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글 올린 적이 있는데 저는 결혼 20년 넘었고 아이가 둘 있어요.
결혼하고 거의 전업주부로 지내다 남편의 수억대 주식실패로
경단 15년만에 최저시급 받고 좀 고된 일을 시작했어요.
성인이 된 아이들은 대학을 못 가고 알바만 하고 있는 상황이고,
뭔가 배운다 하지만 영 신통치 않고 돈만 낭비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런 상황이 저도 답답하지만 받아들이고 열심히 살려고 애쓰고 있어요.
서론이 길었네요.
문제는 작년 이맘때쯤 시댁 가기전 남편과 크게 싸웠어요.
어머님이 제가 시댁에 소원하고 애들 교육을 잘못 시킨다고 한소리했나봐요.
참고로 남편은 한시간 거리인 시댁에 무조건 일주일에 두번 가고 통화도 거의 매일 해요.
그리고 형님네도 10분거리 근처에 살아서 형님이 잘 챙겨주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저도 형님이 시댁에 잘 하는 건 인정해요.
형님은 어른들이 좋아하는 성격에 직업도 전문직이고 아이들도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 갔으니
비교가 되는 건 당연한거죠.
그래도 저는 남편이 자주 시댁에 가고 연락을 하니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남편과 어머님은 그게 아니었나봐요.
결혼초부터 한번씩 형님(형수님)과 비교를 당했어요.
그날도 시댁 방문전 형님과 비교로 남편과 싸워서 마음이 안 풀린 채 시댁에 갔는데요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시댁에서 남편이 형님과 자꾸 비교를 해서 속상하다 했어요.
제 얘기를 듣고 어머님이 형수가 너보다 잘 하는 건 맞지 않냐
그리고 니가 아이들 교육을 너무 못 시켜서 걱정된다..
여기까지는 괜찮았어요. 사실이니깐요 ㅠ
그다음 어머님의 말은 좀 충격이었어요.
너는 남편 불만이 많은 데 왜 내 아들과 같이 사냐..
그것도 20년 넘게 산 며느리에게 한 말이라 더 충격으로 다가왔던 거 같아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데 제가 이성을 잃고 집으로 와 버렸어요.
집에 와서 남편과 또 한바탕 했고요.
언제나 남편은 어머님의 편에 서서 니가 시댁에 노력을 하지 않는건 맞지 않냐
형수님께 볼 면목이 없고 너무 죄송하다.
그리고 며느리가 못 하면 시어머니가 안 보는 건 당연한 거다 이러는거에요.
남편의 말에 더 화가 났어요.
제 마음은 남편만이라도 곰살 맞지 않은 성격이라도 이해해 주길 바랬고
어머님이 없을 때는 저를 위로해주길 바랬는데 너무 속상했어요.
시간이 지나도 상처는 그대로 남아 있고 여전히 시댁식구들을 못 보겠어요.
사실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 말이 맞구나
시어머니에게 본인 아들이 우선이구나.
며느리가 못 하면 안 보는 게 맞지.. 이런 생각이 드는데
남편은 한번씩 시댁에 밥 먹으로 가자고 하네요.
이번 주말 유학 간 시조카가 한국에 들어온다는데 마음이 내키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