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친구가 별로 없어요.
사회생활에 문제가 있는건 아니고
지방에서 살다 서울로 학교를 다니기도 했고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다보니 꾸준하게 만나고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없는거죠.
골프는 회사사람들하고 나가고 술을 안좋아하니 회식도 꼭 가야하는 회식만 참석하고
집에 일찍와요. 전형적인 공대생 스타일이다보니 문화컨텐츠에도 크게 관심없고
회사일, 골프, 시사 이정도에만 관심 있는듯 해요.
그러다보니 주된 이야깃 거리가 늘 아이들 혹은 시댁이야기에요.
엄마가 아버지가 누나가 형이 동생이...
결혼 20년이 훌쩍 넘으니 이제는 시댁가족들의 역사, 추억담 이런거 지긋지긋하게 많이 들었어요.
그렇다고 엄청 효자도 아니고 마마보이도 아닌데 딱히 만나는 사람이 없으니
새로 듣는 이야기도 없고 화제가 없다보니 그나마 고정적으로 통화하고 카톡하는 부모님,
형제들 이야기를 하는거 같아요.
그런데...전...지겨워요... 나름 노하우가 생겨 걍 흘려듣는 저만의 방법도 생겼지만
어제 산책하는내내 또 시댁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가방속 이어폰 꺼내서 끼고 싶은거
겨우 참았어요. 친구들하고 이야기할때는 문화,예술,정치,경제,재테크,연예인,여행...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를 다양하게 하는데 늘 일관된 이야기만 하는 남편이 뭐가 재미있겠어요.
나이들면 부부사이 좋은게 최고라는데 마음이 점점 멀어져 갑니다.
골프는 같이 하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