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물좋기로 유명한 작은 사우나가 있어요.
하지만 동네에서 아는 사람들 마주칠까봐 안감
새벽에 문열자마자 간적도 있는데
여기 구조가 좌식샤워기에 칸막이벽?이 없어요.
그냥 목욕탕 벽에 샤워기가 붙어있고
동서남북 방향의 벽에붙어 목욕하는 구조
뻥 뚫린 구조라 사람들이 다 보이고
반대편에서 머리감는것도 보임
이런 구조에서는 이상하게 맘이 편치가 않아요.ㅜㅜ
버스로 30분거리 좋은사우나 발견
죄식샤워기 6개씩 벽이 세워져있어서
아늑하게 씻고 멍때릴수 있음
수질도 최고.
근데 친목이 두터워 나빼고 모두 친구들임;;;;
다들 어찌나 친하신지.
누구하나 문열고 들어오면 다같이 인사함
세신사 아줌마한테도 인사함
시간이 흐르고
저도 세신사 아주머니와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는데
이것도 처음엔 스트레스였어요
탈의실 아줌마와 세신사 아줌마한테 인사해야하는것
아....인사하기 정말 싫어요.ㅜㅜ
그냥 투명인간이고 싶은데.
그러던 어느날
옷입고 인사하고 나와 신발신는데
탈의실, 세신 아주머니가 제 얘기를 하는거예요.
신발신고 있었는데 시야에서 사라지니 나간줄 알았겠죠
너무 참하고 점잖다. 양반같지않냐.;;;;;
아가씨가 너무 괜찮다.
그 말을 듣는순간 여기 안와야겠단 생각이.....
현상수배범도 아닌데 도망가고싶단 생각이.....ㅜㅜ
내 욕을 하는것도 아니고 좋게봐주시고 칭찬하는데
왜 도망가고싶은걸까요?
그래서 한시간 넘게 걸리는 다른 곳에
버스를 두번 갈아타고 갔는데
물은 좋은데 천장에 곰팡이가 다닥다닥.
기절하는줄.ㅜㅜ
근데 여긴 탈의실에 아줌마가 없고
음료는 밖에서 파는 시스템이었어요.
이것도 좋고
목욕탕에 날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너무 자유롭고 좋더라고요.
근데 곰팡이 때문인가. 가슴이 답답....
나의사우나를 찾아
서울 곳곳을 다 다녀보려고요
다음주엔 일산까지 진출.
엄청 넓어서 누가 드나드는지 잘 모르고
물좋고 깨끗하고 인사할 필요없는곳
그곳을 찾아 떠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