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플라멩코에 대한 기억들

ㅇㅇ 조회수 : 992
작성일 : 2025-07-20 08:46:36

뉴욕여행기가 있어 저도 적어봅니다

유럽여행카페에 누가 세비야 스페인광장의 플라멩코거리공연 영상을 올려놨더군요

그영상에 제가 인상깊었던 할머니가 나와 어찌나 반갑던지요

 

20년전에 세비야에서 플라멩코를 작은 창고극장에서 처음봤어요

그전까지 티비에서 가끔 보며 남녀의 사랑을 노래하고 춤추는 에로틱한 춤!이라고 혼자 생각하다가 현지에서 공연을 본거죠

남녀노소라고 할까요

남자 여자 젊은사람 나이든사람 구성원도 다양하고 알아듣지 못했지만 인생에 대해 얘기하는거다 춤과 노래보다는 서사시에 가깝다는걸 느꼈어요

특히 노회한 집시여성무용수와 나이든 남성가수가 처연한 느낌으로 다가와 한국근대소설에서 느끼는 인생사 굴곡과 겪어냄 이제는 다 털어내고 담담하게 옛일얘기하는듯한 장면

왜그리 처연하던지 가슴시린 기억이 있었어요

저혼자만의 감정이입이겠지만

플라멩코란 그런거였어하며~~

두번째 세비야갔을때도 다른 창고극장에서 공연을 봤어요

현란하고 실력있는 플라멩코 학교에서 수련받은 공연이었고 동행은 극찬을 했는데 저는 뭔가 좀 기교만 많은듯하다하며 좀 아쉬웠어요

그러다 스페인광장에서 할머니 공연을 만난거죠

이곳가신분들 보셨을거예요 여행기에 자주 등장합니다

여성무용수가 3명있는데 중간에 나이든 집시여성도 매력적이었는데 저 김수미할머니(제가 붙인 별명)에게서 20년전에 느꼈던 감정을 느꼈네요

늙어서 몸동작도 크지못하고 유연미도 떨어지지만 왕년의 관록을 느낄수 있던 귀엽기조차했던 할머니춤을 오래동안 사랑의 눈으로 봤답니다

나무발판위에서 발동작할때 구두굽 소리가 스페인광장에 울려퍼지는 공명도 참멋진(저 할머니는 땅바닥을 넓게쓰며  춤춥니다 구름판을 쓰지는 않아요 ) 팀이었어요

학교에서 배운게 아닌 구전과 도제식으로 배운 스타일같더군요

우연히 만난 거리공연에 참 뭉클했고 나는 이런 스타일을 더 좋아한다는걸 알았죠

그라나다에서 간 집시마을은 작은 민속촌처럼 세팅해놨어요 대장간집 그릇만들던집 양잠해서 옷만들던집..

산에서 바라보는 확 트인경치도 좋아요

그런데 마지막집 구석에 오래된 필름으로 된 기록영상을 틀어뒀는데 거기에 빠져서 20분정도를 봤답니다

공동체에서 어떻게 플라멩코 댄서들이 훈련되는지, 자기들 축제에서의 공연장면, 전설적 미모의 여성댄서도 나오고..

압권은 마지막에 나오는 나이든 여성가수가 앉아서 박수치며 노래하는데 딱 접신하는 느낌이었어요

예술의 감정이 절정에 오르면 신과 만나는구나~

내려오면 동네 여러곳 플라멩코 공연장이있어요

오전에 알함브라갔던터라 너무 피곤해 그냥 왔는데 세비야와 비교해볼걸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영상에서 할머니를 뵈서 반가와 적어봤어요

 
 
 
 
IP : 49.166.xxx.22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1
    '25.7.20 8:56 AM (58.123.xxx.102)

    전 그라나다 소극장에서 봤는데 갑자기 숨멎 하는 순간이었는데 그 때 딸아이랑 나랑 진짜 와~~~
    하는 순간이 있더라구요. 진한 감동으로 밀려 왔어요. 원래 계획은 저도 세비야에서 보려고 했었거든요.

