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 다음엔 만원이라도 꼭 받을께~

나는딸 조회수 : 2,498
작성일 : 2025-06-18 16:51:04

평생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오신 엄마가

낙상 사고로 수술을 하시고 재활을 거쳐

집으로 돌아가 생활하신지 두달이 넘었어요

 

수술의 경과도 좋았고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가 열심히 

재활 하셔서 비록 지팡이를 짚고 걸으시긴 하지만

그렇게 걸을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시골에서 혼자 생활하시는 엄마가

이래저래 늘 걱정이죠

 

평생 농사를 지어오신 엄마는

한참 농사를 지어야 할 계절에

본인 의지대로 무언가를 할 수 없음이

참 답답하기도 하고 때론 서글프기도 하고

그러신 거 같았어요

 

여기도   저기도 본인 손이 거쳐야 할 곳들은 

넘쳐나는데  다치기 전이면 일도 아닌 것이

지금은 뭘 하나 하려면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아니면 방치해두고 자식들이 오갈때 처리해야 하니

여간 갑갑한게 아니었죠

 

올해는 그런 엄마가  걱정되고 염려스러워

자주 다녀온 편이었는데

이번에도  시간내어  갔다가

엄마 모시고 잠깐 바람도 쐬고

카페 모시고 가서  달달한 음료도 사드리고 시간 보내고

 

다음날은

밭일도 하고

집 담 옆으로 비만 오면 

밭이나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길 위에 두둑하게 쌓여서

비 내릴때나 장마때 물이

집 담쪽으로 차고 들어와 문제였어서

 

엄마가 이걸 좀 퍼내서 물 길을 만들어야 하는데

걱정 하시길래

엄마 지휘아래 제가 삽질을 해서

물길도 내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날은

얼마 안돼는  소액  

병원 가실때 쓰시는 택시비로 쓰시던지

동네 아줌마들이랑 맛있는거 사 드시라 하고

드렸더니  안받으시려는 걸 주머니에 꼭 찔러드렸어요

 

이번에는 현금도 얼마 없어서 소액 드렸는데

자꾸 엄마가 오만원 줄테니까

올라가면서 맛있는 거 사먹어~ 하시는데

아이고~ 괜찮아!  엄마 쓰셔~  했더니

 

이거저거 사주고 일도 많이 했는데

미안해서 그러지...하시는 거에요.

그러면서  고맙다~ 하시고요.

 

그자리에선  그냥 그러고 말았는데

올라오면서  엄마의 말이 자꾸 맴도는 거에요

 

미안해서 그러지...

미안해서 그러지...

 

저는 저대로 엄마 생각한다고  

엄마가 주려고 하시는 걸 일부러 안받았는데

엄마는  그게 또 참 미안하셨나 봐요

 

엄마는 그렇게라도 챙겨주시면

마음이 좋으실텐데

내가 너무 괜찮다고 거부했나 싶어서

 

그래서  다음부터는 만원만 받으려고요

엄마가 준 걸로

맛있는 커피~ 사마신다고 하면서 받으면

엄마도 기분 좋으실 거 같아요.

 

 

엄마~ 다음에는 내가 꼭 만원 받을께~

그걸로 맛있는 커피 사마실께~~

 

 

 

 

 

 

IP : 222.106.xxx.18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6.18 4:53 PM (183.101.xxx.201)

    찡하네요..얼른 쾌차하시길.ㅜ 엄마생각나네요

  • 2. 착한 딸
    '25.6.18 4:59 PM (119.71.xxx.144)

    너무 이쁜 딸이네요

  • 3. ditto
    '25.6.18 5:12 PM (114.202.xxx.60)

    너무 보기 좋아요

    생각해 보니 저희 올케가 시어머니, 그러니까 저희 친정 엄마에게 크고 작게 뭘 해주는데 얼마냐고 물어보면 만원 밖에 안해요 또 물어도 만원 밖에 안해요 이러는 거예요 어떤 건 진짜 만원 할 것 같기도 한디 어떤 건 만원 더 하지 싶은 것도 있거든요 ㅎㅎ 이 글 읽어 보고 이제 확실히 알았어요 ㅎㅎㅎ

  • 4. 힝..
    '25.6.18 7:23 PM (115.41.xxx.13)

    밥 퍼먹다 울어요 ㅜㅜ

  • 5. .,.,.,
    '25.6.18 9:21 PM (112.172.xxx.74)

    저희 엄마가 꼭 그랬을때가 있어요.
    항상 만원만 받고ㅠ

  • 6. ㄷㅊ
    '25.6.18 9:29 PM (1.237.xxx.71)

    엄마가 그래요. 애써줘서 고맙다며 사위랑 밥 사 먹으라고 늘 십만원 주시는데, 오만원만 받고 준비해 간 봉투 드리고 와요. 엄마가 준 오만원은 남편이랑 맛있는 거 사 먹거나 남편에게 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8427 계엄6개월 5 대한민국 20:17:30 561
1728426 검찰이 김건희 기소하면 특검은 손 못댄다네요. 6 ㅇㅇ 20:12:49 3,323
1728425 법사위원장에 박범계 내정이라 합니다. (연락처포함) 35 홧병 20:12:33 3,008
1728424 연극성 인격장애 2 …. 20:08:18 1,558
1728423 오빠 쫌! 악동뮤지션 ㅋㅋㅋㅋㅋ 7 ㅋㅋ 20:07:14 3,655
1728422 눈물길 검사 해보신분 계신가요 2 고민 20:06:07 493
1728421 잼프는 왜 김부선 불륜 고소 안해요 33 .. 20:05:51 4,826
1728420 500분, 100건, 20GB(9,900원/평생) 3 추천 20:05:45 743
1728419 결혼할때 연상이나 연하나 2살차까지 좋은거같아요 5 .. 20:03:48 978
1728418 요즘은 사극드라마도 안만들고 정치개그도 안하죠 1 20:02:12 273
1728417 음식이 맛잇어 지는 후라이팬있나요? 9 주방 19:59:38 1,068
1728416 지금 라이브방송 남자분 키 얼마로 보여요? 3 행복한하루 19:54:23 602
1728415 집값 50억 100억의 원인은 바로.. 23 19:53:55 4,276
1728414 콜드브루 500미리 캐리어에 가져갈건데요 2 ... 19:53:52 654
1728413 우파 맘카페 양산 필요 리박스쿨 협력 교원단체장 이념 전파 전략.. 2 리박 19:49:47 478
1728412 베네수엘라 된다매요 24 0 19:44:25 3,205
1728411 남천동 묘성장군 대학시절 7 사장 19:39:35 2,372
1728410 어제 온 바질, 상했을까요? 3 바질 19:38:33 455
1728409 남편 여자동창이 점심을 같이 먹어요 43 .... 19:38:20 6,204
1728408 리박스쿨 2020년 총선때부터 댓글부대 운영 2 o o 19:37:01 338
1728407 건히는 더글로리 연진이처럼 4 깜빵가자 19:35:04 1,138
1728406 신인규변호사는 이준석과 왜 틀어진건가요 18 00 19:33:29 2,921
1728405 햄버거 좋아하시는 50대.. 7 19:28:32 2,583
1728404 mbti 그딴거 하나 소용 없다는 증거 16 닥치고 잼프.. 19:26:16 2,882
1728403 아무 무늬없는 흰 윤동화 신고 가도 될까요? 7 장례식장 19:22:07 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