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상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인 우상호 조회수 : 2,332
작성일 : 2025-06-08 14:48:12

사실 우상호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런데 최고의 협상가라고 정평이 나있다하니

기대됩니다.

또하나 의외의 이력에(연대 국문과 출신이지만

정치인으로만 알고있던지라) 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에도 그 시대의 아픔이 담겨있는 듯 하네요.

 

 

 

너의 이름에 붉은 줄을 그으며
(오월문학상 당선작)

1.
잊을 수 없구나, 그

뒤척이던 잠자리 속에서
더듬거리며 내 손 잡아보던 네 손바닥의 축축함과
섬뜩하게 잠을 깨우던
네 심호흡 속의 짧은 떨림, 그 때
알아냈어야 했다, 네 속에서
무엇이 시작되고
무엇이 끝났는지를

풀어놓고 간 네 시계를 만지작거리다 나는
어금니에 힘을 준다, 아아
흰 종이 하나 펄럭거리며
어디로 날아갔느냐
새처럼 깨끗하던 작은 흰 종이

2.
그래도 살아남으면
무언가 해야할 일이 있을 거라고 믿었던
그 오월, 흩어지는 군중 속으로
손 흔들며 네 뛰어간 후
생각했다
조금씩 물러날수록 두려움은 커지고
한 걸음 나아갈수록 자신감이 생긴다던
그 웃음 띤 눈동자

3.
뜯지 않은 달력 몇 장 어둡게
펄럭거리고 있다, 일어나 불켜고 앉아
오랜 수첩을 뒤져
너의 이름을 꺼낸다
술 취해 받아쓸 때 고쳐주며 웃던 이름
네 끌려갈 때 두려워 속으로 부르던 이름
어디에 묻혀 있느냐 목메어 부르다 지치던
변함없는 그 이름 위에, 이제
붉은 줄을 긋는다

줄을 그으며
한번 더 힘주어 너를 부른다.

 

 

 

송충이
(윤동주문학상)

친구가 되고 싶어 다가갈 때도
소리를 지른다, 너는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없이
발을 쳐든다

짓이겨진 하반신으로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손쉽게 죽여버릴 수 있는 거라면
분하구나, 내게는
너희들이 흉칙하건만

나는 다만 앞으로 가고 있을 뿐인데도
너는 소리를 지른다, 나를 가리키면서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 없이
돌을 던진다, 그리하여
나는 안다
너희들 중에도
약하고 가진 것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모진 발 밑에 사정없이 짓이겨지는
그런 부류가 있을 것임을

손잡고 급히 떠나가는 너희들 뒷모습을 보며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IP : 221.140.xxx.5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6.8 2:49 PM (59.10.xxx.175)

    처절하네요... 가슴아프고

  • 2. 아아
    '25.6.8 3:15 PM (218.235.xxx.72)

    우상호 님 시, 가슴으로 눈물 뚝뚝

  • 3. 와 원글님
    '25.6.8 3:40 PM (116.41.xxx.141)

    감사하네요

    다들 저리 처절이 한시대를 성토하고 살아오다
    또 한순간 잘못으로 나락가기도하고 ㅜ

    우리가 예전 어른들 전두환떨거지세력 반민주세력이라 성토하는게 엇그제인데 우리또한 2.30대한테
    기득권이라 배척당하고 지네들은 갈곳없어 이준석 지지한다 소리도 듣고

  • 4. ...
    '25.6.8 3:50 PM (115.41.xxx.13)

    초치는 얘기지만 변절자들 있어서
    혹 이 자도 그런자가 아닌가 싶은 우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가 되지 않아야지
    우상호씨 제발 씹선비질 하지 마시기를
    이재명 대통령님이 심사숙고한 인사에
    똥 뿌리는 짓거리 절대 하지 말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5639 세금으로 집값 안잡는다는 말 도대체 왜 한거에요? 20 ... 2025/06/10 1,733
1725638 무증상 담낭절제술 하신분 계신가요 8 ..... 2025/06/10 710
1725637 지하철 앉은 사람중에 키큰 사람들 좀 똑바로 앉았음 좋겠어요 7 똑바로 2025/06/10 1,400
1725636 부동산 향후 추이 전문가의 글 보고 가세요 4 2025/06/10 1,512
1725635 아직 에어컨 없이 일해야 하는데 도움되는 팁 알려주실수 있을까요.. 5 ㅁㅁ 2025/06/10 656
1725634 밀크티 선생님들은 4 ㄱㄴㄷ 2025/06/10 895
1725633 그러고보니 저 삼성전자 플러스됐어요 2 ㅇㅇ 2025/06/10 1,427
1725632 윤돼지랑 똘마니들은 3년내내 문전정권탓하더니 1 대한민국 2025/06/10 629
1725631 오광수는 간이 부었네요 부동산을 차명관리했네요 8 ㅇㅇ 2025/06/10 2,556
1725630 역시 민주당 되니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네요 31 2025/06/10 3,413
1725629 무기자차 선스틱 추천하시는 거 있나요? 2 키요 2025/06/10 556
1725628 인스타에 뜨는광고: 쿠팡 손부업 해보신분 8 2025/06/10 685
1725627 국민이 주인이란 말은 이런 뜻이었구나 6 2025/06/10 857
1725626 서정욱 "尹은 무죄확신, 김 여사는 힘들어 해… 14 123 2025/06/10 3,309
1725625 최소한 이런 인식을 가진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어서 다행이다.. 3 .. 2025/06/10 585
1725624 레몽아롱의 지능이야기는 장난으로 지어낸것 3 ..... 2025/06/10 312
1725623 주식리딩사기2 4 주식 2025/06/10 1,020
1725622 보온도시락 어떤 제품이 좋은지 좀 알려주세요~ 12 보온도시락 2025/06/10 742
1725621 미국병원 8 MRI 2025/06/10 967
1725620 뷔랑 남준이 동반 입대했던건가요? 9 ... 2025/06/10 1,714
1725619 매일매일이 감탄의 눈물 6 이재명대통령.. 2025/06/10 1,444
1725618 꽈리고추찜 너무 맛있지 않나요 15 2025/06/10 2,208
1725617 블라인드 색상 선택 결정장애... 어떤색이 좋을까요? 2 ㅇㅇ 2025/06/10 436
1725616 이경규, 적극 해명에도…경찰 "처방약도 처벌 가능&qu.. 18 ㅇㅇㅇ 2025/06/10 5,093
1725615 공화국이라는 말은 북한같아 무서워요 25 헌법 2025/06/10 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