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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동네 아이 대학 어디 갔냐고 집요하게 물었던 나, 진짜

과거의나밉다 조회수 : 4,332
작성일 : 2025-06-06 08:47:49

어디 쥐구멍이라도 지금이라도 숨고 싶어요.

저는 이제 둘째 아이까지 대학을 다 갔어요.

그런데 제가 직장 다니다가 전업이 되고 애들 잘 키워보겠다고 좀 공부 좀 한다는 동네 이사를 왔어요.

그것도 큰 애는 초등학교 2 학년 때 전학을 온 거에요.

제가 원래 사람 잘 못 사귀고 친구도 별로 없고 그런 성격인데 갑자기 새로운 동네 이사를 오고 직장 다니다가 전업이 되니까 모든 게 다 서툴잖아요.

그러니까 엄청 긴장이 되더라고요.

특히나 막 전학 온 큰 애가 너무 걱정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전학 온 첫날 아이가 하교후 한 명이 되게 잘해줬다고 하더라구요. 다음날도 그 친구가 계속해서 이것저것  도와줬다고 하고요.

말만 들어도 고맙더라고요. 그러다가 길에서 우연히 그 친구(a)와 그 친구의 엄마(b)를 만난 거예요.

그런데 b도 저한테 막 잘해줄려고 하는 거에요. 이 동네도 처음이고 전학도 처음이고 큰 애가. 처음인 걸 바로 알더라고요. 알고 보니 b 위에 세 살 위 언니(c)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비는 경험이 많은 거죠.

그날부터 b가 또 절 챙겨주더라고요.  그리고 종교가 같았는데 동네 종교 모임에도 절 데려가고 거기 엄마들하고도 친해지게 되었어요. 그렇게 몇 년을 친하게 지냈어요.

그렇게 세월이 지나서 큰아이가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제가 직장을 다니게 되었어요. 처음에 알바처럼 하려다가  풀타임을 근무했거든요. 근무 시간도 길어서 아침 8시 출근해서 저녁 7시 넘어서 퇴근하고.

그때 작은아이는 중학교 입학하고 완전히 제가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직장다니랴 애들 뒷바라지하랴.

그리고 야심차게 들어간 특목고에서 성적 안 나오니 더 괴롭더라고요.

그렇게 큰 애가 고등학교 2 학년때

급하게 동네 마트에서 장 보고 나오다가 딱 b를 만난 거예요.

너무 반갑더라구요. 근데 지금 생각하니까 그때도 b는 저를 그닥 반가워하진 않았던 거 같아요.

저는 그 집 애들도 생각나고 그래서 a와 c는 잘 있느냐? 

c는 어느 고등학교(집근처 일반고)를 다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a가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a는 대학생인가요? 물으니

와 벌써 a가 대학생이구나 싶고, 세 살 언니라고 우리 애도 챙겨주려고 했던 그 예쁘던 모습이 기억에 나서

와 a가 대학생이구나! 어디 다녀요? 라고 물었어요.

그런데 대답을 안 해주는 거예요.  얼굴 표정도 안 좋고요.

저는 진짜 순수하게 궁금해서 어디 다녀요? 또 한 번 물었거든요.

끝내 대답을 안 하고 어색하게 헤어졌어요.

저는 그때만 해도 왜 말을 안 해주지? 왜 기분이 안 좋지? 이랬거든요.

근데 제가 둘째까지 대학 보내고 나니까 그 심정을 알겠더라고요.

진짜 사람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였어요.

물론 저도 경험해보니까

진짜로 순수한 마음으로 애 축하해주기 위해서 물어본 사람/

정보 취합 차원에서 물어본 사람/  오로지 시기질투하기 위해서 물어본 사람 등

 다 구별이 가긴 하더라고요.

하지만 어찌 됐든 내 질문으로비b는 괴로워 했던 거고 저는 그 이유도 몰랐고 진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도 대입 치르고 나니까 대한민국은 자녀 입시 결과로 엄마의 행불행이 너무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도 참 문제 같아요.

 

 

 

 

IP : 223.38.xxx.205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5.6.6 8:49 AM (222.233.xxx.216)

    순수한 자기성찰 좋습니다

  • 2.
    '25.6.6 8:50 AM (39.7.xxx.206)

    대한민국은 자녀 입시 결과로 엄마의 행불행이 너무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도 참 문제 같아요.

