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게시판에 자랑해요.
사실 자랑할 거리도 아니지만 그래도 기뻐요.
2년전 가을, 10월에 고1 여학생을 맡게 되었어요.
저랑 한달가량 수업하고 5등급이 나왔어요.
저는 넘 슬펐지만, 아이는 좋아했대요.
성적이 오른거라고 해요.
말은 안했지만 6-7등급정도 되었었나봐요.
그리고나서 1학년 기말고사와 2학년을 내내 보냈어요.
어휘는 중학생어휘부터 차근차근 다져갔고
해석은 주어 동사 찾는것부터 가르쳤어요.
주2회 한시간 반씩 수업이라 문법은 건너뛰고, 중요구문 나올때만 간략히 설명했어요.
부정사, 동명사 이런것도 헷갈려했지만,
아주 중요한 부분(해석관련)은 반복해서 나올때마다 하고
어휘와 해석하는 법에 최선을 다했어요.
일대일로 자세하게 해석하도록 시켰어요.
일단 기본이 되어야 문제푸는 요령도 배울 수있다고 생각해서 기본기를 반복했어요.
하지만 2학년 내내 아이는 5등급을 내리 찍었어요.
어휘는 반복을 10번쯤 해야 자기걸로 만들더라구요.
어휘를 반복하고, 한줄한줄 해석하고, 그 지루한 거를 계속 시켰는데
어느순간 아이가 실력이 올라가는게 보였어요.
문장도 잘 보고, 어휘도 늘었어요.
그런데 5등급을 내리 찍은 이유는....시간이 부족했어요.
처음에는 찍어가며 5등급이었다고 하면
이제는 풀면 좀 더 점수가 나오는데 한줄한줄 시간이 부족하니 점수가 안나오는거예요.
어느 순간, 이제는 속도, 요령, 스킬을 가르쳐야 겠구나 싶더라구요.
겨울방학때부터 조금씩 스킬을 가르쳤어요.
3학년 첫 모의고사 79점으로 아쉽게 3등급 받았어요.
중간고사 3등급, 기말고사는 2등급인데 합산 3등급이 나왔어요.
6월 모의고사는 72인가로 3등급이 나왔어요.
하지만 우리 둘은 지금 2등급이 목표예요. 가능할거 같아요.
문장보는 실력이 늘어났고, 그렇게 되니 어법문제도 맞추게 되더라구요.
이제는 스킬이 들어갈 때죠.
아이랑 매번 시간 재서 문제풀고, 해답찾는 스킬 연습하고,
정답이 있는 부분은 꼼꼼히 해석하고, 아주 재미있어요.
아이한테 중학교 어휘 가르치다가, 요즘 이런 수업을 하니 넘 재미있고 신나요.
아이한테 말해요. 목표는 높게잡고, 실전에서는 편안히.
우리는 2등급이 목표다 알지?
하지만 시험볼때는 그런생각할 필요 없으니 편하게 봐.
결과는 어쩔수 없는거니까, 긴장하지 말고!
이제 곧 9월 모고가 다가옵니다.
아~~~ 2등급 한번 콕 찍으면 좋겠어요.
아이에게 얼마나 동기부여가 될까요.
갑자기 다음 수업에 뭘 더 시켜볼까 하는 고민을 하다
생각나서 글 남겨 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