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 다음엔 만원이라도 꼭 받을께~

나는딸 조회수 : 2,975
작성일 : 2025-06-18 16:51:04

평생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오신 엄마가

낙상 사고로 수술을 하시고 재활을 거쳐

집으로 돌아가 생활하신지 두달이 넘었어요

 

수술의 경과도 좋았고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가 열심히 

재활 하셔서 비록 지팡이를 짚고 걸으시긴 하지만

그렇게 걸을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시골에서 혼자 생활하시는 엄마가

이래저래 늘 걱정이죠

 

평생 농사를 지어오신 엄마는

한참 농사를 지어야 할 계절에

본인 의지대로 무언가를 할 수 없음이

참 답답하기도 하고 때론 서글프기도 하고

그러신 거 같았어요

 

여기도   저기도 본인 손이 거쳐야 할 곳들은 

넘쳐나는데  다치기 전이면 일도 아닌 것이

지금은 뭘 하나 하려면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아니면 방치해두고 자식들이 오갈때 처리해야 하니

여간 갑갑한게 아니었죠

 

올해는 그런 엄마가  걱정되고 염려스러워

자주 다녀온 편이었는데

이번에도  시간내어  갔다가

엄마 모시고 잠깐 바람도 쐬고

카페 모시고 가서  달달한 음료도 사드리고 시간 보내고

 

다음날은

밭일도 하고

집 담 옆으로 비만 오면 

밭이나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길 위에 두둑하게 쌓여서

비 내릴때나 장마때 물이

집 담쪽으로 차고 들어와 문제였어서

 

엄마가 이걸 좀 퍼내서 물 길을 만들어야 하는데

걱정 하시길래

엄마 지휘아래 제가 삽질을 해서

물길도 내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날은

얼마 안돼는  소액  

병원 가실때 쓰시는 택시비로 쓰시던지

동네 아줌마들이랑 맛있는거 사 드시라 하고

드렸더니  안받으시려는 걸 주머니에 꼭 찔러드렸어요

 

이번에는 현금도 얼마 없어서 소액 드렸는데

자꾸 엄마가 오만원 줄테니까

올라가면서 맛있는 거 사먹어~ 하시는데

아이고~ 괜찮아!  엄마 쓰셔~  했더니

 

이거저거 사주고 일도 많이 했는데

미안해서 그러지...하시는 거에요.

그러면서  고맙다~ 하시고요.

 

그자리에선  그냥 그러고 말았는데

올라오면서  엄마의 말이 자꾸 맴도는 거에요

 

미안해서 그러지...

미안해서 그러지...

 

저는 저대로 엄마 생각한다고  

엄마가 주려고 하시는 걸 일부러 안받았는데

엄마는  그게 또 참 미안하셨나 봐요

 

엄마는 그렇게라도 챙겨주시면

마음이 좋으실텐데

내가 너무 괜찮다고 거부했나 싶어서

 

그래서  다음부터는 만원만 받으려고요

엄마가 준 걸로

맛있는 커피~ 사마신다고 하면서 받으면

엄마도 기분 좋으실 거 같아요.

 

 

엄마~ 다음에는 내가 꼭 만원 받을께~

그걸로 맛있는 커피 사마실께~~

 

 

 

 

 

 

IP : 222.106.xxx.18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6.18 4:53 PM (183.101.xxx.201)

    찡하네요..얼른 쾌차하시길.ㅜ 엄마생각나네요

  • 2. 착한 딸
    '25.6.18 4:59 PM (119.71.xxx.144)

    너무 이쁜 딸이네요

  • 3. ditto
    '25.6.18 5:12 PM (114.202.xxx.60) - 삭제된댓글

    너무 보기 좋아요

    생각해 보니 저희 올케가 시어머니, 그러니까 저희 친정 엄마에게 크고 작게 뭘 해주는데 얼마냐고 물어보면 만원 밖에 안해요 또 물어도 만원 밖에 안해요 이러는 거예요 어떤 건 진짜 만원 할 것 같기도 한디 어떤 건 만원 더 하지 싶은 것도 있거든요 ㅎㅎ 이 글 읽어 보고 이제 확실히 알았어요 ㅎㅎㅎ

  • 4. 힝..
    '25.6.18 7:23 PM (115.41.xxx.13)

    밥 퍼먹다 울어요 ㅜㅜ

  • 5. .,.,.,
    '25.6.18 9:21 PM (112.172.xxx.74)

    저희 엄마가 꼭 그랬을때가 있어요.
    항상 만원만 받고ㅠ

  • 6. ㄷㅊ
    '25.6.18 9:29 PM (1.237.xxx.71)

    엄마가 그래요. 애써줘서 고맙다며 사위랑 밥 사 먹으라고 늘 십만원 주시는데, 오만원만 받고 준비해 간 봉투 드리고 와요. 엄마가 준 오만원은 남편이랑 맛있는 거 사 먹거나 남편에게 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39489 매운 고추 좀 썰었더니 손이 아프네요 11 ... 2025/07/26 749
1739488 커피샴푸 쓰시는분 계신가요 14 . . . 2025/07/26 2,191
1739487 남의 사생활에 관심이 없는데… 7 00 2025/07/26 3,027
1739486 1주일 지난 간장게장 3 2025/07/26 804
1739485 집에 있는 책들 다 버릴까말까 고민이에요 21 내내 2025/07/26 4,222
1739484 이제 3년 반 지나는 검진 있는데 가야되나 고민중 4 유방암 정기.. 2025/07/26 792
1739483 그런데 의대도 지금 해법 내놓아야하지 않나요? 14 의사문제 2025/07/26 1,027
1739482 임금이 너무 낮아 맞교대(12시간근무)하는걸 아는 이재명과 SP.. 17 ㅇㅇiii 2025/07/26 2,855
1739481 검찰 '관 뚜껑'에 못 박은 '친윤' 정치검사들의 말로 3 시민 1 2025/07/26 1,549
1739480 미-일 합의했다너니 돌연 "그런 적 없어" 16 .. 2025/07/26 3,014
1739479 쓰레기를 모아두는 옆집 7 ㅎㅎㅎ 2025/07/26 2,370
1739478 홈플에서 팔도비빔면 원뿔해요~ 3 ㆍㆍ 2025/07/26 1,151
1739477 고3 정시하겠다고 수능본다는데 수시를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 12 ㅇㅇ 2025/07/26 1,262
1739476 방학중 12시간 수면 13 방학 2025/07/26 1,797
1739475 의대증원 2000명 21 ... 2025/07/26 2,862
1739474 아무 이유없이 친구가 발로 차이자 유기견들이 벌인 통쾌한 복수극.. 1 욜로 2025/07/26 1,908
1739473 윤거니 원조라는 명목으로 몇십조? 슈킹한거 같은데.. 2 .. 2025/07/26 730
1739472 더울땐 집이 천국 4 ㅇㅇ 2025/07/26 2,165
1739471 패킹을 갈아도 압력솥 추가 움직이지 않아요 5 어쩐다 2025/07/26 709
1739470 카톡이 바로바로 확인 되지 않아요? 2 .. 2025/07/26 668
1739469 ESFJ 미용사 직업으로 괜찮을까요? 6 시작 2025/07/26 891
1739468 간헐적 단식, 주말 땜시 망하네요 12 주말 2025/07/26 1,854
1739467 8월에 홍콩 2박3일 일정 여행 괜찮을까요? 17 2025/07/26 2,130
1739466 밖에 사람이 없어요 2 .. 2025/07/26 2,958
1739465 의대생들이 윤썩열을 28 전공의 2025/07/26 3,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