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 아들이 학교를 안 간지 2년째에요.
자퇴서에 싸인을 하러 학교에 가야하는데
발이 안 떨어집니다.
이제 학생이 아니게 되는 것이 너무 맘이 아파
차마 싸인을 못하겠어요.
길에서 교복 입은 학생들만 봐도 눈물이 쏟아집니다.
사춘기인줄 알았는데 그렇다기엔 시간이 너무 기네요.
부모에게 원망이 몹시 크고,
(궁핍하게 키웠다. 혼내면서 키웠다.
시가 문제로 부부 사이도 좋지 않고요.)
아이와 난폭한 전쟁을 치르고,
목이 쇠도록 애원도 해 보고...
제발 고등 졸업만이라도 하자라고 무릎 꿇고 빌어도 보고...
모든 것이 다 소용이 없네요.
2년을 입을 다물고 아예 묵언으로 삽니다.
상담도 받다가 무단으로 중단해 버리고.
운동 원한다 해서 등록해 줘도 무단으로 중단해 버리고.
모두 1년전 일이에요.
(저도 같은 센타에서 별도로 1년 상담을 받았고,
아이가 무단 중단을 해서 저도 1년후 종료됐어요.)
친구들은 학교에 가는데
밤낮이 바뀐 채로 살고 있으니...
(교우관계는 좋았고, 왕따 그런 것도 아니에요.
아이도 바른 아이라고들 주변에서 말합니다.)
저도 그냥 하루 하루를 버텨내 가며 살고 있어요.
밥만 해 놓고 출근해요.
내가 왜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렇게 세월을 헛되이 보내고 있는 아이가 밉습니다.
아이의 미래가 너무 걱정돼요.
부모는 늙어가는데.
정년이 코앞이라 경제력도 상실해 가는데...
어두운 터널의 끝이 안 보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