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 첫번째 행복은
(예상을 하고 계시겠지만)
아이들을 임신하고 낳고 키우던 그 시절입니다.
그냥 행복했던 게 아니라 하늘 위로 구름을 타고 다니는 것 같은 행복, 진짜로 미치게 행복했어요.
그리고 앞뒤로 사연을 많습니다만 생략하고
저는 지금 제 인생에서 두번째로 행복합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까 돌아가신 제 부모님에게 죄송하네요.
부모님께 너무도 감사하고 또 늘 그리워하고 있지만
그 시절이 미치게 행복했던 것 같지는 않아요.
격동의 시절도 있었고 눈물나는 시절도 있었으나
제 마음 속에 잔잔하고 든든하고 강인했던 나의 배경 같았던 부모님.
지금은요.
제가 그 잔잔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긴 세월을 함께 하는 동안 좋을 것도 싫을 것도 없이 그야말로 인생의 동반자로 살고 있는 남편.
늘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성인이 된 자식들.
그리고 여전히 내가 쓰임이 되고 있는 나의 일.
여름이어서인지 볼 때마다 새 순이 쑥쑥 자라는, 내가 애지중지 바라보는 화초 몇 개.
그리고 푸른 하늘.
화초들의 새순을 찾아서 그 연두빛에 감탄하며
어제도 행복했고 오늘도 행복하겠지요.
화초들을 오래 바라볼 만큼 한가하지는 않습니다.
잠깐씩이지만 푸른 잎을 바라보는 일은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