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침 드라마 한편 정도는 30분 만에도 쓸만큼 기괴하지만 흔한 소재들을 많이 보고 들었잖아요.
가난하지만 착하고 성실하게 살던 동창이 있어요. 얘가 학벌 좋고 부자인 남자랑 결혼 하더니 대화의 80%는 지 남편 이야기와 자기 자랑이에요. 또 세입자들과 도우미가 짜증난다느니, 게으르고 멍청해서 가난하게 산다느니 하는 말을 막 하고 다니고요. 그런데 알고보니 그 남편은 사기 전과 여러 개에 또 투자사기를 치고 다니고 있더라고요. 걔랑 친했던 애들은 거의 손절했어요.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 친구가 걔랑 친했던 저에게 '걔는 왜 그렇게 변했다니?' 하며 묻길래 '워낙 없이 살다가 사모님되니 너무 좋아서 뇌까지 남편한테 의탁했나봐'라고 대답했어요.
사실 저는 크게 어렵지 않은 집에서 자랐고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졸업했어요. 제 남편도 저랑 비슷하고요.
제 대답을 듣고 불편해진 친구들이 있는 모양이에요. 대접만 받고 살아온 제가 가난혐오, 여성혐오 했대요.
사실 여럿이 있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할 말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