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루저라고 부르는 50대 무주택자예요. 외국에서 꽤 오래 살다가 들어와서 매수 시기 놓치고 전세 살이 중입니다. 전세지만 대형 평수에 좋은 동네 살고 있어서 삶의 질은 꽤 좋고 몇년에 한번씩 이사 다니는 것도 새로운 스타일의 집에 살아볼 수 있는 긍정적 경험이라고 생각 중인데, 제가 소위 말하는 고소득에 현금보유도 꽤 되는 사람인데 왜 강남이나 용산에 집을 아직 안사고 있냐면요.
첫번째 저는 한국에서 은퇴해서 살려고 생각 중이지만 굳이 원하면 다시 외국으로 나가볼 수도 있는 상황이라 한국 집값이 너무 말이 않되어서 선뜻 그동안 모인 몇십억의 현금을 그다지 가치가 없어 보이는 자산에 올인하고 싶지 않아서예요. 예를 들어 2,3백만불이면 제가 살다온 남캘리포니아 좋은 동네에서 50-100평 정도 되는 주택을 살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거든요. 뉴욕에서도 크지는 않아도 1-2베드 콘도는 충분히 사구요. 파리라면 핵심지에서 럭셔리한 2베드룸 정도 집 살수 있구요. 근데 이걸로 한국에서는 반포 국평 아파트도 못산다는게 말이 되는건지 한국이 세계의 중심도 아닌데 말이죠.
두번째, 은퇴시 중요한게 현금흐름 확보해서 여유 있는 생활자금 만들고 원금을 최대한 안까먹으면서 버티는건데 거주할 집을 사느라고 자산의 상당 부분을 투자하는 순간 현금흐름도 망가지고 부동산에 돈 깔고 있는 형국밖에 않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딩크라 물려줄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그래서 남들이 비웃든 말든 꿋꿋이 현금 투자 중심의 포트폴리오와 급여소득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가격이 낮아진다면 있는 현금 싸들고 가서 투자하게 될까요? 글쎄, 지금 가격의 6-70% 정도까지 내려가면 고려해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장은 아닐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