    꼭 그런가요? 취준생 엄마예요.
    스카이 나와도 취업 보장 안돼요

  • 3. ..
    '25.6.6 8:51 AM (1.235.xxx.154)

    저도 어릴적에 그런 경험 있어요
    생각이 짧고 그랬던거죠
    돌아보면 부끄럽지만 어쩌겠어요
    같은 실수 하지 않고
    나한테 그러는 사람 너그러이 받아주고 그러면서
    사는거죠

  • 4. 순수
    '25.6.6 8:55 AM (175.123.xxx.226)

    순수하다고 하지만 어린 아이도 아니고 남의 집 자식 어느 대학인지 궁금한 마음의 저변엔 내 가치관의 기준이 있어요.정말 투명할 수가 없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어요. 타인의 사적인 영역을 존중해 주는 것이 성숙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 5. ....
    '25.6.6 8:59 AM (61.83.xxx.56)

    또래 엄마들끼리는 대입 치르고 관계가 다 정리되더라구요.
    서로 암묵적으로 묻지도 말고, 알아도 모르는척 해야 다시 볼수있는데 그게 안되면 인연이 딱 거기까지인거죠.
    더 지나고보면 긴 인생에 아무것도 아닌데..
    원글님은 지금이라도 자기성찰이 잘 되시니 다행이네요.

  • 6. …아고…
    '25.6.6 9:03 AM (119.202.xxx.149)

    아고…정말 이불킥이네요.
    대놓고 물어 보다니…
    입결은 당사자가 얘기할때까지는 연락하는거 아니고 만나도 물어 보는거 아니예요.
    고1 첫 중간고사 보고는 다 잠적…

  • 7. 적지않은나이에
    '25.6.6 9:04 AM (125.142.xxx.31)

    참 해맑으셨군요.
    대부분은 자식을 키우면서 인생이 내뜻대로 되지않는단걸 깨달으면서 겸손해지는거같더라구요.
    자아성찰, 자기객관화도 좋습니다.

    학창시절에 공부잘하는것은 재능이자 축복이지만
    그에 비례해서 성공하지만은 않더라고요.
    공부만 잘했던 빈틈투성이들도 많구요.
    금쪽이로 키우지만 않아도 평균이상입니다

  • 8. 헐님
    '25.6.6 9:04 AM (221.149.xxx.157)

    저도 취준생 엄마..
    원글님이 취준생 엄마가 되면 또다른 성찰을 하실 듯.. ㅋ

    전 요즘 새로운 성찰중
    자라는 동안 속상하게 한 적 없는 딸인데
    그것이 나를 오만한 엄마로 만들었구나 싶네요.

  • 9. 그런데
    '25.6.6 9:05 AM (223.38.xxx.162)

    그때 c가 어느 대학을 갔던 저는 무조건 축하해줬을 거예요.
    근데 그 엄마 얼굴 표정을 보면 내가 축하해 주면 그것도 상처를 줬을 것 같더라고요.
    내 딸인 c가 간 대학도 맘에 안들어 죽겠는데 동네 엄마는 해맑게 웃으면서 축하해요. 이러면 또 얼마나 미웠을까요.

    저도 이제 큰애가 스물다섯여섯 되어가니까.
    우리나라 저출산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지금 20대 후반 30대 초반 애들도 이렇게 징글징글한 대입 결과로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러니 본인들이 애 낳아서 키우고 싶을까요.

  • 10. ..
    '25.6.6 9:06 AM (106.101.xxx.201)

    그당시 큰애가 고등학생이었으면 그정도는 아셨을텐데..둘째는 잘 못갔나봐요. 모든게 내 기준이네요.

  • 11. 점둘님
    '25.6.6 9:07 AM (223.38.xxx.162)

    그당시 큰애가 고등학생이었으면 그정도는 아셨을텐데..둘째는 잘 못갔나봐요. 모든게 내 기준이네요.

    님 마음에서 시기질투가 느껴집니다.

  • 12. 저도
    '25.6.6 9:12 AM (223.38.xxx.253)

    몇 년 전에 그 동네에서 이사 나오고 이제 완전히 멀어졌지만 그래도 c가 혹시 결혼이라도 하게 되면 꼭 연락 줬으면 좋겠어요. 가서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축의금도 주고 덕담도 해주고 오고 싶어요.

