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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나이 50인데 17살의 제가 너무 불쌍해요

33년전의 어린소녀 조회수 : 5,714
작성일 : 2025-06-05 23:36:47

사는게 바쁘고 분주해서

매일의 삶이 늘 버거워서

과거까지 챙기지 못하고 살아왔어요

눈뜨면 또 하루하루 살아내느라 말이죠

지금도 쉽지 않은 삶이긴한데

이번에 소년공 출신 대통령 과거 살아온 이야기를 유튜브에서 자꾸 보다보니(알고리즘 때문에 원치 않아도 한번 우연히 봐도 관련동영상이 자꾸 떠서요)

40년 전의 내가

30년 전의 제가

자꾸 생각이 나면서 불쌍해서 눈물이 나네요

이런 신파찍기 싫은데

또 누구의 삶이든 어디 쉬운삶이 있겠어요

그냥 넋두리로 들어주세요

여기에 얘기하면 제 불쌍했던 17 소녀를 잘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17살 저는 허름한 3층 빌라 꼭대기에 살면서 여기서 떨어지면 죽지않고 불구가 되겠다 싶어  버스로 2정거장  15층 아파트 계단을 한층한층 걸어올라갔어요

매일 떨어질까 말까 몇시간을 고민하다 다시 내려오고 그랬어요

매일 원수처럼 싸우던 부모님

늘 발바닥에 밟히던 소주병파편 혹은 소주잔 파편들

엄마의 비명

눈물

동네사람들 수군거림

17살 자라는 내내 그리 살았는데

17살 여름에 엄마가 집을 나갔어요

외려 그때부터 살아야겠다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6시에 일어나 내도시락 2개, 동생 도시락 한개 싸고 미친듯이 뛰어서 버스타고 등교하고 야자하고

한달에 한번 독서실비 5만원 타내려고 아빠한테 빌다가 울다가 미친듯이 악다구니 쳐서 겨우 받아낸 그돈으로 악착같이 새벽 2시까지 공부하고 다시 6시에 일어나고 했어요

도시락 반찬은 늘 큰 사각형 벽돌햄 자른거 구워서 케챱뿌린거

너무 챙피해서 혼자 먹었어요

그나마도 조금이라도 늦잠자서 도시락 못싸면 저도 동생도 하루종일 쫄쫄 굶었어요

(신체적 정서적으로 늘 배고팠던 그때 영향으로 지금도 음식을 보면 절제를 못하고 미친듯이 먹는거 같아요)

나랑은 다른 고민들을 얘기하는 아이들과 도저히 섞일수가 없어서 친구도 없었고요

대학을 꼭가야지 했어요

그래야 벗어난다 

오직 그생각으로 버텄어요

저의 여고시절은 오직 대학가야겠다는 일념으로 매달 아빠와 싸우고 투쟁해서 얻은 독서실비 5만원과 벽돌햄과 케찹, 미치게 졸렸던거, 늘 배고팠던거 밖에 생각이 안나요

그때로 타임머신 타고 돌아가  그 아이를 볼수만 있다면  꼭 안아주고 싶어요

얘야 너 참 힘들지

배고프지

피곤하지

독한것

그래도 죽지않고 잘 버텼다

잘했다

잘했어

 

그냥 끄적여 봤습니다

 

 

 

 

 

 

 

 

 

IP : 14.36.xxx.173
3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
    '25.6.5 11:41 PM (114.203.xxx.133)

    저도 살포시 안아드려요

    정말 잘 해오셨군요 존경스러워요
    그 상황에 동생 도시락까지 준비하다니..
    뭘 해도 잘 되실 분입니다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 2. ㅇㅇ
    '25.6.5 11:42 PM (175.114.xxx.36)

    아이고 ...고생하셨어요. 대견하고 잘 살고 계시리라 믿어요. 스스로를 많이 아껴주세요.

  • 3. 토닥토닥
    '25.6.5 11:42 PM (116.14.xxx.155)

    어린 나이에 애쓰셨어요.
    어리지만 지혜롭게 또 처절하게 그 시간 버티고 또 잘 지나오셨어요.

  • 4.
    '25.6.5 11:42 PM (180.69.xxx.79)

    원글님 눈물 나잖아요. 힘든 시기 잘 지나오셨어요. 힘들수록 얻는것도 많더라구요. 앞으로도 쭉 행복하세요

  • 5. **
    '25.6.5 11:43 PM (61.77.xxx.65)

    정말 어린소녀가 기특하고
    안쓰러워
    저도 꼭 안아주고 싶습니다
    건강하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 6. ㅡᆢㅡ
    '25.6.5 11:44 PM (121.161.xxx.48)

    토닥토닥~~ :)
    예쁜 아가야! 얼마나 고생이 많았니!
    너는 너무나 훌륭히 자랐구나♡~~

  • 7. .,.,...
    '25.6.5 11:44 PM (59.10.xxx.175)

    눈물나네요 울었어요 원글님....

