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상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인 우상호 조회수 : 2,346
작성일 : 2025-06-08 14:48:12

사실 우상호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런데 최고의 협상가라고 정평이 나있다하니

기대됩니다.

또하나 의외의 이력에(연대 국문과 출신이지만

정치인으로만 알고있던지라) 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에도 그 시대의 아픔이 담겨있는 듯 하네요.

 

 

 

너의 이름에 붉은 줄을 그으며
(오월문학상 당선작)

1.
잊을 수 없구나, 그

뒤척이던 잠자리 속에서
더듬거리며 내 손 잡아보던 네 손바닥의 축축함과
섬뜩하게 잠을 깨우던
네 심호흡 속의 짧은 떨림, 그 때
알아냈어야 했다, 네 속에서
무엇이 시작되고
무엇이 끝났는지를

풀어놓고 간 네 시계를 만지작거리다 나는
어금니에 힘을 준다, 아아
흰 종이 하나 펄럭거리며
어디로 날아갔느냐
새처럼 깨끗하던 작은 흰 종이

2.
그래도 살아남으면
무언가 해야할 일이 있을 거라고 믿었던
그 오월, 흩어지는 군중 속으로
손 흔들며 네 뛰어간 후
생각했다
조금씩 물러날수록 두려움은 커지고
한 걸음 나아갈수록 자신감이 생긴다던
그 웃음 띤 눈동자

3.
뜯지 않은 달력 몇 장 어둡게
펄럭거리고 있다, 일어나 불켜고 앉아
오랜 수첩을 뒤져
너의 이름을 꺼낸다
술 취해 받아쓸 때 고쳐주며 웃던 이름
네 끌려갈 때 두려워 속으로 부르던 이름
어디에 묻혀 있느냐 목메어 부르다 지치던
변함없는 그 이름 위에, 이제
붉은 줄을 긋는다

줄을 그으며
한번 더 힘주어 너를 부른다.

 

 

 

송충이
(윤동주문학상)

친구가 되고 싶어 다가갈 때도
소리를 지른다, 너는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없이
발을 쳐든다

짓이겨진 하반신으로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손쉽게 죽여버릴 수 있는 거라면
분하구나, 내게는
너희들이 흉칙하건만

나는 다만 앞으로 가고 있을 뿐인데도
너는 소리를 지른다, 나를 가리키면서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 없이
돌을 던진다, 그리하여
나는 안다
너희들 중에도
약하고 가진 것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모진 발 밑에 사정없이 짓이겨지는
그런 부류가 있을 것임을

손잡고 급히 떠나가는 너희들 뒷모습을 보며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IP : 221.140.xxx.5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6.8 2:49 PM (59.10.xxx.175)

    처절하네요... 가슴아프고

  • 2. 아아
    '25.6.8 3:15 PM (218.235.xxx.72)

    우상호 님 시, 가슴으로 눈물 뚝뚝

  • 3. 와 원글님
    '25.6.8 3:40 PM (116.41.xxx.141)

    감사하네요

    다들 저리 처절이 한시대를 성토하고 살아오다
    또 한순간 잘못으로 나락가기도하고 ㅜ

    우리가 예전 어른들 전두환떨거지세력 반민주세력이라 성토하는게 엇그제인데 우리또한 2.30대한테
    기득권이라 배척당하고 지네들은 갈곳없어 이준석 지지한다 소리도 듣고

  • 4. ...
    '25.6.8 3:50 PM (115.41.xxx.13)

    초치는 얘기지만 변절자들 있어서
    혹 이 자도 그런자가 아닌가 싶은 우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가 되지 않아야지
    우상호씨 제발 씹선비질 하지 마시기를
    이재명 대통령님이 심사숙고한 인사에
    똥 뿌리는 짓거리 절대 하지 말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4285 용산 개 고양이 비용이 다 세금. 10 ........ 2025/06/08 1,819
1724284 다 필요없고 민주당은 계엄 안하겠죠 19 Gjfhhf.. 2025/06/08 1,473
1724283 김혜경여사 "이런사람과는 포장마차를해도 먹고살겠다&qu.. 10 ........ 2025/06/08 5,537
1724282 대학원생 사수 때문에 괴롭힘 당하는 경우도 있을까요? 10 ... 2025/06/08 1,292
1724281 마네킨 이라는 미국영화 주인공 ?? 6 87년도 2025/06/08 1,568
1724280 4050대 민주당 지지자들은 노통이 뿌린 씨앗 아닌가요 47 0000 2025/06/08 3,343
1724279 전신마취 수술할 때 왜 속옷을 다 벗으라고 하는건가요 10 ... 2025/06/08 6,820
1724278 정말 국민 눈치는 1도 안보는군요 12 .. 2025/06/08 4,044
1724277 여름에 바다여행 1주 이상 갈거면 피부과 안가는게 낫겠죠? 4 .... 2025/06/08 807
1724276 갈비찜 할 때 6 갈비찜 2025/06/08 930
1724275 언론이 얼마나 개판이면 국민이 워치독 역할을 하고있음 3 꼴좋다 2025/06/08 1,197
1724274 하루만에 도착할수 있는 해외배송 택배 있나요? 3 질문 2025/06/08 516
1724273 빨래건조기 드뎌 8 ........ 2025/06/08 2,023
1724272 법무부장관 사표만 수리한 이유 대박이네요. 6 ... 2025/06/08 6,552
1724271 이재명 대통령님. 제발 초반에 기세좋을때... 54 ........ 2025/06/08 6,248
1724270 한미 대통령 브리핑룸 시설 비교.jpg 7 이게 다 세.. 2025/06/08 2,661
1724269 여름 상의 몇벌 있으세요? 6 .... 2025/06/08 2,355
1724268 중딩 전신마취 수술 전, 사전검사에서 금식해야하나요 2 ㅁㅁㅁ 2025/06/08 855
1724267 헤드보드에 led 등 있는 침대 쓰시는 분 5 .. 2025/06/08 654
1724266 대통령실 기자들 좋겠다 큰효도선물 받았네 16 실명제 2025/06/08 5,247
1724265 가짜 학위로 국민대 교수된 50대 여성, 실형 1년 선고 3 ........ 2025/06/08 3,278
1724264 토스랑 네이버도 미국으로 법인 옮기네요 21 ㅅㅈ 2025/06/08 4,476
1724263 리박스쿨 새로운 아이템 ㅡ나토 1 2025/06/08 618
1724262 일상)악취힘드신분들 정보공유해요. 9 오감예민 2025/06/08 2,304
1724261 법무부장관에 김용민 의원? 혹시 맞나요? 20 법무부장관 .. 2025/06/08 4,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