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뵥숭아가 있어요.
분홍빛깔 예쁜 백도도 있고,
향긋한 황도도 있고요.
낮에 복숭아를 혼자 3개를 먹었어요.
껍질까지 깨끗이 뽀득 씻은 후
복숭아 가장 통통한 엉덩이부분을 입안에 와앙 넣고
한입 베어불면 입안 가득은 물론
손까지 축축할 정도로
향긋하고 달콤한 복숭아즙이 나오잖아요.
그 향긋함도 그렇지만
제 입안에 복숭아를 한껏 베어물던
그 감각이 아직도 생생해요.
혓바닥이랑 입천장, 치아에서 느껴졌던
복숭아 과육의 그 부드러우면서도 약간 질깃한
그 퐁신하면서도 망고처럼 씨앗에 붙은 섬유질 느낌이
생생합니다.
4살 아이 목욕시키고 나오니
열어놓은 베란다 창문으로 시원한 바람이
쓰나미처럼 부드럽지만 강력하게 들이치더라고요.
에어컨 킬 필요도 없이
선풍기 틀어놓고
아이는 빤쓰만 입고 앉았어요.
저녁에 다 미쳐 못먹은 복숭아 조각을 입이 대주니
목욕 후 갈증이 있었는지 아주 달디 달게
잘 먹더라고요.
아기 볼따구랑 인중, 너무 봉긋하고 동글동글
예쁘잖아요.
복숭아 야무지게 잡아 입으로 한껏 냠냠 먹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요.
한여름밤에 목욕 후 선풍기 앞에서 복숭아 먹는거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다 경험 있으실거예요.
저도 복숭아 한입 베어물으니
이런게 천국이고 행복이구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