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 국가를 제외하고 전국민이 법적으로도 거의 확실하게 내집을 마련, 보유한 나라는 싱가포르 외에는 거의 없는 편이다.[2] 자본주의의 특성상 주택도 부동산에 포함되어 최소한 상거래 및 자산투기 수단으로 쓰이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대충 원리는 이렇다. 싱가포르 주택개발청 (이하 HDB)가 아파트를 지으면 거기에 입주민 분양을 받는데 오직 HDB한테서만 주택구입 가능하다. 5년 의무 거주 기간이 끝나면 재판매 시장을 통해 시세 차익을 남기고 매매할 수 있다. 우리 돈으로 2천~4천 만원의 부담금만 내면 된다.
그래서 싱가포르에서 이러한 일반아파트 단지에 가보면, 우리로 치면 각 아파트 동의 경비실 앞이나 출입구등 로비역할을 하는 곳에 설치된 게시판마다 아예 해당 아파트의 분양원가가 그대로 게시판 벽보로 게시되어 있으며, 이러한 주택분양원가 공개는 싱가포르 주택관련법상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언제까지 살든 한번 구매한 주택은 무조건 99년 임대 형태이며, 따라서 사실상 내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3] 실질적 집주인은 오직 국가 하나뿐. 국민의 86%가 HDB 일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주택 자가 점유율은 92.3%에 달한다. 법적으로 우리나라의 전세니 다주택 보유자[4] 등의 주택 거주 형태는 없다. [5]
무엇보다도 주택 입주시 집값과 관련해 놀라운 게 있는데, 전체 집값의 20%만 지불하면 즉시 입주 가능하다고 한다. 싱가포르 HDB 일반아파트 가격은 방 3개짜리 아파트 한채 평균 가격이 원화로 대충 2억~3억 원 정도. 그러면 대충 원화로 4,000~6,000만원 정도면 즉시 입주권이 부여된다고 한다.(부모포함 2명이 싱가포르 국적자 가족 한정, 또는 신혼부부- 1명 국적자, 35세 이상인 미혼 국적자 ) 그럼 나머지 억단위 집값을 어떻게 갚느냐...방2개 거실1 공공주택 3억3천정도.무주택매입자 정부보조금 1억3천, 주택융자(LTV주택가의 80%까지 대로가능하나, 실제 대출금액은 SDR40%임. 잔액은 현금지불 또는 연기금중 일반계정 잔액사용가능). 대출금액은 나이에 따라 정년까지 일하는 것으로 계산하여 최대 40년까지 대출기간이 정해지고, 연기금[6]납부액에서 일정비율로 매월 매년마다 공제되고 모자라는 금액은 현금으로 지불하는 형태. 예를 들어 방 3개짜리 3억원 집을 분양받은 사람은 집값의 80%를 년 100만원을 25년간 상환해서 갚으면 된다.(정부보조를 못 받는 이미 주택분양받았던 사람, 또는 영주권자들의 구매경우.)
우리나라처럼 내집 마련할 때 주택담보대출이니 모기지론이니 이런 주택관련 금융상품이 필요없는 건 물론 돈 갚을 부담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대신 이러한 제도는 아무래도 너무 막 사용될 경우, 국가재정에 무리를 줄 수도 있어서, 싱가포르 법상 1인당 인생에 오직 두번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그 외에도 지역적이거나 계약조건 등 여러 가지로 한번 입주한 주택에서 평생 붙박혀 살수 있도록 강력히 주택정책을 통제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제도의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면 바로 거주지 이전 (이사) 문제다. 굉장히 까다롭고 때에 따라선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이 제도가 싱가포르에 정착될수 있던건 싱가포르가 다름 아닌 도시국가이기 때문. 싱가포르 어느 지역에 거주하든 단 하나의 도시권 이내인 만큼 출퇴근 시간에 고생좀 할지언정 제 아무리 멀리떨어진 직장 학교 등지라 해도 대중교통으로 커버가 가능하다.
싱가포르에서 이게 가능했던 건 애당초 리콴유가 집권 초기 바닥상태였던 당시 싱가포르의 사정을 확실히 보고 국민들에게 최대한 주거문제만큼은 분명히 해결해야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리콴유의 경제정책상 당대 서방권에 속하는 그 어느나라보다도 먼저 토지 공개념을 국가적 차원에서 분명히 정립하였다. 1966년경 토지 국유화 비율이 40%였는데 지금은 90% 정도가 국유지다. 그리고 아파트등 주택건설비용 등에 거품이나 이상한 마진, 부실시공이거나 자재 단가 후려치기 등 한국의 건설업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설비리가 아예 발도 못붙이고 끼어들지 못하도록 철통감시하며 차단하려 노력했다.[7]
다만 외국인들은 이런 제도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낡은 아파트에서 주거하든가 아니면 비싼 집을 빌려살던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된다. 그러다보니 싱가포르 주재 외국인들의 주거비 부담은 매우 높으며, 남아시아계나 타 동남아 노동자들은 다 낡은 아파트에서 사는 경우가 많고, 그걸로도 모자라면 바로 옆 도시인 조호르바루에서 주거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월평균 1400만원 [8] 이상 고소득자는 이 제도의 혜택을 볼 수 없다.
1975년경 시작된 공공 아파트공급은 약 100년의 토지 임대기간이 끝나게 되어 많은 아파트가 40년 후에는 반환되어야 하는 게 현재 사회 이슈로 되어있다. 향후 20년 후에는 가치가 0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토지임대기간을 30년 연장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들어 집값이 30%정도 올라 초창기에 집을 산 말레이지아 출신 국적자나 이민자는 집을 팔고 귀향하여 은퇴생활을 하려는 사람이 많아 졌다.
중국도 허베이성 바오딩시에 있는 슝안지구도 싱가포르 주택정책 모델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