  • 8. ..
    '25.6.5 11:44 PM (103.85.xxx.176) - 삭제된댓글

    저도 이대통령 어린 시절 얘기 들으면 제 어린시절이 떠올라요.
    이대통령처럼 극복해내지 못해서 더 슬픈데
    저는 어쩌면 더 힘든 환경이었다고 ( 엄마도 형제도 원래 없고 때리는 아빠만 있었거든요)
    항변하고 싶어요.
    죽지 않고 살아남은것만으로도 잘 한거라고 얘기하고 싶어요.ㅜㅜ

  • 9. 초콜렛
    '25.6.5 11:45 PM (14.52.xxx.224)

    이젠 편히 쉬어요
    고생 많았어요

  • 10. 103님도
    '25.6.5 11:46 PM (114.203.xxx.133) - 삭제된댓글

    훌륭하세요
    때리는 아빠라니.. 제가 가서 그 아빠 막 때려주고 싶네요
    이제는 자유롭게 그리고 소박한 행복을 찾으면서 잘 지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원글님과 103님의 마음의 평안을 위해 오늘 묵주 바칠게요

  • 11. 103님도
    '25.6.5 11:47 PM (114.203.xxx.133)

    훌륭하세요
    때리는 아빠라니.. 제가 가서 그 아빠 막 때려주고 싶네요
    이제는 자유롭게 그리고 소박한 행복을 찾으면서 잘 지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원글님과 103님, 그리고 같은 처지에 있었을 분들의 마음의 평안을 위해 오늘 묵주 기도 바칠게요

  • 12. 맛있는
    '25.6.5 11:51 PM (219.248.xxx.133)

    호텔뷔페 먹으러가고싶어요.
    찬찬히 먹고 다양한 맛을 음미하며
    마주앉은 17세 아이의 이야기를 가만가만
    들어주고 싶어요.
    잘살아왔다고 손 잡아주고 싶어요.
    장하십니다.
    스스로를 많이 아껴주시길.
    스스로 토닥토닥 해주시길..
    안아드리고 갑니다.

  • 13. ...
    '25.6.5 11:53 PM (221.146.xxx.51)

    꼬옥 안아드리고싶어요. 정말 잘 살아냈어요. 참 귀한 분이십니다. 글도 감사해요.

  • 14. 저와..
    '25.6.5 11:59 PM (14.48.xxx.223)

    크게 다르지 않은 지옥같은 삶의 터널을 지나 오늘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원글님.
    애쓰셨어요..
    앞으로 남은 우리의 시간 행복하게 소중하게 보내요^^

  • 15. 제가
    '25.6.6 12:00 AM (1.237.xxx.216)

    꼭 안아드릴게요. 잘 살았어요. 너무 멋있어요.
    저도 부모가 매일 빚때문에 고생한거 보면서
    여고 보냈어요. 중고등 대학 가난으로 점철된
    시간들의 얼룩은 평생 지워지지 않더군요.
    가난 뿐 아니라 부모의 불화와 엄마의 부재까지…
    고생했어요. 삶은 다 각자꺼니까….

  • 16. 17세 어린 소녀가
    '25.6.6 12:03 AM (112.184.xxx.188)

    너무나 잘 버티어냈네요. 저라면 그리 못했을 것 같아요. 대단하세요! 이제부터라도 평온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게 되시기를 빕니다.

  • 17. ..
    '25.6.6 12:03 AM (219.248.xxx.37)

    저도 갱년기 되니 어린시절 제가 너무 불쌍해요.
    소설로 쓰면 신파,막장이라고 욕 먹을 사연들을
    세상 그 누구에게도 말한적이 없어서
    죽기전에 딱 한명에게는 얘기하고 싶네요

  • 18. .........
    '25.6.6 12:21 AM (210.95.xxx.227)

    17살이면 정말 애기인데 똑똑하고 야무진 아이였네요.
    많이 힘들고 아팠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아낸 기특하고 기특한 대단한 사람이라고 칭찬해주고 싶어요.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생존자들에게 평안함이 있기를 바랍니다.

  • 19. 저 50살
    '25.6.6 12:34 AM (210.106.xxx.136)

    용띠신가요? 친구네요
    고생많으셨어요 애쓰셨어요 꼬옥 손잡아드리고 싶네요
    잘살아오셨네요 잘버티셨고.... 잘하셨어요 죽지않고 이악물고 잘 살아내셨습니다 근데 이말하며 제가 눈물이 나네요

  • 20. ㅁㅁ
    '25.6.6 12:38 AM (59.13.xxx.139)

    기특하고 대견해요
    어찌 그 어린 나이에 그런 의지를 가지고 해냈는지..

