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 아줌마가 쫌... 그러네요.
제가 이 집 십년도 넘게 사는데, 앞집 이사오고 처음에 보고 위아래를 훑는것이 영 기분이 좀 그렇더만...
제가 원래 돌아다니는 성격도 아니고 앞집이라도 자주 마주칠 일이 없어서 그러려니 하고 사는데요.
지난 2월에 애들이랑 모두 가족 여행을 갔었거든요.
저녁 비행기라 점심 먹고 오후 두세시 경에 모두 각자 트렁크 하나씩 들고 엘리베이터 탔다가 마주쳤어요.
어디 가시나봐요~하길래, 네~ 그냥 그러고 말았는데,
3월경에 집에 가구 좀 바꾼다고 기사님이 오신날, 현관문을 열고 집 앞이 좀 어수선했겠죠?
마침 앞집 아줌마가 어디 가는지 나왔다가 뭔일인가 하고 우리집 안을 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마루에 있는체로 눈이 딱 마주쳤는지라, 아이고~ 죄송해요~ 오늘 가구 배달 와서 좀 어수선해요..ㅎㅎ 이랬는데,
거기다대고, 아 그러시구나.. 난 지난번에 모두 가방 들고 어디 가시길래 집에 뭔일 있어서 야반도주라도 한줄 알았어요! 호호~이러네요.
그때는 나도 정신이 없을때라 어머 무슨 소리세요, 호호~ 하고 농담으로 받아넘기고 나서,
가구 배달 기사님이 가시고 나서 제정신 나고 나니 갑자기 기분이 확 나쁘잖아요! 아니, 무슨 저런 경우없는 소리가 다 있나요. 살다살다 참 나..
한동안 기분 나쁘다가 시간 지나 이제 잊어버렸나 했는데..
요새 재활용 쓰레기 버릴때마다 큰애가 도와줘요. 무거운거 척척 들고 날라주거든요.
재활용 버리는 요일이 정해져 있어서 쓰레기 버리다가 그 집 남편도 몇번 보고 그 집 문제의 아줌마도 봤는데,
오늘은 투표한다고 일찍 나가다가 마주쳐서 하필 투표소 앞에 같이 줄을 섰잖아요?
그랬는데, 저더러 그 집 큰 아들은 요즘 하는 일이 없이 집에만 있냐네요. 매번 쓰레기 버리는 날마다 마주친다고.
내 참 어이가 없어서.
보통은 젊은 애가 재활용 쓰레기 버린다고 엄마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 젊은 애가 참 착하네요, 매번 재활용 버리는걸 도와주는것 보니.. 이렇게 말이 나오지 않나요? 하는 일 없이 집에만 있냐니.. 별...
우리 아들 백순줄 알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