  • 2. 와 반가워요
    '25.7.20 9:47 AM (118.235.xxx.108)

    저도 작년에 스페인 가서 나이 지극한 중년 여성의 플라멩코를 보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나서 공감한다고 말씀드리려고 댓글 달아요
    젊은 여성의 춤도 봤지만 인생 희노애락은 다 겪은듯한 여성의 날씬하진 않지만 노련미와 경륜이 느껴지는 몸으로 표현하던 모습, 얼굴 표정과 눈빛에 담긴 열정과 애환, 손가락 끝에서 흘러나오는 인생 이야기가 들리는듯 넘 감동적이었거든요
    스페인 광장애서도 중년 여성의 바싹 마른 몸으로 춤의 기술은 일찌감치 초월해서 느끼는대로, 드러내고 싶은대로 움직이는 여유있는 춤을 지켜봤는데 그 역시 좋았어요
    나중에 꼭 다시 현장에서 직접 보며 다시 느끼고 싶어요
    그리고, 그런 춤을 보며 가슴 깊숙히 끊어오르는 공감, 고양된 마음을 duende라고 부른다고 스페인사람이 얘기해주는 걸 들으니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걸 느끼는구나 싶었죠

    스페인 이야기가 나오니 반가워 저의 스페인 여행기도 올려봅니다
    플라멩코에 흠뻑 빠졌던 이야기도 들어있는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803538&page=4&searchType=sear...

  • 3. ...
    '25.7.20 9:52 AM (221.140.xxx.68)

    플라멩코~

  • 4. flamenco
    '25.7.20 10:05 AM (61.81.xxx.116)

    Flamenco Mystico by GIno D'Auro. https://www.youtube.com/watch?v=nqyhLwqk_wU

  • 5. 히어리
    '25.7.20 10:09 AM (222.106.xxx.65)

    저도 2002년 겨울날 세비야에서 알카사르 근처 작은소극장에서 플라맹코 공연을 봤는데 처연한 가수의 목소리와 동작들이 울림이 컷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그 느낌이 생생 하답니다.

  • 6. 원글
    '25.7.20 12:31 PM (49.166.xxx.221)

    이런이런
    허루에도 몇번 82에 들어오는데 반가워요님의 들을 이제 읽네요
    파닥거리는 활어같은 여행기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언급하신책 저도 읽어볼게요
    모두들 휴일 편히 쉬세요

  • 7. 저는
    '25.7.20 9:00 PM (175.223.xxx.60)

    바르셀로나 그 유명한 광장 어디냐 거기 소극장에서 봤는데
    저도 유혹적이고 관능적인 춤일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인생의 질곡을 고스란히 담아낸 삶의 서사시이더라구요
    어린나이에 봤지만 마음이 뭉클하고 저릿했던 기억이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34804 왜 자꾸 갑질 아니라고하세요? 답답하네요 13 .. 2025/07/20 2,543
1734803 최강욱의원님 힘내세요. 17 응원 2025/07/20 2,706
1734802 이럴려고 강선우 표적삼아 반대한 거임 13 2025/07/20 2,620
1734801 10개월간 100원 모빙 skt 11 알뜰폰 2025/07/20 1,999
1734800 물에 빠진 고기 싫다는 33 사람들 2025/07/20 5,534
1734799 강선우 임명으로 국힘당이 숨통트이게... 16 강선우 2025/07/20 3,381
1734798 이불위에 점보다 작은듯한 스킨색 벌레 뭔가요? 3 벌레 2025/07/20 2,579
1734797 용산에 있는 연회도는 왕비가 중심인 연회도라네요 2 ... 2025/07/20 1,690
1734796 강선우한 대통령 마음 19 ..... 2025/07/20 2,839
1734795 곰팡이(?)가 보이지는 않는데, 가죽가방에서 나는 심한 냄새 가죽가방 2025/07/20 923
1734794 이재명만 보고 여기까지 왔다 26 민주당지지자.. 2025/07/20 2,501
1734793 최강욱 티비 공지 올리왔어요 19 응원 2025/07/20 5,216
1734792 호우가 내리는데 캠핑장에서 구조되는 사람들 16 .. 2025/07/20 5,516
1734791 결국 강선우 보다 이재명이 싫은 사람들이네요? 18 이럴줄 알았.. 2025/07/20 1,173
1734790 빕스 다녀왔는데요 4 오늘 2025/07/20 3,567
1734789 시니어 도보 배달원. 좋아보이네요 10 ㅇㅇ 2025/07/20 3,573
1734788 강선우는 어떤 능력이 있나요? 12 ........ 2025/07/20 2,754
1734787 저희 부부 대화 좀 봐 주세요 24 대화 2025/07/20 4,669
1734786 어느순간 친정식구들 만나고 오면.. 4 123 2025/07/20 4,059
1734785 Ktx기차안인데 양념 치킨팝콘 한컵을 한시간째 5 .... 2025/07/20 3,869
1734784 미용사에게 필요한 자질 12 ㅇㅇ 2025/07/20 2,733
1734783 이재명... 당신 26 대통령 2025/07/20 5,171
1734782 이재명착각하네 21 2025/07/20 4,927
1734781 재테크는 주식이죠…25년 만에 부동산 제쳤다 1 ..... 2025/07/20 2,801
1734780 다이슨 드라이어 4 현소 2025/07/20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