충 톱밥 덜어내고 박스 그대로 냉동실에 넣어서 얼려서 먹어요
    그냥은 도저히 손질 못하겠더라구요

  • 3. ㅇㅇㅇㅇㅇ
    '25.9.4 7:44 AM (175.199.xxx.97) - 삭제된댓글

    저도 어제 톱밥 게 먹었어요
    저는 장갑끼고 톱밥에서 살살 꺼내서
    싱크대 안에 다넣고
    물로 씻어내리고 씻을동안
    바로 찜통올려 끓을때
    째반에 뒤집어 넣고 뚜껑닫음

  • 4. ㅐㅐㅐㅐ
    '25.9.4 7:47 AM (61.82.xxx.146) - 삭제된댓글

    원글님 글을 읽으니
    뜨거운 해물탕에 들어간
    발버둥치는 산낙지를 보고
    어릴때 너무 무섭고 충격받아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다 산낙지와 냉동낙지의 맛차이를 알게 된 후
    사는게 다 그렇다는둥, 자연이 원래 그런거라는둥 하며
    양심의 가책없이 먹고 살고 있습니다 ㅠㅠ

    냉동꽃게는 단맛이 부족해 감칠맛이 없어요
    저희도 엊그제 중사이즈 열마리 손질부터 시작해
    남편과 둘이 먹고 치우는데 2시간 걸렸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9886 카레가루 추천해주세요 8 ㅇㅇㅇ 2025/09/04 1,199
1749885 드럼세탁기 얼마만에 한번씩 청소하시나요? 4 드럼세탁기 2025/09/04 1,573
1749884 최혁진 의원, 나경원 방지법 발의 12 싸가지없는5.. 2025/09/04 1,846
1749883 우리에겐 9월이 엄청 중요하죠 3 기운빠지네요.. 2025/09/04 3,168
1749882 7급 준비생들 초대박이네요 10 ㅇㅇ 2025/09/04 25,404
1749881 ㄸ꿈꿨어요  2 로또 2025/09/04 820
1749880 반찬 몇개 해 놓고 드세요? 9 2025/09/04 2,433
1749879 첫 부산여행 4박 여행가는데 일정을 어찌 잡으면 좋을까요? 9 이쁘니 2025/09/04 1,243
1749878 한학자가 문선명 부인이네요 17 부자되다 2025/09/04 4,664
1749877 노트북에 엑셀이 안깔려있어요 ㅠ 4 뎁.. 2025/09/04 2,082
1749876 오늘 본 어록 4 ㅓㅗㅎㅎ 2025/09/04 1,351
1749875 김치찌개가 왜 쓸까요? 25 궁금 2025/09/04 2,424
1749874 조국, "성추행 후 피해자 탓하는 '개'들이 참 많다... 43 ... 2025/09/04 15,513
1749873 달리기 5km 얼마정도 걸리시나요? 1 55 2025/09/04 1,485
1749872 만혼으로 결혼 잘 하신 분 계신가요? 14 .... 2025/09/04 3,579
1749871 카톡이 갑자기 다 날아갔어요 포렌식 업체 추천부탁드려요 3 급질문 2025/09/04 1,367
1749870 손현보 구속영장 6 하나님의뜻 2025/09/04 3,192
1749869 강미정이 쎄해요? 14 그러다가 2025/09/04 4,522
1749868 기차에서 먹을 도시락 32 ... 2025/09/04 3,569
1749867 강미정 이분 아나운서 출신 인가요? 어디방송이예요? 8 ... 2025/09/04 3,638
1749866 고등아이 학원 다 그만두기 14 .. 2025/09/04 2,743
1749865 질문) 서리태볶은거 4 ᆢ; 2025/09/04 748
1749864 이마트 뭐 사셨어요? 6 happy 2025/09/04 3,538
1749863 지금은 검찰 개혁과 내란범 처벌이 먼저다 17 지금 2025/09/04 827
1749862 새집 또는 리모델링 3 50대 2025/09/04 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