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거실에 둔 산세베리아에서 어느날 뭔가 색다른게 쭉 올라왔어요
하얀 좁쌀같은 것들이 다닥다닥 붙은...
찾아보니 10년마다 핀다는 산세베리아 꽃이라네요 ㅎㅎ
물론 진짜로 정확하게 10년마다 피는건 아닌듯 하고 몇년에 한번씩 피는 집도 있고 생전 안피는 집도 있고 그런가봐요
그런데 좁쌀같은 것들이 매일 조금씩 커지더니 하얗고 길게 자라네요
점점 끝부분이 방망이처럼 둥그렇게 부풀면서 쭉쭉 늘어나고 있어요
사진을 찾아보니 그러다 끝부분이 벌어지면서 파채 썰어놓은 것마냥 동글동글 말리며 화려하게 피더라고요
예쁘겠다 하면서 다시 보니 꽃과 줄기 사이에 이슬같은 투명하고 반짝이는 물방울 같은게 한개씩 맺혀있는거예요
다시 구글형님의 도움으로 꿀이라는걸 알고 손을 갖다대니 손가락 위에 꿀방울이 딱 얹혀지네요
입에 넣어봤더니 와~ 완전 달아요 ^^
옛날 사루비아 빨간꽃 떼서 끄트머리를 입에 넣고 쪽쪽 빨아서 단맛을 맛보았던 기억도 나고..
꿀이지만 우리가 아는 꿀의 향은 없이 순수한 단맛이예요
그래서 달려있는 몇방울을 따먹었는데 기분은 에덴동산의 사과를 훔쳐먹은 기분? ㅎㅎ
누군가 따먹지 않으면 흙으로 떨어져 산세베리아가 자라는데 양분이 된다는데 갑자기 산세베리아와 한솥밥 나눠먹은 형제가 된 느낌도 들고 ㅎㅎㅎ
시원한 집안에서 음악도 듣고 책도 읽고 82도 하고 꿀방울도 맛보며 여유로운 주말 아침을 보냅니다
82님들도 편안하고 건강한 주말 보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