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의 결과에 아쉬움을 표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승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저들은 불과 0.73% 이겼어도 환호했습니다. 역대 최다 득표로 이겼으면 즐길 줄도 알아야지요.
제 15대 대통령 선거가 1997년 12월 18일에 실시되었습니다.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40.27%를 얻었어요. 38.74%를 득표했던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 단 1.53% 390,557표 차이로 당선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최초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었는데요. 김영삼 정부가 가져온 IMF 사태로 전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하버드 대학에 방문교수로 있었기 때문에 직격탄을 맞았지요.
김영삼 정부의 실정으로 초래된 IMF 위기라는, 여당이 절대 불리한 선거였습니다. 더구나 이인제가 탈당해서 국민신당을 만들고, 이회창과 대립하던 김영삼계가 합류해서 무려 20.47%나 가져갔어요.
한편 김대중 후보는 자민련의 김종필과 민정계의 수장 박태준과 연합까지 했습니다. 보수와의 연합과 여당 분열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근소한 차이로 김대중 대통령이 기적적으로 탄생한 것이었습니다.
대선 4수생이었던 김대중 후보는 "행복한 가정, 안정된 사회, 강력한 국가!"라는, 보수정당같은 선거구호를 내세웠어요. 선거광고로 [DJ와 춤을]이 획기적이었는데, 젊은 시절의 노무현과 추미애도 등장합니다.
내란사태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분개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사실 내란보다 IMF가 더 많은 국민들의 삶을 파괴했음에도 저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 시절을 지나왔습니다. 그냥 좀 즐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