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또 싸우기 시작한다..
언제나 그렇듯
어린 나의 심장은 콩닥콩닥 뛰기 시작하고
이대로 또 엄마가 나를 버리고 떠날까
어찌할 바를 몰랐다
짐을 싸서 남동생의 손목을 이끌고
부리나케 대문밖을 나서는 엄마를 따라
슬리퍼가 짝짝이인줄도 모르고 뛰기 시작했다
가까스로 택시를 타고 떠나려는 엄마손을 붙잡고
나도 좀 같이 데려가면 안되냐고 울며 매달렸지만
''이 년이 왜 이래!!'' 하며 내 손을 뿌리치고
엄마는 떠났다
정갈한 바가지 머리에 소 눈처럼 크고 맑은 눈의
남동생은 택시 뒷좌석 차창으로 나를 보며
울며 멀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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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와 까진 손등에 빨간약을 바르며
한참을 울고 있었지만
술에 취한 아빠는 두만강 푸른물을 하염없이 부르고있었고
언니와 여동생은 미동도 없이 책만 보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