    원글님께 괴로운 시간이었지만 분명 그 극한의 힘듦을 견디면서 얻어진 것들이 큰 자산이 되었을거에요

    그 힘든 걸 해낸 사람이라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고,
    내가 못할 게 뭐가 있을쏘냐 자신있게 뭐든 해내실.수.있을 거에요

  • 21. 저도
    '25.6.6 12:42 AM (220.84.xxx.8)

    16살에 공장들어가서 1년 일하고 야간고입학해서
    3년 더 일한다음 사무직일하다 대기업 고졸입사해서
    야간대학다니고 오래일하다 퇴사했네요.
    근데 저는 어린시절 결핍과 인정욕구가 심해서
    남편도 좀 많이 부족한사람 골라 맘고생하고 친정에
    호구처럼 다 퍼주고 지금 생각해보면 재정신이 아니었는데
    그땐 정신적문제가 있었는지 그리살아 사는게 편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자식복은 있는지 아이들이 착하고
    열심히 삽니다. 지금도 여러모로 고단함이 있지만
    그냥 저냥 살고 갱년기되니 우울이심해 항우울약
    먹으니 확실히 좀 나아요. 어제만해도 바닥치고 있었거든요
    뭐가뭔지도 모르고 부모에게 도움되고자 공장갔을
    16살 나를 아껴주고싶네요.

  • 22. 저도
    '25.6.6 12:48 AM (24.98.xxx.191)

    꼭 안아드리고 싶네요.
    지금은 평안하시길..

  • 23. ...
    '25.6.6 12:54 AM (211.234.xxx.44)

    외롭게 싸우던 그 때의 원글님 꼭 안아주고싶어요.
    어렸지만 절대 나약하지 않았고 강인하게 이겨낸 원글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 24. . .
    '25.6.6 1:25 AM (112.148.xxx.142)

    잘 하셨어요
    꺽이지 않고 힘든 시절 이겨내신 거 대견하세요
    그 어린 나이에 나쁜 길로 빠졌을 법도 한데
    그 소녀는 강직하고 올곧은 성품을 지녔군요
    지금은 행복하고 평안하시고 바랍니다

  • 25. 50대
    '25.6.6 1:27 AM (14.44.xxx.94) - 삭제된댓글

    그 시절 살아내느라 고생 많았다
    그 비참함 두려움 서러움 ㆍ
    지난 세월 그 어떤 순간도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또 다른 불쌍한
    중생이 위로를 보내며ㆍ

  • 26. ...
    '25.6.6 1:44 AM (122.150.xxx.156)

    그 시절을 지나 여기까지 오신 위대한 원글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글 감사합니다.

  • 27. 위로.
    '25.6.6 3:10 AM (174.112.xxx.2)

    버티느라 애썼던 원글님, 꼭 안아드립니다.
    그 누구보다 씩씩했던 원글님, 정말 잘 살아오셨어요.

  • 28.
    '25.6.6 5:53 AM (222.154.xxx.194)

    어려운 환경속에서 잘 이겨내셨네요, 이럴땐 성격도 한몫하지요, 님이 삐딱한 마음가졌었다면
    비행청소년 되어서 힘든삶을 살았을지도, 그래도 공부해야겠다는 마음가졌었으니 그때의 나를
    칭찬하시면서 대견해하세요...

    저도 청소년을 힘들게 보냈었지만 소심하고 주변시선 두려워하는 마음때문에 삐딱한마음은
    가지지않았는데 돌아보니 이런소심한성격도 득이될때도 있단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부모님세대의 청소년기 이야기들어보면 명함도 못내밀겠더군요 우리부모님들은 정말
    어려운일 많이겪은세대더라고요~

  • 29.
    '25.6.6 7:49 AM (58.140.xxx.20)

    잘 커줘서 고마워요.
    저도 부모님이 맨날 싸워서 어느날은 이혼한다고 외할머니랑 다들 오셨었는데 그날 희망에 부풀었었어요
    날 고아원으로 보내줬으면 하고...ㅠ

  • 30. 토닥토닥
    '25.6.6 7:50 AM (218.48.xxx.143)

    훌륭하십니다.
    인생의 3대 불행은 소년등과,중년상처, 노년궁핍이랍니다.
    어린시절 고생은 했지만 그 모든 경험을 내 인생의 튼튼한 반석으로 만드셨네요.
    스스로 대견하고 자랑스럽게 느끼시길 바랍니다.

  • 31. 50후반
    '25.6.6 9:26 AM (211.235.xxx.80)

    저도 막연히 어린시절 추억이 별로없다했는데~세상에 엄마도없이 새벽에 일어나 도시락싸고 그환경에서도 공부해서 대학갈생각도 하시고~~야무지시네요
    저도 고졸 공기업입사하고 조금씩 환경이 업그레이드됐네요~이제 큰애도 대기업입사해 한시름놨어요

  • 32. 화이팅
    '25.6.6 9:59 AM (1.225.xxx.212)

    청소년기 고생하셨네요.
    불행했던 과거 깨끗이 잊고 앞으론 행복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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