  • 13. 내 호기심면
    '25.6.6 9:12 AM (121.162.xxx.234)

    순수한 건지.
    애가 고2. 님도어린 나이가 아니건만 ㅜ

  • 14. 아이고
    '25.6.6 9:12 AM (58.29.xxx.247)

    첨부터 호의적인분이고 같이 다니셨으면 악의가 없다는건 분명 아셨을거에요
    본인의 마음이 편치않고 하....입시 겪지않아서 모르는구나 싶으면서도 해맑은 무례를 감당하고 싶지 않을뿐
    다들 이렇게 배우는거 아니겠어요ㅎㅎ

  • 15. ...
    '25.6.6 9:14 AM (211.109.xxx.157) - 삭제된댓글

    b가 속은 상해도 그정도는 이해해줬을 거예요
    그런 일은 다반사이기도 하구요
    회사 사무실 입구에서 큰 소리로 그래서 애는 서울대의대갔어?라고 물어보는 무개념도 있었어요

  • 16. ㅇㅇ
    '25.6.6 9:16 AM (211.109.xxx.157)

    b가 속은 상해도 그정도는 이해해줬을 거예요
    그런 일은 다반사이기도 하구요
    애 중학생때 공부 잘한다는 건 아는 상태에서 몇년 뒤 회사에서 큰 소리로 그래서 애는 서울대의대갔어?라고 물어보는 무개념도 있었어요

  • 17. ㅇㅇ
    '25.6.6 9:33 AM (112.172.xxx.75) - 삭제된댓글

    꼭 겪어봐야 아나~~~참 해맑다고해야하나
    또 비슷한일 하실듯요
    ㅇ하고싶다ㅜㅜ

  • 18. 그냥
    '25.6.6 9:45 AM (223.39.xxx.78)

    나도 하고 남도 하는 실수.
    친척끼리는 또 대놓고 묻잖아요?
    말 안해주면 물어보고.

  • 19. 윗님
    '25.6.6 9:55 AM (223.38.xxx.121)

    맞아요. 저는 c를 제 조카처럼 생각했던 것 같아요. 조카소식 묻듯 그냥 물어본 거 같아요.
    조카가 노력한 것 보다 더 잘 가면 같이 기쁘고 노력한 것보다 더 못 가면 같이 속상하고, 하지만 조카가 간 대학은 어디든 다 좋은곳이야 라고 덕담해주고 그렇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물어봤는데 에고 결국 제가 그날 아주 해맑게 b를 괴롭게 한 거죠.

  • 20. 어휴
    '25.6.6 9:58 AM (110.70.xxx.131)

    둘째 못갔다고 꼽주는 글도 그렇지만 원글님은 거기다가 시기질투

    이민해서 아웅다웅 그런 꼴 안봐서 제일 좋아요.

  • 21. 어우…
    '25.6.6 10:14 AM (223.39.xxx.245)

    친조카고 외조카고도 그런거 물어 보는거 아니예요.

  • 22. ..
    '25.6.6 10:17 AM (182.220.xxx.5)

    집요하신 것도 아니고 일상적인 대화 하신거죠.
    그 때는 이 대화가 상대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다는 걸 몰랐을 뿐.

  • 23. 진짜
    '25.6.6 10:19 AM (110.70.xxx.131) - 삭제된댓글

    집요한 거 맞죠. 은근히 물어봐야죠

  • 24. 진짜
    '25.6.6 10:20 AM (110.70.xxx.131)

    두번 물었으면 집요한 거 맞죠. 은근히 물어봐야죠

  • 25. ...
    '25.6.6 10:51 AM (39.125.xxx.94)

    애가 고2 씩이나 됐는데 어떻게 그걸 모를 수가 있죠?
    본인 아이도 특목 가서 성적 안 나왔다면서..

    그 분 자녀가 결혼한다고 연락줄 리도 없는데
    그래도 궁금하면 먼저 연락해 보세요
    연 끊을 정도의 큰 실수는 아니니.

  • 26. 그냥
    '25.6.6 10:59 AM (223.39.xxx.79)

    그때 일이 이해가 되는거고 듣는 입장에서는 말하고 싶지 않았겠지만 대단한 의미 둘 필요도 없는 일이예요

  • 27. ...
    '25.6.6 11:39 AM (112.152.xxx.61)

    저는 진짜 82 오래 하면서 이런건 하면 안되는구나 배운게 많아요
    아마 82 안했으면 저도 실수 엄청 많이 하고 살았을듯요

  • 28. 와…
    '25.6.6 6:10 PM (119.202.xxx.149)

    어지간히 눈치박치네요.
    둘째까지 보내고 나니 그제야 알았다니…
    본인 애는 특목갔고 그집 애는 일반고 갔으면 그집 아이가 전략적으로 일반고 갔어도 그집 입장에서는 자존심 상힐수도 있었을거고 게다가 왕래도 없던 사람이 길에서 애 대학 어디갔냐고…황당+당황…
    평소에도 눈치 많이 없으신가요?
    초등은 그렇다치고 중등엄마들도 그런거 안 물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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