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정말 착하고 자상한 사람이었습니다. 늘 다정했고, 아이들이 무언가 실수해도 “다시 하면 돼”라며 부드럽게 말해주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제가 너무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도 없이 자라다 보니 마음에 여유가 없었고, 말도 대충하고 날카롭게 했던 것 같아요. 막말까진 아니더라도, 제가 툭툭 내뱉는 말투로 상처를 주었을 수도 있겠죠.
그런 제가 이제는 달라지고 싶어졌습니다. 변화하고 있어요. 예전엔 제가 날을 세우면 남편도 날카롭게 반응하고, 결국 서로 큰소리로 싸우고 냉랭하게 지내곤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제가 의식적으로 더 부드럽게, 웃으면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남편이 화를 낼 때도 저는 차분히 웃으며 넘기려 해요. 그 덕분에 예전 같으면 큰 싸움이 됐을 일도 이제는 잘 넘기고 있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픕니다. 예전의 다정했던 남편이 이제는 작은 일에도 화를 내고, 아이들에게도 날카로운 말투로 대할 때가 많거든요. 그 모습을 보면, 어쩌면 그가 저에게서 그런 말투를 배운 건 아닐까 싶어 미안해집니다. 내가 그렇게 변하게 만들었나 싶기도 하고요.
다정했던 남편이 이렇게 변한 것처럼, 날카로웠던 저도 다정한 사람으로 변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남편도 다시 예전처럼 돌아오지 않을까요?
마음을 먹지만 너무 힘이 드네요.
여행와서 초등 아이들이 축구장에서 놀다가 공을 두고 왔는데
저는 어머 공 하면서 가지러 가자 라고 했더니
남편이 그걸 왜 거기다 두고 왔냐고 소리를 지르는데
저게 그렇게 화낼 일인가 싶으면서 참...
정말 제가 저 사람을 이렇게 만든건지.
연애때 저런 성격이 숨기고 착한 척 했던건지 이젠 저도 모르겠어요
본인은 저때문이래요.
그래서 그런가하며 납작 엎드려 긴 여행을 보내고 있습니다
내가 가장 의지하는 82에 하소연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