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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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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멩코에 대한 기억들

ㅇㅇ 조회수 : 851
작성일 : 2025-07-20 08:46:36

뉴욕여행기가 있어 저도 적어봅니다

유럽여행카페에 누가 세비야 스페인광장의 플라멩코거리공연 영상을 올려놨더군요

그영상에 제가 인상깊었던 할머니가 나와 어찌나 반갑던지요

 

20년전에 세비야에서 플라멩코를 작은 창고극장에서 처음봤어요

그전까지 티비에서 가끔 보며 남녀의 사랑을 노래하고 춤추는 에로틱한 춤!이라고 혼자 생각하다가 현지에서 공연을 본거죠

남녀노소라고 할까요

남자 여자 젊은사람 나이든사람 구성원도 다양하고 알아듣지 못했지만 인생에 대해 얘기하는거다 춤과 노래보다는 서사시에 가깝다는걸 느꼈어요

특히 노회한 집시여성무용수와 나이든 남성가수가 처연한 느낌으로 다가와 한국근대소설에서 느끼는 인생사 굴곡과 겪어냄 이제는 다 털어내고 담담하게 옛일얘기하는듯한 장면

왜그리 처연하던지 가슴시린 기억이 있었어요

저혼자만의 감정이입이겠지만

플라멩코란 그런거였어하며~~

두번째 세비야갔을때도 다른 창고극장에서 공연을 봤어요

현란하고 실력있는 플라멩코 학교에서 수련받은 공연이었고 동행은 극찬을 했는데 저는 뭔가 좀 기교만 많은듯하다하며 좀 아쉬웠어요

그러다 스페인광장에서 할머니 공연을 만난거죠

이곳가신분들 보셨을거예요 여행기에 자주 등장합니다

여성무용수가 3명있는데 중간에 나이든 집시여성도 매력적이었는데 저 김수미할머니(제가 붙인 별명)에게서 20년전에 느꼈던 감정을 느꼈네요

늙어서 몸동작도 크지못하고 유연미도 떨어지지만 왕년의 관록을 느낄수 있던 귀엽기조차했던 할머니춤을 오래동안 사랑의 눈으로 봤답니다

나무발판위에서 발동작할때 구두굽 소리가 스페인광장에 울려퍼지는 공명도 참멋진(저 할머니는 땅바닥을 넓게쓰며  춤춥니다 구름판을 쓰지는 않아요 ) 팀이었어요

학교에서 배운게 아닌 구전과 도제식으로 배운 스타일같더군요

우연히 만난 거리공연에 참 뭉클했고 나는 이런 스타일을 더 좋아한다는걸 알았죠

그라나다에서 간 집시마을은 작은 민속촌처럼 세팅해놨어요 대장간집 그릇만들던집 양잠해서 옷만들던집..

산에서 바라보는 확 트인경치도 좋아요

그런데 마지막집 구석에 오래된 필름으로 된 기록영상을 틀어뒀는데 거기에 빠져서 20분정도를 봤답니다

공동체에서 어떻게 플라멩코 댄서들이 훈련되는지, 자기들 축제에서의 공연장면, 전설적 미모의 여성댄서도 나오고..

압권은 마지막에 나오는 나이든 여성가수가 앉아서 박수치며 노래하는데 딱 접신하는 느낌이었어요

예술의 감정이 절정에 오르면 신과 만나는구나~

내려오면 동네 여러곳 플라멩코 공연장이있어요

오전에 알함브라갔던터라 너무 피곤해 그냥 왔는데 세비야와 비교해볼걸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영상에서 할머니를 뵈서 반가와 적어봤어요

 
 
 
 
IP : 49.166.xxx.22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1
    '25.7.20 8:56 AM (58.123.xxx.102)

    전 그라나다 소극장에서 봤는데 갑자기 숨멎 하는 순간이었는데 그 때 딸아이랑 나랑 진짜 와~~~
    하는 순간이 있더라구요. 진한 감동으로 밀려 왔어요. 원래 계획은 저도 세비야에서 보려고 했었거든요.

  • 2. 와 반가워요
    '25.7.20 9:47 AM (118.235.xxx.108)

    저도 작년에 스페인 가서 나이 지극한 중년 여성의 플라멩코를 보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나서 공감한다고 말씀드리려고 댓글 달아요
    젊은 여성의 춤도 봤지만 인생 희노애락은 다 겪은듯한 여성의 날씬하진 않지만 노련미와 경륜이 느껴지는 몸으로 표현하던 모습, 얼굴 표정과 눈빛에 담긴 열정과 애환, 손가락 끝에서 흘러나오는 인생 이야기가 들리는듯 넘 감동적이었거든요
    스페인 광장애서도 중년 여성의 바싹 마른 몸으로 춤의 기술은 일찌감치 초월해서 느끼는대로, 드러내고 싶은대로 움직이는 여유있는 춤을 지켜봤는데 그 역시 좋았어요
    나중에 꼭 다시 현장에서 직접 보며 다시 느끼고 싶어요
    그리고, 그런 춤을 보며 가슴 깊숙히 끊어오르는 공감, 고양된 마음을 duende라고 부른다고 스페인사람이 얘기해주는 걸 들으니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걸 느끼는구나 싶었죠

    스페인 이야기가 나오니 반가워 저의 스페인 여행기도 올려봅니다
    플라멩코에 흠뻑 빠졌던 이야기도 들어있는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803538&page=4&searchType=sear...

  • 3. ...
    '25.7.20 9:52 AM (221.140.xxx.68)

    플라멩코~

  • 4. flamenco
    '25.7.20 10:05 AM (61.81.xxx.116)

    Flamenco Mystico by GIno D'Auro. https://www.youtube.com/watch?v=nqyhLwqk_wU

  • 5. 히어리
    '25.7.20 10:09 AM (222.106.xxx.65)

    저도 2002년 겨울날 세비야에서 알카사르 근처 작은소극장에서 플라맹코 공연을 봤는데 처연한 가수의 목소리와 동작들이 울림이 컷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그 느낌이 생생 하답니다.

  • 6. 원글
    '25.7.20 12:31 PM (49.166.xxx.221)

    이런이런
    허루에도 몇번 82에 들어오는데 반가워요님의 들을 이제 읽네요
    파닥거리는 활어같은 여행기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언급하신책 저도 읽어볼게요
    모두들 휴일 편히 쉬세요

  • 7. 저는
    '25.7.20 9:00 PM (175.223.xxx.60)

    바르셀로나 그 유명한 광장 어디냐 거기 소극장에서 봤는데
    저도 유혹적이고 관능적인 춤일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인생의 질곡을 고스란히 담아낸 삶의 서사시이더라구요
    어린나이에 봤지만 마음이 뭉클하고 저릿했던 기억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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