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는 아빠랑 통화한 기억이 없네

.. 조회수 : 1,903
작성일 : 2025-07-07 18:45:58

딸이 아빠에게 전화해서 다시 태어나도 내 아빠가 될거냐고 울먹거리며 묻는 유튜브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내 휴대폰에 떴다.

무뚝뚝한 아빠지만 진심으로 행복했다 말하는 그 영상을 보면서... 갑자기 돌아가신 아빠가 생각났다.

그런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빠랑 전화통화를 한 기억이 없더라...

모든 말은 엄마를 통해서 했었고 아빠와 나의 대화는 그저 일방적 잔소리뿐이었던터라 굳이 전화해서 아빠 목소리를 들을일은 없었겠지만 지금 나는 절대로 아빠와 통화할수 없어지고 나서야 후회가 폭풍처럼 밀려온다.

너무 무서웠던 아빠였지만 언뜻언뜻 기억나는 아빠의 다정한 기억들... 월급날 노란봉투에 싸가지고 온 통닭을 낚아채던 우리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던  모습과 해외 출장 다녀오실땐 잊지 않고 사오셨던 학용품들...

 그덕에 학교에서 우리들은 스타가 되었었지... 나이드셔서는 맘대로 안되는 경제적 상황과 건강때문에 더 짜증이 많아지셨기에 우리는 아빠를 슬슬 피해다녔었다.

늘 외로웠던 모습이었는데 그 모습이 안되어서 가까이 가면 다시 시작되는 폭풍 잔소리와 짜증....

 아마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을 알아줄 누군가가 필요했지만 아무도 곁에 오지 않았기에 급한 마음에 쏟아내던 원망들에 화들짝 놀라 도망가기 일쑤... 그러다 돌아가신 아빠.

병원에 누워계실때 굳이 간호사를 붙잡고 "우리딸들 예쁘죠?" 묻고는 눈도 안마주치시던 아빠.

사랑을 못받아보신 분  사랑을 갈망했지만 아무도 주지 않아 외로웠던 분...

왜 난 인생의 은인에게 남보다도 못한 무관심과 외면만을 했던가...

미안합니다. 아빠.. 중환자실에서 마지막으로 귀에대고 했던 말은 진심이었어요. 다시 태어나도 아빠 딸로 태어나겠다는 말... 사랑해요.

IP : 203.142.xxx.24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5.7.7 7:13 PM (211.234.xxx.192)

    슬퍼요ㅠㅠㅠ 저도 비슷함

  • 2. 외로움
    '25.7.7 7:19 PM (110.13.xxx.3)

    우리나라 아버지들 대체로 가족들과의 관계에 서툰거같아요. 다행히도 돌아가신 우리아빤 애처가셨고 딸들과 손주들 참 예뻐하셨어요. 권위를 내려놓고 자상하셨죠. 그 반대인 우리 시아버님은 시어머님과도 불화. 자식들은 슬슬 피해요. 가엾으신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3. 눈물이
    '25.7.7 7:35 PM (125.132.xxx.86)

    핑 도는 글이네요
    저도 아빠랑 친하지 않지만
    이제 80대후반이신 아빠가 세상에 없다는
    생각만 해도
    상상이 안될 정도로 슬퍼져요
    원글님 아버님 이젠 편한 세상에서 편히 쉬실 거에요

  • 4. ..
    '25.7.7 8:19 PM (211.218.xxx.251)

    글 읽고 아버지께 전화 드렸네요. 전화통화 가능한데도 할 말이 없어 잘 안하게 되네요. 앞으로는 자주 전화 드려야 겠어요.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37326 아끼는 우산 잃어버린 저...이해 되세요? 14 별거 아닌데.. 2025/07/19 3,392
1737325 햇반같은것 상비해두시나요 16 .. 2025/07/19 3,621
1737324 회원가입 안했는데 가입메일이 왔어요 1 오렌지 2025/07/19 619
1737323 걸그룹 하니가 왜 이리 미워졌나요? 같은 사람 맞는지 33 2025/07/19 18,442
1737322 해군과 해병대 다른건가요? 3 .. 2025/07/19 1,422
1737321 컬리백 종량제봉투에 버리면 될까요? 4 . 2025/07/19 1,256
1737320 딸인데 약대 vs수의대 37 ... 2025/07/19 5,502
1737319 김민석 총리는 그간 알을 잘해서 12 ㄹㅇㄴㅁ 2025/07/19 3,553
1737318 넷플 언테임드 추천해요 6 산뷰 2025/07/19 2,907
1737317 아파트 공사 기술자들이 최근 아파트는 살지 말라네요 17 2025/07/19 7,666
1737316 추억의 포크송 소환 12 7080 2025/07/19 1,087
1737315 우울증약 복용중인 고등학생 7 꾸기 2025/07/19 2,534
1737314 동물성크림빵 3 빗소리 2025/07/19 1,475
1737313 없는 집에 시집와줘서 고맙대요 시모가 11 2025/07/19 6,293
1737312 시어머니카톡 읽씹해도되겠죠 43 ㄴㅍ 2025/07/19 5,922
1737311 지금 살림남에 랄랄 나와요 1 ㅋㅋㅋ 2025/07/19 2,266
1737310 구이용 삼겹살. 다른거 해먹을 수 있을까요? 6 ㅇㅇ 2025/07/19 827
1737309 저는 이혼보다 돈없는 집안과 결혼시키기 싫어요. 55 .... 2025/07/19 15,509
1737308 중고 가전제품 가격들 2 이쁜이 2025/07/19 1,016
1737307 극심한 변비.. 28 죄송 2025/07/19 3,324
1737306 무슨 소리일까요? 3 펌프 2025/07/19 1,301
1737305 카톡내용을 프로필에 올리는 사람 17 ..... 2025/07/19 4,341
1737304 이번 지원금 지역화폐로 받으면 ........ 2025/07/19 3,305
1737303 유튜보 폭간트 보시는 분~~ 6 구독자 2025/07/19 1,374
1737302 전한길 '10만 양병설' 커지자…"호들갑"이라.. 2 임자만났음 2025/07/19 2,5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