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중3 학생을 상담했습니다.
'입시와 관련없이, 진로 관련으로 이야기해달라'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어머님과 가족들이 걱정이 많으시더라구요.
이야기 나눈 결과
해외에 거주하는 친구답게
천진난만하고 별다른 생각이 없었습니다(이건 전혀 문제가 아닙니다).
운동을 좋아하고(문제될 게 없습니다)
과제집착력이 대단합니다.
에세이 하나 붙들고 일주일 동안 할 정도로요(문제될 게 없고, 대단한 장점입니다).
공부는 중간 정도 하구요(문제될 게 없습니다. 물론 고등학교 가서는 열심히 해야죠. 그런데 현 시점에서는 괜찮습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단 하나의 문제없이
장점만 가득한 착하고 성실하고 순수한 학생이었습니다.
저는 미래 불확정성, 자존감, 돈에 대한 거부감, 규칙적인 생활, 독서의 중요성 등 마인드 중심으로 말해주었어요.
어머님과 가족들은 왜 이 학생에 대해 걱정이 많았을까요?
저도 사실, 왜 그렇게까지 걱정하시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자기 취향이 확고하고
목표에 집착적인 사람은 결국 무엇이든 해냅니다.
만약 이 아이가 우리나라에 있었다면
오히려 공부라는 이름 아래 이 소중한 장점들이 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이 학생은 잘 클 겁니다.
이 학생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을 떠올려 보셨으면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요?
원래는 말레이에 있는 이 학생과 비슷했을 것입니다.
천진난만하고(중고등학생이 세상물정을 다 아는 게 슬픈 일이죠)
성실하고(본인이 좋아하는 걸 찾았다면 성실할 겁니다)
목표지향적이고 집착적이며(본인이 좋아하는 걸 찾았다면 그것에 파고들 것입니다)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원래는 아무 문제가 없던 아이들이었는데
우리나라의 독특한 현실 속에서
여러 어려움이 생겼을지도 모릅니다
국어는 어떻고
수학은 어떻고 ...
공부 중요하죠.
대학 잘 가면 너무 좋습니다.
제 직업은 학생들 대학 보내는 일입니다.
그런데 항상 숫자로 보이는 성적 이전에, 인간적인 면을 보려고 합니다.
잘 안 되지만 노력 중입니다.
저의 아이들에게 '오늘 어땠어?'라고 물어보면
학원 진도와 숙제부터 답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돌려서 다시 물어봅니다.
별일 없었냐?
즐거웠던 일 뭐냐?
힘들었던 일은 뭐냐?
친구 누구랑 친하냐?
믈론 공부 얘기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질문에서 공부를 빼면 조금 더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성적에 따라
스스로를 평가하는 게 아니고
자기라는 사람 자체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은
대한민국에 특수한 상황 때문에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소통 면에서 익숙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반면, 자신을 숫자로 규정하는 것에는 매우 익숙하죠.
몇 점, 몇 등급, 몇 등
저는 이따 아이들 오면
오늘 즐거웠던, 힘들었던 상황에 대해 이야기 나눌까 합니다.
아래는 최근 봤던 영상 중에 가장 감동적이어서 공유해드립니다.
(문제가 되면 삭제할게요. 저랑 상관없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