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울한데 어떻게 요리를 하고 밖에 나가서 뛰냐는 분께

도움 조회수 : 857
작성일 : 2025-06-15 11:12:20

어쩌면 제 글이 님께 도움이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혹시나 해서 적어요.

 

사실 요리하고 밖에 나가서 뛰는 거 힘든거 맞아요.

그거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자체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거거든요.

 

님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어떤 "일" 때문이라 저랑 비슷하신 거 같아서

그냥 시간만 나면 그 "일"들이 생각나서 날 좀 먹고 갉아먹는 것 같고

미칠것 같고 왜 이런 일이 생겼나 억울하고 그러다가

전 환청까지 들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이러다가 정말 정신과 가야 할것 같다 생각하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정신과 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정신과 갈 정도로

내가 무너졌구나 싶어서 내가 날 이뻐해야 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고통을 준 사람들은 평안한데 피해자인 나만 미칠 것 같아서 억울하더라고요.

 

이게 가장 중요해요.

내가 날 위로하지 누가 날 위로해 라는 생각요.

사실은 그 누구도 날 위로하기는 힘들어 내가 날 위로하고 보듬자라고

그러면 그 생각을 안하도록 노력해야지.

그 생각을 안할 방법을 찾는데 무너지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지.

 

처음에는 술도 마시고 담배피려고도 해보고 했는데

담배는 사러 갈때 괜히 주눅이 들기도 하고 담배 뒤늦게 배우려니 안맞아서

술은 그다음날 영향이 너무 커서요.

(일을 해야하는데 일을 못하겠더라고요)

영화를 보고 다음에는 로맨스소설을 보고 만화를 보고

그래도 뜸금없이 생각이 문득문득 나더라고요.

그래서 날 혹사시키자 싶어서

실내자전거 하나 두고 ott에 있는 드라마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가장 아랫단계에서 10분되도

죽을 것 같아서 못하겠다고 거실에 누웠는데

몸은 힘든데 그 10분동안은 아무생각 안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10분씩 늘려가다보니 1시간동안은 드라마보면서 

실내자전거하니  그 "일"들을 안 떠올리게 되었어요.

 

다른 분들도 요리하거나 밖에 나가서 뛰거나 하시는 분들

머리에서 그 어떤 생각을 비우기 위해 하시는 걸 겁니다.

다행히 우리의 머리는 한계가 있어 

어떤 일에 집중하다 보면 그 "일"들을 잠시 망각할 수 있더라고요.

 

님도 님을 예뻐하세요.

애틋하잖아요.

님 사정 남 심정 님이 젤 잘 알죠.

남들은 그 누구도 아무리 내가 뭐라고 해도 내가 느끼는 고통 몰라요.

그러니 님만 님 스스로 다독일 수 있어요.

 

뛰든 요리를 하시든 밖에 나가서 뛰시든

청소를 하시든 저처럼 실내자전거를 하시든

자꾸 뭔가를 해보세요.

계속해도 되고 내가 날 망치는 것이 아닌 날 끌어올리는 것들을 생각하세요.

머리를 비우다보면 그래도 하루 살아갈 수 있어요.

그렇게 하루 버티다보면 일주일이 되고 한달이 되고

생각보다 세월이 빠르다는 거 느끼실 거예요.

 

그리고 조금은 무뎌질 수 있어요.

 

화이팅!!!

IP : 14.50.xxx.20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재작년
    '25.6.15 11:31 AM (211.36.xxx.31) - 삭제된댓글

    남편이 돈 사고를 쳐서 22억 집을 날릴 위기가 왔어요
    고3이던 아이는 고등 내내 지독한 사춘기였고
    우울증인거 같다며 약을 먹는 중이었고
    수능을 평소보다도 더 못봐 갈 대학이 없는 지경이었을 때
    달리기를 시작했죠
    런데이 깔고 이틀에 한번씩 뛰라는데 그냥 매일 뛰었어요
    뛰는 동안은 힘들어서 아무 생각도 안났고
    뛰고나면 힘들어서 잠을 잘 수 있었거든요
    아이는 재수를 하고 경제상황도 계속 나쁜 채로
    어찌어찌 시간이 흘러갔죠
    집을 팔아 해결을 해볼랬는데 집은 보러오는 사람도 없고
    상황은 달라진게 없는데 마음이 전처럼 괴롭지는 않더군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이는 인서울 대학에 합격했고
    집은 세 주고 더 저렴한 곳으로 이사하면서
    어느 정도 위기를 극복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그 집이 10억 넘게 올랐네요
    재작년에 팔렸으면 속상해서 더더더 뛰어야했겠죠
    아무튼 달리기를 했더니 속 끓일 에너지가 모자라서
    마음이 덜 힘들었고 힘든 상황은 시간이 해결해주더란 얘기를
    길게 해봤네요
    마음이 힘든 모든 분들 힘냅시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30754 윤석열과 신정아 30 .. 2025/06/30 21,389
1730753 주진우와 싸우는 6 벅찹니다 2025/06/30 2,035
1730752 오징어 게임3 명작이네요 강스포 결말 있어요 8 인간성 2025/06/30 2,952
1730751 당근하고 왔어요~ 8 .. 2025/06/30 1,337
1730750 친정엄마가 서운한데 봐주실래요 13 85세 2025/06/30 3,283
1730749 두유면 후기가 궁금해요 8 2025/06/30 1,467
1730748 부모 아플때 소홀한 아들보면 10 ... 2025/06/30 2,626
1730747 디바이스 추천좀요(테라웨이브or 하이소닉) 1 베리 2025/06/30 341
1730746 수면중 새끼손가락 저림?으로 잠을 깨는데 6 ㅇㅇ 2025/06/30 988
1730745 원피스 입으실때 속옷 17 ... 2025/06/30 3,741
1730744 제가 고지혈증/골다공증이라 일년내내 병원가는데 보험 공제 기간이.. 2 실손보헌 2025/06/30 1,726
1730743 자동차보험 걸음수할인, 아세요? 5 보험할인 2025/06/30 1,302
1730742 박은정 의원 좋은 역할입니다 29 검찰개혁 2025/06/30 4,038
1730741 부정선거론 한국계 법학자, 이재명 소년원 복역 허위사실 유포 18 o o 2025/06/30 2,429
1730740 이스라엘의 부촌 강남 같은 곳인데 폭격 19 .. 2025/06/30 4,857
1730739 자유로운 야생고양이 3번째 이야기~ 8 시골집 2025/06/30 932
1730738 자식들 집 사주는 거 32 2025/06/30 5,159
1730737 죽은자들이 부러워요 17 asw2t 2025/06/30 3,705
1730736 아X허브 제품을 왜 다들 좋아하고 추천하나요? 10 ... 2025/06/30 1,881
1730735 대통령 아직도 침묵 실화맞나요??ㄷㄷ 70 ㅁㅁ 2025/06/30 15,815
1730734 수도권 물놀이 어디갈까요? 2 간만에 2025/06/30 781
1730733 쏟아진다 ~ 임성근 전 사단장 "순직해병 특검, 7월 .. 5 속보 2025/06/30 1,963
1730732 찌개나 국을 안 먹으니 소금이나 간장을 쓸 일이 없어요 8 00 2025/06/30 1,293
1730731 여자들이 외모평가를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19 음.. 2025/06/30 3,563
1730730 샤워후 화장실 정리하는 법 가르쳐주세요 13 2025/06/30 3,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