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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첫친구2

연두연두 조회수 : 1,462
작성일 : 2025-07-28 20:19:38

 

 

친구의 어머니는 몸이 자그마하고 눈이 큰 예쁜 분이셨다

친구의 아버지는 어머니와는 반대로 몸이 컸다 아버지는 공무원이셨다

친구의 집에는 어머니를 닮아 예쁜 누나들과 잘생긴 형이 있었고

오래 앓고 계시는 할머니가 계셨다 할머니는 거동을 못해 누워 계시고

기저귀도 차고 있었다 

일으키는 것 먹이는 것 기저귀가는 것 모든 것을 친구의 어머니가 했다

작은 몸으로 거대한 큰 몸을 일으키고 닦이고 기저귀를 갈면

할머니는 소리를 지르고 욕을 했다

할머니는 무서웠다

 

 

모두들 학교에 가고 집이 텅 비고 친구와 내가 마당에서 놀고 있으면

할머니가 친구의 어머니에게 소리를 지르고 행패를 부렸다

작은 몸으로 묵묵히 그 일을 견디는 것이었다

그 집의 모두가 나를 예뻐해주었다 

친구의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너희집 우리집 구분없이 살았다 하루도 심심한 날이 없었다

 

 

가끔 밤에 와장창 하고 물건이  깨지는 소리가 났다

술을 마시고 들어온 친구의 아버지가 마당으로 물건을 내던지는 소리였다

친구의 어머니가 할머니를 잘 돌보지 못한다고 아내를 때리고 물건을 부수는 소리였다

아주머니가 도망쳐 우리집으로 왔다

무화과 나무 밑 장독대에 아주머니가 숨었다

술취한 아저씨가 제풀에 지쳐 잠들기를 기다리며

자그마한 몸에 큰 눈을 가진 젊고 예쁜 친구의 어머니는 남편을 피해

장독대에 숨었다

 

아무리 집에 들어오라고 해도 들어오지 않고 오들오들 떨며

장독대에 몸을 숙이고 숨어 있으면 나는 마음이 아파서 마루 끝에 서서

아주머니를 바라 보았다 저렇게 좋은 아주머니를 때리는 아저씨와 아들에게 고자질해서

싸움을 붙이는 할머니가 싫었다

 

밤이 깊고 집이 조용해지면 아주머니는 집으로 돌아갔다

아침이 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밥을 해서 아이들을 먹여 학교에 보내고

수돗가에서 빨래를 했다

 

할머니가 언제 돌아가셨는지는 모르겠다

친구의 집이 먼저 이사를 갔고 우리집도 이사를 갔다 4학년때였다

 

 

우리는 예전처럼 지내지 않았지만 엄마들은 여전히 친구였고

주기적으로 만나셨다

 

 

우리는 전학간 학교에서 다시 만났지만 한번도 같은 반이 되지 않았다

2학년 어느 날 우리반에 나를 데리러 오지 않은 그 날부터 우리는 

한번도 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교문에서 만났을 때. 6학년때.

언제나처럼 모르는 사이인 것 처럼 지나가려는데

내 첫친구가 나를 불렀다

 

 

 

 

첫친구 3부로

IP : 220.119.xxx.2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5.7.28 8:25 PM (14.5.xxx.216)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4년만에 아는체 한 이유는 뭘까요
    불러서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요

  • 2. ㅠㅠ
    '25.7.28 8:26 PM (223.39.xxx.197)

    그 집 아버지는 참 ㅠㅠㅠㅠ 친구 어머님이 너무 안쓰러워요

  • 3. ..
    '25.7.28 8:28 PM (121.137.xxx.171)

    어린시절이 참 중요합니다.
    친구어머님을 보고 안쓰러워하는 어린소녀가 참 맘이 이쁘네요.
    근데 같은 학교로 전학을 가다니.
    친구가 남편이 됐을까요?

  • 4. ..
    '25.7.28 8:58 PM (39.7.xxx.140)

    친구의 엄마 얘기, 넘 가슴 아프네요.
    내일까지 기다려야 하나했는데 2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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