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타고 있는 건 국산 대형 세단이고 10년 탔습니다.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잘 굴러 갑니다. 그런데 남편이 차를 바꾸자고 하네요. (10년 탔으니 바꿀 때 됐다.)
저는 차에 별 욕심이 없어요. 내가 좋은 차를 타고 싶다는 욕망도 별로 없고, 남들이 좋은 차를 탄다고 해서 딱히 부럽지도 않아요. 제가 뭐 대단히 소탈하고 소박한 인간이라 그러는 건 아니고, 그저 차에 관심이 없고 잘 몰라서 어떤 차를 봐도 그 차가 무슨 찬지 몰라서 그렇습니다. 나중에 주변에서 저 차가 일억짜리야, 이억짜리야 팔천이야, 이러면 저도 우와, 하고 새삼 한번 더(사람이 아니라 차를) 쳐다보긴 하지만, 돌아서면 까먹습니다. 차를 잘 기억하지 못해요. 형태, 공간 기억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스스로 느낍니다.
차에 관해서는 딱 한가지의 요건만 있습니다. SUV는 싫고 세단이 좋다. 끝.
차에 막 1억 2억씩 얹을 생각도 없으니 외제차를 살 생각은 없습니다. (비싼 차에 대한 비난 아닙니다. 그냥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겁니다.)
이래저래 살펴보다 그럼 제네시스 G80을 사자 했어요.
남편은 G80 운전석이 불편하다고 자꾸 투덜대요. 주 사용자는 저고 남편은 지하철 출퇴근자, 하지만 장거리를 가야하는 가족 여행등에서는 남편이 주 운전자예요.
그러면서 GV70을 살까 하는데, 저는 SUV가 싫고요, 남편은 GV70이 너무 작고 여러워서(이거 경상도 사투린데 알아듣는 분 계실까요.) 싫다고 합니다.
지금 타고 있는 차가 문제가 있어 바꾸려는 게 아니니 그럼 그냥 좀 더 생각해 보자... 하고 저는 무심히 넘기고 있는 중인데, 남편은 이제 GV80에 꽂혔어요. 차가 눈 앞에 아른거린답니다.
저는, SUV가 싫고, 게다가 GV80은 또 너무 커서요. 굳이??? 이러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니까요, 여기서 제가 물어보고 싶은 것은.
어느 차가 더 좋다 덜 좋다. 이걸 떠나서요.
아내는 차에 별 취향이 없고, SUV는 싫다, 하지만 SUV를 타라면 죽어도 싫어! 이건 아니야... 선택하라면 세단이야. 정도고요. 다만, 주 사용자가 아내입니다.
남편은 차에 관심이 많고(저 차는 2억 짜리야, 저 차는 1억 5천이야.... 이러는 건 남편이죠. ㅎ) 차에 욕심도 있어요.
이런 상황이라면 남편 취향에 맞춰 GV80을 사는 게 맞을까요, 아내 취향에 맞춰 G80을 사는게 맞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