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칡잎을 뜯으며...

여름이간다 조회수 : 1,234
작성일 : 2025-08-28 15:45:12

주말 아침이면 대충 양치와 세수만 하고

모자를 눌러쓰고는

아파트 뒷편 낮은 산자락에 만들어진

황톳길에 맨발 걷기를 하러 가요

 

열심히 사십분 정도 걷고 나서는

다시 집으로 돌아올때

아파트로 바로 내려오는 계단 길을 선택하지 않고

뒷산 나무 숲길을 둘러서 내려오는데

여기엔 칡넝쿨이 엄청 많아요

 

사람이 거니는 길 한쪽으로 휀스를 해놓아서

그 휀스 안쪽으로 나무를 타거나

휀스를 감아 타고 오른 칡넝쿨이 엄청 많은데

번지는 속도가 어마 무시한 칡넝쿨이

반가운 풀종류는 아니지만

저는 또 밉지만은 않아요

 

시골 태생이고  지금도 본가가 시골인 저는

초등 고학년때까지 불을 때고 살았는데

아버지 따라 산에 나무하러 가면

나무를 동여매는 끈이  볏짚으로 만든 새끼줄이거나

그게 아니면 산에 널린 칡넝쿨 줄기를 쪼개 엮어서

끈을 만들어 나무 짐을 묶어서

지게에 올려 짊어지곤 하셨어요

 

또 칡잎은  생각지도 못하게 산딸기를 좀 따거나

먹을 수 있는 열매를 땄는데

담을 곳이 없으면  

넓데데한 칡잎 몇잎을 몇겹 깔아 담아서 

주머니처럼 묶어 들고 오기도 했어요

 

여튼  그런 칡넝쿨이 꽤 많은 곳인데

근래에 제가 칡잎을 자주 이용할 때가 있는데

쑥개떡을 찌거나  만두를 찔때

칡잎을 깔고 찌거든요

 

그래서  맨발걷기를 한 후 산자락 숲 길로

내려오면서는 크고 넓은 칡잎을 좀 뜯었어요

한참 칡꽃이 절정일때라

칡꽃향이 어찌나 달콤하고 좋던지...^^

 

이제 곧 칡꽃은 지고 잎은 시들어 가겠죠

 

 

 

 

 

IP : 222.106.xxx.18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5.8.28 4:42 PM (118.130.xxx.125)

    자연속의 생활 좋아요.
    저도 어릴때 산딸기 따서 칡잎에 담아오던 시절이 있었어요.
    손톱에 봉숭아물 들이고 언니가 칡잎 돌돌 말아
    실로 동여매 주었던 기억도 있고요.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동여맨 칡잎이 빠져나가
    시들시들 말라 어딘가에 뒹구는데
    손가락엔 빨갛게 봉숭아물이 들어 있었죠.

  • 2. ㅇㅇ
    '25.8.28 4:43 PM (118.130.xxx.125)

    집옆 아까시나무를 타고 올라 붉은 자줏빛으로
    피던 칡꽃도 기억나는데
    꽃이 이 무렵에 피는군요.

  • 3. ㅐㅐㅐㅐ
    '25.8.28 4:50 PM (61.82.xxx.146)

    와, 이 글 안 놓치고 읽게 되어 다행입니다

    자연에 이제야 관심이 생긴 도시태생 50대인데
    시골남편과 출퇴근길에 두리번 두리번 주변 자연을 보며 얘기하게되었어요
    얼마전 칡넝쿨에 대해 남편한테 얘기를 듣고 칡이 너무 밉더라고요
    듣고 살펴보니 온 천지가 칡판이더군요

    나무 입장에서 자기몸을 칭칭 감고 있으니 얼마나 갑갑하고 싫을까싶어
    미워했는데 ㅎㅎ. 원글님 글 덕에 미움이 좀 가셨습니다
    저도 기회있으면 칡잎을 이용해볼게요
    오늘 퇴근후 남편한테 얘기해줘야겠어요

    참, 내일 출근길에는 칡꽃도 찾아볼게요

  • 4. 원글
    '25.8.28 5:14 PM (222.106.xxx.184)

    ㅐㅐㅐㅐ님
    사실 남편분 말씀에 더 동감이 가긴 해요.^^
    칡넝쿨이 정말 너무 쉽게 많이 번져서 나무도 죽고
    좋은 것보다 나쁜게 더 많긴 합니다.

