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에 엘베를 탔어요
저는 피아노 연습하러, 남편은 출근길
저희집은 탑층 바로 아래인데 탑층에서 내려오는 엘베였어요
문이 딱 열렸는데 쿠팡 보냉가방과 누런 박스들이 한가득 가슴높이까지 카트에 실려있더라고요
언뜻 보고 이삿짐 들어오는줄..
엘베 버튼이 박스들에 가려져서 안보일 정도였는데 뒤로 손을 넣어 지하 주차장 층을 눌렀죠
누르면서 얼핏 보니 아무 층도 안 눌러져있는거예요
아~ 우리 먼저 가라고 그런거구나
사실 엘베가 꽉차게 실린 박스들을 보고 난감하단 생각이 0.1초 들긴 했거든요
지하 2층에 내리면서 남편은 "수고 많으세요~", 저는 "감사합니다", 그분은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서로 인사 한마디씩 하며 문을 나섰고 엘베는 다시 올라가고...
엘베 안에서 다들 입다물고 얼굴도 보지 않았지만 목소리엔 분명 미소가 느껴졌어요
별거 아니고 많은 분들이 그리 하셔서 당연하다 생각할 수 있는데 아침부터 짧은 인사 몇마디 주고받은게 왜 이리 기분좋은지^^
덕분에 피아노도 아주 가볍고 유쾌한 마음으로 잘 쳤어요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건 거창한게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봤어요
오늘 저도 짧고 기분좋은 말들 한번씩 건네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