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 고양이의 자존감

미요맘 조회수 : 1,560
작성일 : 2025-06-13 17:11:46

외동묘 키우며 늘 사람 입장이 아닌

냥이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순하고 착한 집사입니다.

 

좀전에 제가 욕실 청소하느라 화장실 문 닫고

독한 세제 냄새 다 들이마시며 후딱 청소하고 나왔더니

문짝에 얼굴 닿도록 바짝 붙어 앉아 있다가

제가 문 연 틈을 타서 빛의 속도로 들어가요.

 

아무리 물기 제거 했어도 아직 세제성분과 물기가 남아있는

욕실 바닥 신나게 밟고 돌아다니고 나와서

말랑말랑한 발바닥 쪽쪽 빨아가며 그루밍할게 뻔해서

욕실 청소할 때는 집사의 호흡기와 폐 건강 포기하고

문 꼭 닫고 못 들어가게 하는거 아는터라

제가 문 여는 순간만 기다리고 있다가 뛰쳐들어간거져.

 

지가 하고 싶은게 있으면 하늘이 무너져도 하고야 마는 근성.

그런 점에서 저보다 독하고 지독하게 높은 자존감의

소유자임에 분명해요 

 

냥이의 시점으로 생각해보면

저는 2~3층 높이의 거인처럼 느껴져서

본능적으로 위축되고 잘못하면 잡아먹히겠다 싶어

일단 고분고분 말 잘 들을 법도 한데

얘는 어찌된게 세상에 무서운 것도 거칠것도 없는

또라이 같아요.

가끔 저 귀여운 냥이 몸 속에 야수의 심장이 들어있나 싶어요.

 

저보다 덩치가 훨씬 큰 남편은 아예 그림자 취급하거나

인사하자고 손만 내밀어도 빼에엑!! 버럭하고

6년간 이리 오라고 불러서 단 한번을 온 적이 없어요.

그저 지가 가고 싶을때 가고

배 보여주고 싶을때 발라당 배 한번 보여주고

급 친한척 하고 싶을 때 와서 배에다 꾹꾹이 한바탕 해주고

이마 비벼대며 구석구석 핥아주면

저와 남편은 성은 입은 궁녀 마냥 황송해서 

온갖 장난감 간식 사다나르고 ㅜㅜ

이 굴욕적이고 일방적인 관계의 고리를 끊어낼 방법을

도저히 못 찾아서 그냥 이러고 삽니다.

 

드높은 자존감 휘날리며 하고 싶은거 다 하고 사는

제 냥이를 보며 남자는 저렇게 후리는거구나

늘 깨닫습니다ㅜㅜ

 

 

 

 

 

 

 

 

 

 

IP : 182.228.xxx.17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6.13 5:20 PM (222.105.xxx.237)

    착하고 순한 집사님ㅋㅋㅋ그것이 냥이들의 묘생, 집사들의 운명 아니겠습니까ㅋㅋㅋ
    자존감 높은 냥이 혼자만 보지 마시고 줌인줌아웃에 자랑 좀 해주시죠!ㅎㅎ

  • 2. 뭐냥
    '25.6.13 5:38 PM (37.228.xxx.82)

    고양이의 호기심을 고양이를 죽인다라는 말이 있어요

    문 열어두고 했으면 관심도 안 갖고 누워있었을텐데
    문을 닫아둿으니 그 안에서 뭘 했울지가 궁금한거죠
    저희도 주택사는데 지하실 문닫아둘땐 잠깐만 열려도 튀어 들어가
    모르고 문 닫아서 몇번 갇힌적 있었는데
    요새 그냥 열어뒀더니 관심도 없어요

  • 3. 아이고배야
    '25.6.13 5:55 PM (125.178.xxx.170)

    진짜 한 번 사는 인생
    그리 살아야죠 ㅎ

  • 4. 그 자존감
    '25.6.13 5:59 PM (76.168.xxx.21)

    츄르 앞에서 무너집니다.ㅋ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6313 여자들은 시모시부상 회사나 친구들한테 안알린다고요? 22 2025/06/13 3,267
1726312 근데 60대 정치성향은 왜이리 달라졌나요? 13 ㅇㅇ 2025/06/13 2,376
1726311 광주광역시 북구우산동 현대아파트 상가떡집 4 광주고ᆢㅇ역.. 2025/06/13 1,249
1726310 마약300키로는 왜 들여온걸까요 25 ㄱㄴ 2025/06/13 5,067
1726309 국힘 망했네요 43 o o 2025/06/13 17,994
1726308 경기도 연천 농촌기본소득지역 찾아간 이재명. 3 0000 2025/06/13 1,001
1726307 아이의 통제력 키워주는 ? 4 음음 2025/06/13 849
1726306 나트랑 자유여행 난이도 상중하 7 ... 2025/06/13 1,434
1726305 공황장애인분들 신호? 어떻게 오나요? 6 오늘은 서글.. 2025/06/13 2,072
1726304 선크림 바르고 팩트 두드리면 알갱이가 얼굴에... 3 화장 2025/06/13 1,368
1726303 더쿠펌) 백해룡 마약사건 총정리 8 ... 2025/06/13 2,313
1726302 집안일 부질없어 이제 안하려구요 12 .... 2025/06/13 6,303
1726301 직장에서 버티기 15 장마 2025/06/13 2,746
1726300 [더쿠] 누구보다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에 진심인 이재명(스압) 9 ㅇㅇ 2025/06/13 1,204
1726299 자궁혹 2 프로방스 2025/06/13 760
1726298 이스라엘요. 다른나라 수도를 폭격하는건 무슨 자신감인가요 18 ㅇㅇ 2025/06/13 4,671
1726297 뱃살만 빠지면 좋겠어요 9 123 2025/06/13 3,060
1726296 김정난 유튜브 귀여운거같아요 4 .. 2025/06/13 2,215
1726295 생각보다 소화 안되는 음식 3 2025/06/13 3,146
1726294 이재명 정부 출범에 '18세 국민연금 자동가입' 청신호 1 ... 2025/06/13 1,511
1726293 자존감이 너무 높을거같았던 아이 중학생되니 너무 낮은데 어째야.. 3 자존감 2025/06/13 1,917
1726292 갑자기 오한이 드는데요. 무슨 증상인가요. 16 ... 2025/06/13 2,656
1726291 고등 충치치료 뭐로 해야하나요 6 고등 2025/06/13 679
1726290 성수동 카페거리 근황 8 ..... 2025/06/13 5,414
1726289 당근에서 가구 버려주는 비용요. 11 .. 2025/06/13 2,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