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새끼들 사는 곳 - 줌인줌아웃에 올렸었어요.
만관부 ^^
지난주는 정말 힘들었어요.
저는 평일 4일을 시골에서 보내고
금요일에 도시의 아파트로 돌아가는데요.
지난주 내내 잠을 제대로 못자서
금요일 부터 어제 월요일까지 (연휴라서 어제까지 아파트 집에 있었어요)
낮이고 밤이고 잠을 끊임없이 잤어요.
원래 시골에서 푹 쉬다가
도시에 가면 잘 못자는 편인데
이번엔 거꾸로 된거에요.
새새끼가 얼마나 나를 괴롭혔는지
아침의 울음소리도 우렁차지고
밤이면 사그락사그락 싸돌아댕기는 청소년이 된 새새끼 이야기까지
남편에게 주말 내내 투덜거렸어요.
선거날 함께 시골집에 올 예정이어서
너도 당해봐라
내가 얼마나 새벽마다 고생하는지!! 라고 어제 밤에 데려왔는데
조용한 천장이 불안하더니
오늘 아침에 새새끼들이 울지 않더라구요.
한여름 밤의 꿈도 아니고
봄의 꿈이었는지
증인도 증거도 없이
새새끼들은 나에게 다크서클만 남기고 떠나갔네요.
새들이 집을 지은 곳은
지붕과 천장사이에 있는 관속으로 들어와서 그 안에 집을 지은거라서
밖에서는 전혀보이지 않습니다.
이 관은 관습처럼 만드는 숨구멍인데
요즘 집짓는 기술로는 필요하지 않은건데 그냥 만들어놓은 곳입니다.
왼쪽 구멍엔 말벌이 집을 지어서 119에서 구멍을 막았는데
오늘은 오른쪽 구멍을 막아야 하는 날입니다.
왼쪽 구멍이 있는 천장엔 약을 뿌리고 막아버려서
말벌 시체가 가득인것으로 예상됩니다.
119가 출동했던 날에는 천장에서는 밤새 라면끓이는 소리가 났었어요.
오른쪽 구멍은 이제 청소년 새들이 남깃 깃털과
어미새가 물어다 놓은 알수 없는 새집 재료들이 남아있겠네요.
새새끼들때문에 최고로 힘든 지난 한주를 보냈는데
살짝 서운한게 사실이네요.
그래도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오늘 구멍을 막아버릴껍니다.
TMI로 남겨보자면
다른 난관이 남아있기는 합니다.
우리집에는 사다리가 없고
앞집 할아버지가
사다리가 있어요,
지난 가을에 감나무 가지를 다듬을때 쓰시던 아주 큰 사다리를 봤거든요.
근데 그 분이 귀가 잘 안들리세요.
담넘어 바로에서 "안녕하세요."해도 다쳐보지도 않드실 정도로 안 좋아요.
엊그제 지붕이 파란 페인트 칠을 하는 업자들이 왔는데
뿌리는 페인트라 우리집까지 냄새가 심하더라구요.
마당 잔디 깍기를 언제 할지 생각하려고
언제 끝나냐고 할아버지 에게 직접 가서 얼굴 보고 여쭤봤는데
27만원이라는 답을 들었어요. ㅜㅜ
어떻게 사다리를 빌려가겠다고 얘기할수 있을지
그래도 진심은 통하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