    제거 하기도 쉽지 않고 골칫덩이긴 하죠 ^^;

    칡꽃이 엄청 피어 있길래 따다가 칡꽃청 담고 싶은 걸 참았어요
    산이라 모기도 많아서 여기저기 헌혈한 관계로..
    칡꽃청 담으면 향이 정말 좋아서 저 어렸을때 엄마가
    한번 해주셨던 기억이 있거든요.


    충분히 사용하고도 남을 정도로 칡잎 뜯은 거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7145 눕코노미 진짜 누워가나요? 4 ㅁㅁ 2025/08/29 3,490
1747144 나르성향 지인... 왜 이러는거죠? 3 ## 2025/08/29 3,450
1747143 챗지피티 핸폰에서 1 챗지피티 2025/08/29 1,284
1747142 지갑분실했는데 카드신고는 각각 하나요? 3 ... 2025/08/29 1,666
1747141 식당주방알바로 때낀 양말 세탁법좀~ 6 지맘 2025/08/29 1,987
1747140 서운함, 단념, 걱정, 분노, 피곤함-딸에 대한 나의 마음 11 대학생딸 2025/08/29 3,460
1747139 다시보는 드라마들 있으신가요 26 ㅗㅗㅎㅎ 2025/08/29 4,495
1747138 화합은 개똥이다 단죄해야한다 도올 5 2025/08/29 1,429
1747137 (스포유)앤저스트라이크댓 캐리브래드쇼안녕 5 ㅇㅇ 2025/08/29 1,252
1747136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수석 부지회장 박정혜입니다. 5 ../.. 2025/08/29 1,909
1747135 50대중반, 이제 부페 못 갈 것 같아요. 55 손해 2025/08/29 23,977
1747134 레몬즙, 뭐로 드시나요? 7 추천바래요 2025/08/29 2,470
1747133 자녀가 대학생이 되어도 자랑하는건 여전하네요 26 bbb 2025/08/29 6,138
1747132 잠실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중 가장 좋은단지 18 삼총사 2025/08/29 3,393
1747131 다이어트 보조제 다 필요없고 식이가 100%네요 4 단식 2025/08/29 3,767
1747130 1000칼로리 1 어쩐대요 2025/08/29 1,562
1747129 정신과 전문의 계세요? 나르시시스트가 정신과에서 치료가 되나요?.. 10 .. 2025/08/29 3,478
1747128 톳밥에 콩넣어도 되겠죠? 불금 2025/08/29 674
1747127 순풍산부인과 미달이 아빠가 인기 캐릭터였어요? 24 ㄴㄹ 2025/08/29 4,401
1747126 고수님들! 영어 한 문장 부탁드립니다. 3 프로방스 2025/08/29 1,119
1747125 저녁 뭐 드시나요? 6 내가만든건뭔.. 2025/08/29 1,839
1747124 저는 이런거 좋아요! 개콘 아무말대잔치 1 ㅇㅇ 2025/08/29 1,198
1747123 경계석 들이받았다가 전기차 '펑!'…번쩍하더니 4시간 동안 '활.. 6 유튜브 2025/08/29 4,389
1747122 시어머니 편만 드는 남편때문에 이혼하고 싶다고 글 올렸는데요. 17 이혼 2025/08/29 5,162
1747121 조국 “전북도민, 무조건 민주당 말고 후보 꼼꼼히 살펴주길” 32 .. 2025/08/29 2,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