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82쿡에 돌아가신 형부이야기를 썼는데
어제 언니가 언니의 며느리(나에게 질부)가 그 글을 읽고
많이 울고(질부는 시아버지를 뵌 적이 없음)
또 조카에게
보여주니 대학생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조카도
많이 울었다는 이야기를 해서 너무 놀라서
대체 82쿡은 익명인데 질부는 그게 어떻게 돌아가신 자기
시아버지의 글이고 이모인 내가 쓴 건지 알았는지
대체 어디서 본건지 언니에게 물으니
언니는 어느 사이트에서 며느리가 본 건지는
모르겠다면서
질부가 다른 글도 읽었다며
내가 또 남편을 잃은 큰언니에 대해
가슴 아파하는 글을 썼는데 그 글도 봤다는
말을 해서 도저히 질부에게 직접 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물론 형부나 언니에 대해 안좋은 이야기는
전혀 없는 글이었지만 소소하게 쓰는 일상글도
많기에 누군가가 계속해서 읽고 있다는건
나로서는 심각한 이야기였다 더구나 조카며느리가
읽고 있다니
형부이야기는 최근에 82에 썼고
그 익명의 글을 조카며느리가 어떻게
찾아 읽었는지가 너무 궁금해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조카며느리의 전화번호가 당연히 없어
예전에 문자한적 있던(결혼선물 보냈던) 카톡으로
문의를 드리니
조카며느리는 시어머니댁에서
내가 사비로 출간했던 오래전 책을 보고
그 책을 한권 사려고 책제목 검색을 했더니
어머나 공개로 적은 모든 글이 줄줄이
뜨면서 조카며느리는 오래전에 쓰다가 버려둔
내 블로그에 갔고
2019년 형부가 돌아가시고 쓴 글
혼자 남은 언니에 대해 쓴 글을 읽고
한번도 보지 못한 시아버지
혼자 남아 살아간 시어머니에 대한 글을
읽으며 울고 그걸 조카에게 보여주고
조카도 그 글을 읽고 울었다고 했다
(82에 썼던 글을 본 게 아니었다)(다행이라면 다행)
시시콜콜한 일상글을 쓰는 블로그였는데
죄다 공개글이었고 나쁜? 글은 없지만
시답잖은 농담이나 우스개소리 하는 걸 좋아해
품위없는 시이모의 일상이 조카며느리에게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는 것에 너무 놀라며
과연 글쓰는 것을 좋아해 그 동안 온라인에
써올린 그 많은 글들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카며느리가 읽었던 것처럼
과연 나는 모르는 채
나를 아는 사람들은 얼마나 읽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글 말고 내 일상글을 온라인에 이렇게
계속 쓰는게 맞는 것일까하며
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
(조카며느리 82쿡에는 안 오는거지)
(썼던 글들 중 쓸데없는 글들은 시간날때 좀
지워나가야겠다)
(조카며느리 말고 다른 사람은 안 왔으면 좋았겠다
간절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